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0(2011)년 제8호에 실린 글
단 편 소 설
《철벽1.0》
한 경 호
하지만 지성은 자신에게 내리는 돌격구령을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 실력이 낮은 사람은 응당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중요한것은 그것을 달게 여기는것이다. 부끄러움을 피하지 않는것, 이것도 실력을 높이기 위한 전투에서 용감하게 점령해야 할 고지인것이다. 그 고지를 점령하자면 완강하게 돌진하는 의지와 담력이 필요했다.
지성이가 인민대학습당에 처음 갔던 날은 그런 의지를 더욱 굳게 가다듬게 한 잊을수 없는 날로 되였다.
그날도 지성은 여러번 학습방조를 받은 동무에게 강의내용중에서 리해가 잘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보충설명을 해줄것을 부탁하였다.
《지성동무, 오늘은 참 미안하게 됐소. 내 좀 급한 일이 생겨서… 참, 인민대학습당 3호실에 가오. 거기에 동무가 알고싶어하는것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된 참고서가 있소.》
지성은 안도의 숨을 후ㅡ내불었다. 오히려 제편에서 미안해하는 동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딱했었는데 좋은 방도가 척 생긴것이다. 인민대학습당… 내가 왜 이제까지 그곳으로 가지 못했던가. 뒤쫓아가는데만 급급했다. 갈데없는 보통생이였다.
이렇게 되여 지성은 인민대학습당의 웅장한 건물에 발을 들여놓았다. 숱한 사람들이 오가는 속에서도 엄엄한 정숙이 흐르고 누구나 다 사색에 잠긴듯 한 표정이여서 겨우겨우 용기를 내여 물어보며 용케 3호실까지 찾아들어갔다.
그는 책을 대출받는 사람들을 한창 살펴보고서야 중년기에 갓 오른 녀성사서앞으로 다가갔다.
《지하구조학과 관련한 참고서를 보려고 왔습니다.》
《책제목과 번호를 말하세요. 저기 도서목록함에 가서 필요한 책을 선택하세요.》
사서녀인은 친절한 손짓으로 지성의 등뒤를 가리켰다.
도서목록함을 열어본 지성은 기가 딱 막혔다. 수백장을 헤아리는 목록들이 가득차있었던것이다. 그러한 함통들이 무수히 놓인것을 보니 한숨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고있던 그는 입술을 지그시 사려물며 목록들을 꺼내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반드시 찾아내야 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옆에 있는 여러대의 콤퓨터앞에서 사람들이 붐비고있었으나 그는 곁눈도 팔지 않고 목록들을 뒤져나갔다. 드디여 요구되는 책제목과 번호를 찾아냈을 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돌아보니 그 녀인이 서있었다.
《문닫을 시간입니다.》
지성은 맥이 탁 풀렸다. 어느 사이에 시간이 이렇게… 오늘 계획한 과제수행은? … 이젠 어떻게 한다?…
《필요한 책을 빨리 찾으려면 콤퓨터를 리용하는것이 좋습니다.》
《예? 콤퓨터요?》
관리원은 이제는 사람들이 없이 늘어서있는 콤퓨터들을 가리켰다.
《이 콤퓨터에는 도서목록이 분류별로 다 들어있습니다.》
《야ㅡ》
콤퓨터! 무슨 정신에 내 이제껏 콤퓨터를 생각못했던가. 대학생, 더우기 공학을 하는 대학생이? 정말 갈데없는 보통생이였다. 거의 락제생에 가까운 보통생이였다. 떨어지지 않으리라 애쓸것이 아니라 앞서나가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
그 다음날부터 지성은 콤퓨터와의 씨름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다른 과목들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시간을 짜낸다는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였다. 그래도 그는 매일 2시간이상을 이 씨름에 돌리기로 하였다.
지성은 오전강의가 끝나기 바쁘게 송이의 책상옆으로 다가갔다. 《송이동무, 나 좀…》
후날 송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때 난 고개도 들지 않고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고있었어요. 지성동지가 커다란 몸집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송이동무, 나 좀…〉하면서 다가오면 틀림없이 학습방조를 요구하리란걸 알았기때문이예요. 학습방조를 받는게 그렇게도 미안할가, 언제면 저 미안해하는 버릇이 뚝 떨어질가. 그래서 난 우정 새침한 표정을 띠웠습니다.
〈뭣때문입니까, 지성동지.〉
내 목소리가 제법 쌀쌀한 맛을 냈는지 지성동지의 인상이 말이 아니더군요. 아유ㅡ 그때의 그 인상!… 난 겁까지 덜컥 났댔습니다. 혹시 너무 무안해서 획 돌아서버리면 어쩌나 하구. 그런데 찡찡 갑자르던 지성동지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송이, 난 콤퓨터를 배워야겠어.〉
〈예?ㅡ 콤퓨터요?ㅡ〉
예상치 못했던 부탁이여서 나도 좀 놀랐던건 사실입니다. 그러자 지성동진 더 미안해하더군요. 난 생각했어요. 그때 지성동진 콤퓨터를 아예 다를줄 모르던것은 아닙니다. 그건 대학생들의 초보적인 갖춤세가 아닙니까? 그러나 지성동지가 바라는것은 초보적인 콤퓨터를 배우자는것이 아니였습니다. 이 부탁을 들어주자면 여느때보다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기일이 걸려야 했습니다.
〈좋아요, 지성동지. 그런데 내 부탁도 꼭 들어주어야 합니다.〉
난 대담하게 요구조건을 내걸었어요. 학습방조도 품앗이라고 생각하면 덜 미안해할것 같아서요. 아닌게아니라 지성동지의 얼굴이 확 밝아지더군요. 어땠는지 아십니까, 대보름달같았다니까요. 호호… 이건 정말이예요.
〈무슨 부탁이게? 난 송이의 부탁이라면 보물이 있는 땅속을 다 뒤지겠어.〉
〈그 정도까지 아니구… 지성동지, 저한테 기타를 좀 배워주십시오.〉
지성동진 깜짝 놀라더군요. 입까지 하 벌리고 〈송인 정말 좋겠어. 공부에서 막히는데가 없으니 기타 배울 여유가 다 있구.〉
〈피ㅡ 비행기 태우면 콤퓨터구 뭐구…〉
〈아, 아, 아니야. 내 배워주지. 한데 그런 생각은 언제 해두었게?〉
〈독창반주를 하는걸 보구. 그때 우리 담임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압니까. 솜씨가 괜찮다면서 저런 수준에 오르기까지엔 남모르는 정력이 들여졌을거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참, 우리 선생님한테도 찾아가십시오. 학생들이 공부때문에 찾아오는걸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지성동지의 얼굴이 정색해지는것을 보면서 내 마음도 별스레 깊어지는것 같았습니다.
〈송이, 꼭 배워줘. 내 반드시 남들보다 두세배의 속도를 내겠어!〉
그 정열에 내 몸도 확확 달았어요. 어떻게 하나 시간을 짜내여 힘껏 도와주리라고요.》
공부도 잘하지만 마음씨도 비단같아 정말이지 눈에 넣고 다니고싶은 처녀였다. 목표는 또 얼마나 높은지 몰랐다.
《송이, 동문 어떻게 되여 우리 학과를 지망했소?》
언젠가 담임교원이 한것과 같은 질문이였다.
그러자 잠시 입술을 삐뚤사하게 감쳐물고있던 송이는 눈을 곱게 흘기며 이런 말을 내쏘고는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아가버렸다.
《지성동진 인공지구위성을 남자들 힘으로만 쏴올린줄 아세요?》
지성은 두세배의 속도를 내겠다고 한 자기의 말을 실천에 옮겼다. 몇달어간에 송이의 콤퓨터수준을 따라앞섰다. 타자솜씨는 학급뿐아니라 학부에서도 단연 첫자리다. 콤퓨터건반을 유능한 피아노연주가처럼 날렵하게 누를 때면 보는 사람들마다 탄성을 올리군 했다. 정확한 타법, 민활한 손가락놀림… 하긴 아직은 누구도 지성이가 솜씨있는 손풍금수라는것을 알지 못한다.
더 높이!… 그는 3단계로 목표를 세웠다. 1단계는 학부에서, 2단계는 대학에서 가장 유능한 콤퓨터전문가의 수준을 돌파하는것이였다. 전공과목들의 지식과 관련해서는 두말할것도 없었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하루가 지나갔고 휴식을 모르는 날과 달이 흘렀다. 기초실력이 다져지니 발밑이 든든해졌고 강의내용을 스스로도 소화하게 되니 배심도 생겼다.
그러던 어느날 지성은 교실에서 하루밤을 꼬박 새운적이 있었다. 학급동무에게서 하루동안만 빌려보기로 한 참고서가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아예 망각할만큼 참고서에만 칭칭 묶이워있던 그는 누군가의 손이 책장을 슬며시 덮는 바람에 두눈을 흡뜨며 고개를 들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몇초가 지난 후에야 그는 참고서를 움켜쥐며 엉거주춤 일어섰다. 책장을 덮은 손의 임자는 바로 그 책을 빌려준 동무였던것이다.
《왜 그러나? 오늘 하루야 내게 빌려주지 않았나?!》
지성의 꽉 잠겼던 목이 겨우 열렸다.
손의 임자는 동정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헛참… 지금 벌써 래일일세.》
《뭐라구?》
지성은 창밖을 황황히 둘러보았다.
(이크, 야단났구나!)
학급동무가 비록 아침일찍 제일먼저 교실에 들어서긴 했지만 지성이가 집에 다녀올만 한 시간은 어방도 없었다.
결국 지성은 그날의 강의준비를 하지 못한채 눌러앉았다.
학습장도 없이 과제수행도 못하고 조마조마해서 앉아있던 그는 교원이 자기 책상앞에 딱 멈추어서자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떻게 된거요?》
요구성이 높기로 소문난 리재명선생이였다.
지성은 고개를 숙이고 서있기만 하였다. 변명하지 말라. 리유가 어드랬든 네 불찰이 아닌가.
《동문 요즘 콤퓨터에 붙어산다는데 그때문이요?》
리재명선생은 지성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무엇을 붙안고 밤을 새웠든 난 말해야겠소. 동무한텐 이 과목이 홀시해도 되는 과목인가!》
마지막말마디들에서는 노여움이 펄펄 이는것 같았다.
《동문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고싶겠지만 자신이 옳지 못하게 처신했다는것을 인정해야 하오. 군대와 같은 규률, 군대와 같은 절도, 어떤 경우에도 자기가 할바를 놓치지 않는 기질은 대학공부에서도 필수적이라는것을 명심하시오.》
지성은 리재명선생의 엄한 추궁을 자기에 대한 높은 요구성으로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좀 지나치구나 하는 느낌을 지워낼수 없었다.
그후에도 리재명선생의 요구는 계속 높아졌다. 강의에서 취급한 내용의 소화정형은 두말할것 없고 앞으로 취급해야 할 내용의 소화능력까지도 종종 타진해보군 하였다.
지성은 그런 능력까지 소유하기 위해 리재명선생을 찾아가고싶은 생각이 한두번만 들지 않았다. 그러나 선생이 자기를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듯싶은 선입견때문에 이래저래 미루군 했다.
《지성동지, 찾아가보십시오.》
송이도 자기 힘으로는 더 도와줄수가 없어 이런 말을 하였지만 지성은 자기의 선입견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다. 이따위 감정도 자존심에 속할가 젠장, 꽁하기 짝이 없는 지성이로다.
그러던 어느날 지성은 몹시 불안한 심정을 안고 교단앞으로 나갔다. 리재명선생이 과제수행정형에 대한 선택검열에서 그를 지명했던것이다.
지성의 불안은 이제 검열받아야 할 종이장들에 피여있는 얼룩점들때문이였다. 간밤에 아니, 오늘 새벽에, 더 정확히 말하면 아침식사후 교복을 다 차려입은 상태에서 아직 좀 시간이 있길래 과제수행을 한 학습장을 들여다보고있는데 갑자기 코밑으로 무엇인가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이게 뭐야?)
번져진 학습장우에 빨간 점들이 후드득 찍히였다.
(챠, 이런!…)
지성은 그 점들을 지우려고 허둥거렸는데 그사이에 몇개의 점이 더 생겨났다. 지성은 코를 싸쥐고 세면장으로 달려가 수건을 찬물에 적셔 찜질을 해댔다. 찜질이란게 실은 명색뿐이였다.
수건을 코에 댄채로 책상앞으로 급히 간 그는 한손으로 지우개를 집어 얼룩점들을 지워보았다.
깨끗이 지워질리가 만무했다. 다른 종이에 옮겨쓸 시간도 없었다. 재간껏 문다지느라 했는데 구멍까지 뚫리려는것을 보고 별수없이 등교길에 오르고말았다. 공교롭게도 첫 강의시간에 그 얼룩점들이 지명받았다.
리재명선생은 잠시 첫장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더니 거의나 기계적인 손놀림으로 답이 틀렸다는 표식을 재빨리 해넣었다. 그리고는 다음장을 벌컥 번지였다. 그 다음장부터는 살펴보지도 않았다. 벌컥, 벌컥, 벌컥… 지성이쪽엔 눈길도 한번 보내지 않고 마지막장을 이윽히 들여다보던 그는 붉은색연필을 몇바퀴 돌리고나서 큼직한 수자를 쿡 찍어넣었다.
《강의가 끝나면 강좌에 오시오.》
지성은 약간 놀라왔다. 다른 말이 더 없었던것이다. 더우기 그가 놀란것은 자기 자리에 돌아와앉았을 때였다. 흥심없이 한장두장 학습장을 번지니 뜻밖에도 마지막장에 《5》라고 쓴 큼직한 수자가 찍혀져있었다. 그는 그 붉은색의 수자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점심시간이여서인지 강좌실에는 리재명선생만 책상앞에 앉아있었다. 그는 지성이 들어서자 손짓으로 자기 등뒤의 쏘파를 가리키고는 쓰던것을 마저 써내려갔다. 그는 몇분 더 흘러서야 몸을 돌리였다.
《왜 서있는거요. 앉소, 앉으라는데.》
지성은 망설이다가 조심히 쏘파끝에 나앉았다.
《난 오늘 동무의 학습열의에 5점을 주었소.》
목소리는 퍽 진중하게 울리였다.
《참 반가운 일이였소. 우리 세대가 동무네처럼 갓 제대되여왔을 때 밤을 새우며 공부하던 생각이 불쑥 떠오르더군. … 지성동무, 하나 묻기요. 동문 어째서 이 방에 한번도 찾아오지 않소?》
《그건 저…》
《어째서 우물쭈물하는거요?… 내가 그 리유를 설명해달라오?… 그건 동무한테 줄창 욕만 하는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요.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기본은 그게 아니란 말이요.》
정통을 찔리운지라 얼굴이 붉어지는것을 감출수 없었던 지성은 《기본은 그게 아니》라는 말에 긴장해졌다.
《기본은 목표가 높지 못하기때문이요. 동무는 강의내용들을 따라가낼수 있소. 간혹 모를것들이 있으면 옆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서라도 말이요. 그러나 그렇게만 해가지고는 강의내용을 앞설수 없소. 강의내용을 앞서겠다는 결심을 동문 해본적 있소? 아마 없었을거요.》
지성은 숨소리도 낼수 없었다. 그런 목표를 세워볼 엄두나 냈었던가. … 앞선 동무들을 따라잡는것으로 만족하려 하지 않았던가.
《지성동무, 힘을 부쩍 내오. 동무가 적당히 힘을 쓰는 사이에 과학의 세계는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하고있소. 그 속도에 겁을 먹으면 영영 따라가내지 못하오.》
리재명선생은 입을 꼭 다물었다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물어보고싶은것이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오오. 24시간중 아무때에 동무가 와도 난 응하겠소. 만약 동무가 요구하지 않으면 내가 요구하겠소. 알겠소?》
지성은 쏘파에서 정중히 일어섰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방금 하신 말씀을 항상 명심하겠습니다.》
지성의 학습방법에서는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났다. 학습목표도 높이 세웠다. 날이 갈수록 높아가는 그의 실력은 학급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온 학급에 지성이와의 경쟁바람을 서서히 몰아왔다. 경쟁바람은 얼마 안있어 열풍으로 확 번져졌다.
그 나날에 지성은 교원들과 상급생들도 인정하는 실력가가 되였고 2, 3학년과정안을 최우등생의 성적으로 마치였다.
4학년에 진급한 지성에게는 시간이 더 모자랐다. 그에게는 3학년부터 품기 시작해온 구상이 있었는데 그것은 지하구조물설계지원프로그람을 개발하는것이였다. 다년간 물길굴공사에도 참가해본 그는 대학에서 지식의 탑을 한층두층 쌓아가는 나날에 이 부문의 설계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가를 페부로 절감하게 되였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들을 하나하나 원만히 해결해내겠는가. … 이러한 사색과 탐구의 과정에 그는 각이한 형태와 성질을 가진 지하구조물들의 모든 치수를 설계자의 요구에 맞게 자유롭게 변화시켜 정확히 계산할수 있게 하는 프로그람을 만들어낼수 없을가 하는 생각을 굳혀왔다. 그 생각이 이제는 거의나 완성에 가까운 하나의 착상으로 빚어졌다. 그것은 지하구조물에 작용하는 지압을 정확히 결정할수 있게 하는 방안이였다. 지압을 모형화한다면?… 그렇게 되면 지압결정에서 보다 높은 정확도와 보다 빠른 시간을 보장할수 있지 않는가…
이러한 착상은 지성의 두뇌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빨리 하라! 빨리 실현하라! 정기적인 대학과정안을 다 마치고 졸업실습기간에 하려는것은 군사복무를 한 대학생의 자세가 아니다, 량심이 없는짓이다, 애국심이 없는 행동이다, 죄이다!
지성은 요즘 그것 아니래도 바쁜 대학생인 자기에게 하루 한시간씩만이래도 더 차레진다면 얼마나 좋으랴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군 하였다.
그는 마침내 지하구조물에 작용하는 지압을 정확히 결정할수 있게 하는 착상을 무르익혀가지고 강좌장선생을 찾아갔다. 석달전부터 강좌장으로 사업하게 된 리재명선생은 지성에게 더 높은 목표를 세울것을 요구하였다. 이 착상에서 노렸던것보다 더 대담하게 목표를 세우라! 여기엔 그렇게할만 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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