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7호에 실린 글
수 필
보 물 고
곽 성 호
세상에는 그 유구함과 신비함, 진귀함에 있어서 더없는 보물고라 자랑하는 대상들이 적지 않다.
로씨야의 에르미따쥬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궁전, 중국의 고궁…
커다란 인류사적가치를 가지는 그 보물고들마다에는 매개 나라 민족의 우수한 력사와 전통, 재능이 력력히 비낀 문화유산들이 꽉 들어차 오늘도 참관자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있다.
문화유산의 가치와 그 풍부성은 나라와 민족의 력사를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다. 하다면 오랜 력사와 찬란한 문화가 곧 이름난 보물고를 가질수 있게 하는 근본요인으로 될수 있었던가?
얼마전 내가 국제친선전람관을 찾았을 때였다.
세계인민들이 각별한 지성을 기울여 보내여온 수예품들, 조각품들, 금은보석세공품들을 비롯하여 전람관에 진렬정리되여있는 선물들을 깊은 감흥속에 돌아보며 나는 시종 경탄을 금할수 없었다.
정말 동화속의 보물고에 들어선듯 한 심정이였다. 그래서 참관자들은 여기에 오면 세계속의 조선이 아니라 조선속의 세계를 보게 된다고 한결같이 격찬하는게 아닌가.
《정말 놀라워. 보는것마다 진귀한 보물들이야!》하는 나직한 부르짖음이 어디선가 또다시 귀전에 들려왔다. 벌써 몇번째로 들려오는데 주의가 미친 나는 그쪽으로 돌아보았다.
검은 오리 하나 없는 은발의 머리와 은테안경이 유표한 70대의 로인이였다.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무수한 잔주름살에 서리서리 엉킨듯 한 그 로인의 모습을 더듬어보건대 아마도 해외에서 온 동포같았다. 그러고보니 확실히 그 로인의 행동은 유별난데가 있었다.
강사의 설명이 믿어지지 않은듯 선물의 유래에 대하여 지꿏게 캐묻는가 하면 확대경을 들고 가치를 따져보듯 찬찬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또 얼이 나간듯 한자리에 멍해있다가 재촉을 받고서야 황황히 다음진렬대로 다가서기도 했다.
우리가 어느 한 해외인사가 경애하는 장군님께 삼가 올렸다는 장군옥바위에 이르렀을 때였다.
아름다운 해발, 부드러운 감촉, 시원한 느낌까지 은은히 발산하는 무게가 근 10t에 달한다는 옥바위, 80만년나마 자연속에 속절없이 묻혀있다가 위인의 곁에 있어야 더 빛이 나고 사랑도 받을수 있다는 해외인사의 흠모의 마음에 떠받들려 여기 전람관에 새로 자리를 정하였다는 장군옥바위였다.
뜨거운 사연을 들으며 모두 격정을 금치 못하는데 놀라움에 찬 목소리가 숭엄한 정적을 깨뜨렸다.
《10t에 80만년이란 말이지… 아―》
역시 그 로인이였다. 어찌나 격동되였는지 자기행동이 참관분위기를 흐려놓고있다는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지나친 흥분으로 로인은 가슴을 움켜잡으며 비칠거리기까지 했다.
가까이에 있던 내가 그를 부축하였다. 좀 쉬였다가 마저 돌아보자고 하는데도 로인은 막무가내였다. 별수없이 로인은 나에게 의지한채 전람관을 돌아보게 되였다.
이것이 인연이 되여 나는 그가 재미교포력사학자임을 알게 되였다.
이윽고 우리는 전람관로대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결에 은발을 날리며 련련히 뻗어나간 묘향산의 경치를 부감하던 로인이 감회에 젖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저 벼랑의 빨간 두봉화는 그대로 홍옥이 주렁진듯싶고 또 저 푸른 소나무의 잎새도 록보석바늘쌈처럼 보이오. 은구슬이 사품치는 폭포, 비취옥을 녹여놓은듯 한 쪽빛벽계수…
나에겐 보이는것마다 보물처럼 여겨지는구려. 이처럼 아름다운 묘향산에 이렇게 훌륭한 전람관이 자리잡았으니 이것두 혹시 력사의 필연은 아닐가요.》
나는 곡절많아보이는 그의 한생에 대하여 제나름으로 짐작해보며 다음말을 기다렸다.
력사학자로서 그가 한생의 좌우명으로 스스로 걸머진 일이 있었으니 그것은 선조들의 재능이 깃든 보물이라면 그 어디라도 찾아가 그것을 널리 소개하여 후손들에게 단군민족의 넋을 깊이 심어주는것이였다.
얼마나 많은 나라의 박물관들을 찾아다녔던가.
세계의 방방곡곡을 일주하여 우리 민족의 재보와 더불어 유명한 보물들은 다 보았다고 자처할 정도였다. 하지만 애써 찾아가본 고국의 훌륭한 보물앞에서 그는 기쁨과 환희보다도 슬픔과 괴로움을 더욱 느꼈으니 그것은 너무도 많은 나라의 국보, 민족의 재보들을 류실당하였다는 뼈아픈 상실감과 억울함때문이였다.
《정말 단군민족의 반만년력사에 얼마나 많은 보물들이 다른 나라에 흘러나갔겠소. 그런데 지금은 진정 놀랍기만 하오.
5천년에 비하면 번개의 섬광과도 같은 공화국의 60여년력사에 어쩌면 이렇듯 많은 세계의 보물들이 우리 조국의 재보로 빛날수 있단 말이요?
난 오늘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조선사람이란 긍지를 가슴뿌듯이 느끼오. 심장이 막 터져나갈것만 같단 말이요.》
로인의 주름잡힌 두볼로는 기쁨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는 가슴이 뭉클해왔다. 그의 심장속에서 일어번진 격정의 파도가 나의 심장에도 멀기쳐온다.
돌이켜보건대 우리 나라는 세계적인 인류문화발상지의 하나로서 대동강류역에서 장구하고도 유규한 력사를 수놓으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워왔다.
그 나날에 얼마나 많은 우수한 민족유산들이 창조되였던가.
세상사람들이 《푸른 보석》으로 한결같이 격찬하여마지않은 고려청자기, 유럽보다 수백년을 앞서 발명해낸 금속활자, 우리 나라와 동양의 거의 모든 의학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의방류취》…
정말 국보적가치를 가지는 보물들은 헤아릴수 없이 많았지만 보존된것보다 없어진것이 더 많았다.
임진왜란과 같은 전란의 풍운속에, 대국들과 서방렬강들의 시달림속에 그리고 불우한 망국사속에, 장장 반세기가 넘는 민족분렬의 력사속에 얼마나 많은 나라의 국보들이 소각되고 류실되고 빼앗겼던가.
언제인가 출판물에서 본 일제의 강도적인 문화유물략탈범죄에 대한 기사자료가 떠올랐다.
우리 나라의 문화유물이 4만점이나 비치되여있는 도꾜국립박물관, 일본 각지에 널려있는 고려자기만도 약 3만~4만여점…
빼앗긴 보물들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 하는것은 임진조국전쟁시기 왜놈들이 략탈해간 고려말기의 차종지(공지) 한개에 쌀 1만석과 바꿀 정도로 비싼 값으로 거래되였다는 력사적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알수 있다. 바로 이런 보물들을 모조리 빼앗아가기 위해 미제침략선 《셔먼》호의 침입으로부터 시작된 날강도 미제의 우리 나라에 대한 침략사는 왕의 무덤도 사정없이 도굴한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문화유물과 금은보화략탈의 범죄로 얼룩져있다.
민족의 넋이 깃든 단군과 관련된 자료들을 밑뿌리채 없애버리려고 책동한 일제의 침략사 역시 전대미문의 문화재강탈의 죄악으로 가득차있지 않는가.
아, 나라의 국보는커녕 한가정의 놋그릇조차 제대로 지킬수 없었던 우리 인민…
허나 언제부터였더냐. 민족의 슬기와 재능이 깃든 력사유적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보물처럼 찬연히 빛을 뿌리기 시작한것은, 또 세계의 진귀한 보물들이 위인칭송의 다함없는 정을 안고 내 나라로 찾아오는 경이적인 사변이 펼쳐진것은.
그것은 우리 민족의 수천년력사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를 민족의 어버이로, 사회주의조선의 시조로 높이 모신 그때부터였으니 나의 눈길은 자연히 취재수첩에 적혀진 글발을 더듬었다.
조국해방후부터 2007년 4월까지 어버이수령님께 세계인민들이 삼가 올린 선물과 훈장, 메달, 명예칭호와 증서들은 무려 16만 수천여점… 서거이후 10년기간에만도 어버이수령님께서 받으신 선물은 150여점…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수령을 모시였는가를 눈굽이 저리도록, 심장이 울리도록 새겨주는 수자였다. 그것도 규모와 내용, 가치와 예술성에 있어서, 바쳐온 지성과 진정에 있어서 이 세상 유일무이한 보물들이다.
정견과 신앙, 국적과 제도, 언어와 피부색을 초월하여 제노라하는 대국들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보내여온 선물들이다.
하기에 세계는 이렇게 격찬했다.
국제친선전람관은 조선의 국보일뿐아니라 세계인류문명의 보물고, 위인칭송의 대보물고라고.
아! 만민이 우러르는 위대한 태양, 달리는 표현할수 없는 우리 수령님에 대한 흠모의 감정이 가슴에 흘러넘칠수록 수령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욱 간절해지는 마음들이다.
자연도 사회도 인간도 진주보석처럼 다듬어주시여 반만년력사에 처음으로 륭성번영의 일대전성기를 펼쳐주신 어버이수령님의 불멸의 한생은 우리 공화국의 60여년력사에 찬란히 빛나고 오늘도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영생하고계시는것이다.
오늘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하는것을 한생의 좌우명으로 심장에 새기신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인류가 그토록 갈망하던 리상사회 사회주의강성대국을 일떠세우시려고 대고조의 진두에 서시여 쉬임없는 초강도행군길을 헤쳐가고계신다.
나는 력사학자에게 우리 민족의 5천년력사와 공화국의 60여년력사가 보여준 철의 진리를 이렇게 토로하고싶었다.
탁월한 수령을 모시지 못한탓에 우리 인민은 지난날 수많은 보물을 빼앗겼다고, 하지만 백두의 혈통을 꿋꿋이 이어가시는 불세출의 선군령장이신 경애하는 장군님을 모시여 내 나라는 위인칭송의 보물들로 가득찬 《보물고의 나라》로 이 세상우에 더욱 우뚝 솟아 빛을 뿌릴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