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7호에 실린 글

 

나는 탄부로 자랐다

강 성 국

 

들으면 생각 깊어지는

그런 말을 내 요즘 종종 듣는다

마을앞을 지나는 출퇴근길에서

사람들은 주고받더라

―갱장의 막내가 어른이 다 됐어!…

 

아직은

조무래기들과 어울려 공도 차고

먼발치 어머니가 보이면

엄마! 부르며 달려가 안기던

유년시절의 동심이 남아있건만

왜 나를 어른들축에 세워주는것인가

 

넓어진 어깨

거밋해지는 턱

아버지보다 더 큰 키

별스레 굵어진 목소리

이런것들이 어른스레 보였던가

 

어찌하여

모교의 녀선생은

이따금 길거리에서 만날 때면

반겨맞아 웃음짓던가

휴식날 소대들놀이에서

공훈탄부아바이 받아든 첫물사과를

왜 나에게 권했던가

 

생각이 깊어진다 탄전이여

뼈대보다 먼저 속대를 키워준 막장이여

한 일 많은 아버지세대들과

함께 기뻐하고 괴로워하며

탄부의 어엿한 자세 갖추어갈 때면

내 미처 몰랐었지

 

아 스스로 주인구실을 하도록

도와주며 이끌어준 집단의 방조속에

내 진짜배기 탄부의 나이를 먹어가거니

정녕 해마다 먹는 나이로

어른들과 철부지계선이 그어지던가

 

아니여라

내 만일 안일에 물젖어

불같은 나날들을 허송세월한다면

세월이 준 희여진 귀밑머리에

사람들의 손가락질 면치 못하리라

―저 령감은 아직 철이 없어…

 

범상히 듣지 말라

탄전의 새 세대 친구들아

《어른답다》 《철이 없다》

그 참뜻을 심장에 새겨보라

그러면 어려도 당이 바라는

애국자의 나이로 살수 있고

귀밑머리 희여진 그 나이 잃지 않으려니

 

그 말 그 뜻이

가슴에 차있어

요즘엔 막장일에 걱정이 많아진다

바람은 약하지 않는지…

착암기정비를 짬짬이 해야지…

 

(평안남도 덕천시 제남탄광 로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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