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0(2011)년 제8호에 실린 글
단 편 소 설
《철벽1.0》
한 경 호
감나무밑의 의자에 앉아 사위에 어느덧 어둠이 깃든지도 모르고 추억의 배에 하염없이 노를 젓던 지성은 머리를 들어 감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정원에 세워진 야외등이 오롱조롱 매달려있는 작은 감알들을 어렴풋이 비치고있었다. 그 감알들은 마치 아직은 자기들이 작고 새파란 색을 띠고있지만 가을에 다시 와서 한껏 무르익은 모습을 꼭 보아달라고 여기저기서 다정히 속살거리는듯 하였다.
지성은 힘있게 몸을 일으켜세웠다. 이것저것 재면서 한가스레 망설일 사이가 없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하여 더 과감히 앞으로!…
대학강의를 받으면서 이 착상을 실현다는것은 결코 헐한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지성은 조국의 명령을 받은 병사의 심장으로, 강성대국건설에 실질적인 보탬을 주는 참된 공민의 량심으로 돌격구령을 내리고 또 내렸다.
더우기 그의 힘을 백배로 내게 한것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김일성종합대학을 현지지도하신 감격적인 소식이였다.
지성은 하루하루를 분과 초로 쪼개여 자기의 착상실현에 달라붙었다. 그의 몸에는 언제나 두툼한 참고서들과 강좌에서 해결하여준 노트콤이 붙어있었다. 그 참고서들과 노트콤이 언제 닫혀지는지는 누구도 본 사람이 없었다.
지성은 자기가 개발한 지하구조물설계지원프로그람에 《철벽1.0》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땅속에 건설되는 모든 창조물들이 철벽처럼 견고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였다. 그는 4학년 상반학기에 전국프로그람경연에 《철벽1.0》을 가지고 참가하였으며 해당 부문 전문가들의 일치한 찬동속에 1등이라는 영예를 지니게 되였다.
당당한 1등이였다. 이 프로그람은 지금까지 난점으로 알려져있는 지하구조물에 작용하는 지압을 모형화함으로써 지압결정에서 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장(이것은 지성의 소기의 목표였다.)하고 피복구조설계와 자재소요량산출에서 보다 빠른 시간과 믿음성을 담보하게 하였으며 콤퓨터에 의한 구조설계방법과 그 효과성을 인식시키는데서 매우 혁신적인것으로 하여 실용적가치가 큰것으로 평가되였다.
지성이가 경연에서 돌아온 날 대학에서는 그의 경험토론회를 조직하였다. 대학강당은 축하의 박수소리로 지붕이 둥둥 들리우는듯 했고 만만치 않은 대학생들의 경쟁열기로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지성은 고개를 숙이고 연단에 나섰다.
《저를 오늘 이 자리에 나설수 있게 아픈 매를 들기도 하고 셀수 없이 많은 밤을 함께 새우기도 하신 선생님들과 백번이면 백번을 다 성심성의껏 도와준 동무들에게 충심으로부터의 인사를 드리고 또 드립니다. 아울러 이제 남은 대학공부기간에 프로그람 〈철벽2.0〉을 기어이 개발해내겠다는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앞으로 〈철벽3.0〉, 〈철벽4.0〉들이 계속 태여나게 될것이라는것을 굳게 믿어주십시오.》
박수소리가 오래도록 장내를 진감하였다.
《전 동무들에게 말하고싶습니다. 맥을 놓고 주저앉는건 명백히 자멸이다. 자기의 힘을 믿으며 자기의 힘을 부단히 키우라! 하다면 그 힘을 키워주는 진할줄 모르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열띤 지성의 토론은 청중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기였다.
《저는 이 물음에 우리 학급동무들과 함께 노래를 불러드리는것으로써 대답하려고 합니다.》
장내에 또다시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무대로는 지성이네 학급 동무들이 기품있는 걸음새로 쭉 나와섰다. 마감에 산뜻한 대학생치마저고리를 입고 기타를 멘 송이와 번쩍거리는 《룡남산》손풍금을 버그러진 가슴에 껴안은 지성이가 나왔다. 장내에 야ㅡ 하는 가벼운 탄성의 물결이 일었다.
자신심에 넘치는 능란한 솜씨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 《돌파하라 최첨단을》이 장내에 쩡쩡 울려퍼졌다. 노래는 3절에 이르러 강당안의 모든 사람들의 합창으로 번져갔다. 합창소리는 강당을 하나의 거대한 심장으로 만드는듯 하였다.
…
애국으로 심장이 불타면
점령 못할 첨단은 없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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