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6호에 실린 글
행복한 저녁
김 명 섭
내 정말로 믿고싶어라
선동원처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내게 귀띔한 말
옥이, 그가 나를 맘에 두고있다는 말
정말로 믿고싶어, 설혹 그것이 롱이라 해도
보아라
사랑스런 옥이의 앵두볼인듯
서산에 발그레 노을이 탄다
서느런 밤바람에 즐겁게 소슬대는
아기이삭 등에 업은 강냉이모습은
마치도 정다운 옥이의 모습인듯
하늘땅이 온통 그 예쁜 모습이다
나는 지금 그의 마음속에 서있나니
이제 더는 애꿏은 짝사랑에
혼자서 속을 태우지 않으리
고우리라 흘리는 땀방울은
우리 사랑 자래우는 생명수되여
밤이 없으리라 행복한 마음엔
깊은 밤도 언제나 해솟는 아침
어머니는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릴지라도
집으로 돌아감은 너무 이르다
어둠이야 깊을테면 깊으라지
이 사랑을 이 기쁨을
밤들판에 해처럼 걸어놓고서
이 길로 다시 포전으로 달려가리라
이밤따라 할 이야기 많은듯
밤별이 초롱초롱 하늘도 맑구나
헤야 별들아
오늘은 네 이야기 들을새 없다
내 마음을 옥이가 송두리채 뺏어간걸
바둑판같은 열흘갈이 배미골 논두렁을
이밤엔 기어코 다 밟으리라
오늘의 이 기쁨을 땀으로 묻지 않곤
고향의 래일의 행복이 있을수 없어!
우리의 사랑도 있을수 없어!
(평안남도 룡강군 애원리 38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