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7호에 실린 글
포진지의 잠자리야
김 무 림
나의 포진지 나의 포신우에
앉을듯말듯 정겨운 잠자리야
―잠자리 꽁꽁… 잠자리 꽁꽁…
손끝에 붙으라던
그 시절로 날 부르자 네 왔느냐
네 날개에 어려오누나
물결우에 스칠듯 날으는 널 쫓아
철없이 내 헤매던 고향의 버들방천이
우리 기발 그려붙인 하얀 연 날리며
지는해 바래우던 정든 그 언덕이
네 날개에 어려오누나
소학교시절 선생님과 함께 심은
모교의 황철나무 설레임소리가
내 초소로 떠나던 날
동구밖까지 따라서며 흔들던
누이동생의 하늘빛수건이
아아, 어려오누나
동산천기슭의 잔디밭에서 책 읽을 때
내 어깨우에 내려앉던 네 정겨운 날음소리가
등산길에 너를 쫓아 달리다
넘어지며 가시에도 찔렸던 석박산등성이가
내 고향마을의 꽃나무잎새처럼
나의 포신우에 조용히
정답게 내려붙는 잠자리야
너의 날개에서
내 나서 처음 두팔 벌려 안아본
고향의 하늘을 본다
조국의 푸른 하늘을 잘 지켜달라는
어머니의 소원을 안는다
고향의 당부를 새긴다
어서 앉거라 잠자리야
어린 날엔 너를 잡으려
내 손끝에 세워 불렀다만
오늘은 네 날으는 하늘마저 소중해
고사포신을 우뚝 세웠거니
마음놓고 앉아라 잠자리야
나의 포신에는 네가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