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4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근     본

 김 달 수

 

1

 

림진강기슭의 자갈길로 한대의 승용차가 달리고있었다.

길은 몹시 울퉁불퉁하였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바퀴에서 잔자갈들이 연방 튀여났다.

9월 한낮의 땡볕에 길죽한 잎사귀를 드리우고있던 강가녁의 버드나무가지 하나가 튀여나는 잔자갈에 맞았는지 놀란듯 휘친거렸다.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뒤좌석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신채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주변산발들과 강변을 생각깊은 눈길로 바라보고계시였다.

《저 언덕만 넘어서면 됩니다.》

잔솔나무들이 푸르게 덮인 앞의 등성이를 가리켜드리는 경비대 부려단장 리명진의 얼굴에 송구스러움이 한껏 어리여있었다.

장군님께서는 지금 림진강기슭에 자리잡고있는 인민경비대의 한 구분대를 찾아가시는 길이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리명진은 이렇듯 험한 길로 장군님을 모시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었다.

…군부대지휘부에서 부대의 실정을 하나하나 료해하시던 장군님께서 림진강기슭에 외따로 떨어져 자리잡고있는 한 중대에 대하여 물으실 때 그는 범상히 대답을 드리였었다.

《그 중대는 여기 정세가 긴장해지면서 몇달전에 이동하여왔습니다. 지금은 중대장이 다른 곳으로 조동되여…》

《새로 이동하여왔다!》

장군님께서는 이렇게 되뇌이시며 손끝으로 책상우를 가볍게 다독이시였다.

그이의 존안에 그 중대를 념려하시는 빛이 짙게 떠올랐다.

부려단장 리명진은 마음이 긴장해지는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장군님께서 혹시?…)

일정계획대로 하면 그이께서 떠나셔야 할 시간이 퍼그나 지났다.

38도선이 멀지 않은 이곳의 정세는 요즘 매우 긴장되여있었다.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의 무분별한 전쟁소동으로 하루도 총포탄소리가 멎을 날이 없었던것이다. 언제, 어느 시각에 전면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달릴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정세가 흐르고있던 1949년 가을이였다.

바로 이러한 때에 장군님께서 몸소 38도선가까이에 위치한 여러 군부대들과 마을들을 현지지도하고계시는것이다.

리명진은 여느때같으면 그이를 몸가까이 모신 이 기회에 더 많은 가르치심을 받으려고 욕심을 부렸을것이다. 탄광로동자였던 자기를 걸음걸음 따뜻이 이끌어주시여 오늘 인민경비대의 부려단장으로까지 키워주신 장군님이시였다.

몇시간전에 그는 평양으로부터 의미심장한 전화를 받았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될수록이면 빨리 평양으로 돌아오실수 있게 사업조직을 해달라는것이였다.

아마 장군님께서 바삐 가시지 않으면 안되는 중대한 일이 기다리고있는 모양이였다.

사연을 말씀드리니 잠시 생각에 잠기셨던 그이께서는 알겠다고만 하시는것이였다.

지금 리명진은 한시간이라도 더 오래 장군님을 모시고싶은 욕심과 그이께서 빨리 돌아가실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모순된 감정이 마음속에 고패치는것을 어찌할수가 없었다.

안타까운것은 여느때는 굼뱅이처럼 움직이던 시계바늘들이 지금은 막 달음박질을 치는것이였다.

방금전에도 평양에서는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무척 엄한 목소리였다. 그제서야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리명진은 자기가 그처럼 귀중한 장군님의 시간을 너무 지체시키고있다는 자책감이 뇌리를 후려쳤던것이다. 그가 초조감에 사로잡혀있는데 장군님께서 움쭉 일어서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 중대에 한번 가봅시다.》

리명진은 놀라 두눈을 크게 떴다.

이제는 귀로에 오르시려는줄로 알았는데…

그는 서둘러 말씀드렸다.

《저… 그 중대에는 제가 얼마전에도 나가보았습니다. 지금은 병사들이 모두 안착이 되여 군무생활을 잘하고있습니다.》

고집을 부리는듯 하는 리명진의 두눈에 안타까운 빛이 너무도 짙게 어려있었다.

그의 마음을 짐작하신듯 장군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다정한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동무의 심정을 모르는건 아닙니다. 우리 전사들이 새로 자리를 잡고 불편한 점들이 많겠는데 내가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가면 되겠습니까. 더구나 중대장까지 다른 곳으로 조동되였다는데…》

따로 세간을 낸 자식의 살림살이형편을 걱정하는 다심한 부모의 심정 그대로인듯싶은 그이의 말씀에 리명진은 목이 메여 더 말을 잇지 못하였었다.…

어느덧 차가 언덕우에 오르자 앞의 등성이에 자리잡고있는 중대의 병실들과 그옆에 꾸려놓은 훈련장들이 시야에 안겨들었다.

훈련장둘레에 하얀 회칠까지 해놓아서 산뜻해보이기까지 하였다.

이미 련락을 받았는지 여러명의 군관들이 길우에 나와 서있었다.

승용차는 언덕길을 살같이 달려내려갔다.

《차렷, 중대는…》

장군님께서 차에서 내려서시자 앞에 서있던 중키에 두눈섭이 유별나게 시커먼 다부진 군관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힘있게 영접보고를 올렸다.

그이께서는 웃으시며 그에게 손을 내미시였다.

《김철석, 알만 한 동무로구만. 중앙보안간부학교를 나왔지. 우리 〈호미선수〉, 허허허.》

장군님의 호방하신 말씀에 철석의 구리빛얼굴이 더욱 벌거우리해졌다.

몇해전 장군님께서 중앙보안간부학교를 찾아주셨을 때였다.

그날 학교에서 체육경기가 있었는데 륙상선수로 나선 철석에게 응원자들중의 한 동무가 《우리 〈호미선수〉이겨라!》하고 소리쳤다.

사연을 알아보시니 철석이 학교에 올 때 배낭에 호미를 넣어가지고 왔다는것이였다.

그때 장군님께서는 땅냄새가 푹 배인듯싶은 그의 모습을 미덥게 바라보시였었다. 지난날 착취와 억압만을 받으며 살아온 그들이 오늘 우리 혁명무력의 믿음직한 골간으로 자라난것이 무등 대견하시였던것이다. 철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싶으시였으나 급한 일이 제기되여 그냥 떠나시였던 장군님이시였다.

《이 동무가 여기 문화부중대장인데 지금 중대장사업까지 대리하고있습니다.》

리명진이 말씀드렸다. 이 말속에 철석을 아끼고 내세워주고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엿보였다.

《지금도 그 호미를 가지고 다니오?》

친절하게 물으시는 장군님의 말씀에 철석은 마음의 탕개를 풀면서 어려움도 잊고 한손을 자기의 시뻘개진 목덜미로 가져갔다. 《예.》 그리고는 어줍게 웃었다.

그이께서는 다른 지휘관들과도 따뜻하게 인사를 나누시였다.

《병실과 훈련장을 잘 꾸렸구만.》

따가운 해볕이 시그러우신듯 한손으로 채양을 만드시고 걸음을 옮기시며 장군님께서 옆의 지휘관들에게 하시는 말씀이시였다. 병사들의 침실과 식당, 창고들을 일일이 돌아보시면서도 거듭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바삐 지은것 같은데 괜찮습니다. 군대맛이 납니다.》

지휘관들은 그이께 기쁨을 드렸다는것으로 하여 불깃불깃한 얼굴들에 행복스러운 미소들을 지었다.

잠시후 회의실에서는 장군님을 모시고 협의회가 열리였다.

철석이 중대의 현실태와 전투준비정형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해드리였다.

장군님께서는 중대앞에 나서는 과업을 상세히 가르쳐주시면서 이렇게 말씀을 이으시였다.

《정세는 매우 긴장합니다.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은 우리 공화국을 요람기에 없애버리려고 지금 무분별하게 미쳐날뛰고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그놈들이 덤벼들면 단매에 쳐부실수 있게 전투준비를 빈틈없이 하여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잠시 군관들을 한명한명 미더운 눈길로 보시다가 힘있는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러자면 군인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양을 강화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쟁의 승패는 무기나 전투기술기재에 있는것이 아니라 자기의 계급적근본을 깊이 자각한 매 병사들의 사상정신적각오에 달려있습니다. 그들을 자기의 고향과 부모처자, 더 나아가서 내 조국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굳은 각오를 지닌 펄펄 나는 용사들로 키울 때 적들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할수 있다는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매 중대마다 문화부중대장이라는 직제를 새로 내온것도 바로 그때문입니다.》

장군님께서는 다음으로 모든 중대군인들이 훈련에서 땀을 많이 흘려야 실지싸움에서 피를 적게 흘리고 우리 조국을 믿음직하게 보위할수 있다고 가르쳐주시였다.

《자, 이제는 동무들의 훈련장을 돌아봅시다.》

그이께서 협의회를 결속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시였다.

중대지휘부문을 나서시는 장군님께 철석이 무랍없이 말씀드리였다.

《장군님, 우리들의 훈련을 좀 보아주십시오.》

《아니, 저》

옆에 서있던 리명진이 당황해하며 철석의 군복자락을 잡아챘다. 무슨 일인가 하여 돌아보는 그에게 눈총을 쏘았다.

《정신있소? 지금 장군님께서는 빨리 평양으로 가셔야 한단 말이요. 바쁘신 장군님께 동무는 어쩌면…》

이런 말이 목구멍까지 터져나오는것을 리명진은 가까스로 삼켰다.

철석은 영문을 모르면서도 그의 눈총에 찔끔 목을 움츠렸다.

장군님께서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나시여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좋습니다.》

그이의 말씀에 철석은 다시 몸을 펴면서도 다시금 리명진을 돌아보고나서야 황급히 장군님의 뒤를 따랐다.

장군님께서는 훈련장에 세워진 장애물나무판자들을 흔들어도 보시고 철조망의 높이도 가늠해보시며 걸음을 옮기시였다.

훈련장은 가녁쪽으로 가면서 바닥이 푸근푸근하였다. 아직 꾸린지 얼마 안되여 군인들의 발길에 잘 다져지지 않은것 같았다. 설치된 훈련기재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시며 걸음을 옮기시던 장군님께서는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서시였다. 그러시고는 무엇을 밟으시였는지 한발을 옆으로 옮기시고 땅바닥을 내려다보시였다.

철석이 얼른 그이의 옆으로 다가갔다. 납작해진 흙덩이에 장군님의 발자국이 찍혀져있었다.

《거름덩이가 아닙니까?》

철석이 그 덩이를 집어들었다. 두쪽으로 빠개니 검스레한것이 드러났다. 짚을 썩여 밭에 냈던 거름덩이가 분명했다.

《옳습니다, 장군님.》

그이께서는 허리를 펴시며 훈련장을 쭈―욱 둘러보시였다.

《혹시 여기가 농민들에게 분배하였던 땅이 아닙니까?》

장군님의 물으심에 철석이 얼른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곳에 토지를 주었습니다. 여기가 훈련장으로 적합하기때문에…》

미처 말끝을 맺지 못하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신 장군님께서는 다시금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시였다.

밋밋한 릉선이 남쪽으로 약간 경사를 지며 흘러내렸고 좌우의 고지들도 묘하게 자리를 잡고있는것이 정말 훈련장으로서는 맞춤한 지형이였다.

《다른 땅을 주었다?》

또다시 철석을 바라보시는 그이의 안광에 왜서인지 한가닥 그늘이 비끼여있었다.

철석이 당황해하며 다시 말씀드렸다.

《장군님, 사실 여기는 저의 큰아버지가 토지개혁때 분여받았던 땅이였습니다. 큰아버지는 여기가 훈련장으로 알맞춤하다는것을 알자 스스로 내주고 저 언덕너머에 다른 토지를 받아 올해농사를 지었습니다.》

《큰아버지란 말이지.》

허리에 두손을 얹으신채 장군님께서는 철석이 가리켜드린 언덕쪽을 이윽토록 바라보시였다. 그 언덕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한창 무르익어가고있었다.

《부대가 여기에 자리를 잡은것이 언제입니까?》

《올해 4월초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걸으시다가는 멈춰서시여 다시 발밑을 내려다보시고…

《그러니 동무의 큰아버지는 겨우내 여기에 거름을 냈겠구만. 46년도부터이니 3년동안 이 땅을 가꾸어왔고…》

무겁게 하시는 말씀이시였다.

철석이도 리명진이도 가슴을 조이며 그이의 뒤를 따랐다.

장군님께서는 다시금 한자리에 서시여 주변의 땅을 이윽토록 내려다보시였다.

살랑살랑 낟알이 무르익는 구수한 향기를 싣고 가을바람이 조심스레 불어왔다.

그이께서는 리명진을 돌아보며 물으시였다.

《부려단장동무도 이 사실을 알고있었습니까?》

리명진이 몸가짐을 바로하며 한발 앞으로 나섰다.

《그렇습니다. 장군님, 여기에 훈련장을 꾸리려고 할 때 제가 철석동무의 큰아버지를 만나보았습니다. 그 로인은 내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대의 싸움준비를 위한 일인데 땅 몇뙈기가 무슨 대수냐고 말하였습니다. 정말 훌륭한분이였습니다.》

《음…》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묵묵히 걸음을 옮기시던 장군님께서는 훈련용 외나무다리가 있는 곳에서 멈춰서시였다. 멀지 않은 훈련장가녁에 있는 돌이 이상스레 눈길을 끌었던것이다. 그이께서는 생각되는것이 있으신듯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가까이에 가서 보시니 누군가가 정성을 들여 다듬어 박아세운 정교한 돌이였다.

《지경돌같습니다.》

리명진이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씀드렸다. 그리고는 장군님께서 이윽토록 그 돌을 내려다보시자 얼른 손수건을 꺼내여 돌우에 덮인 먼지를 털어냈다.

돌우에 정으로 쪼아새긴 글자가 뚜렷이 나타났다.

《〈지경〉이라, 그런데 경계 경자가 아니라 지킨다는 경자를 썼구만》라고 하시며 장군님께서는 허리를 굽히시고 돌우에 새겨진 글자들을 조심히 쓸어보시였다.

《내 땅을 지킨다!》

이때 한 일군이 달려와 장군님께 훈련준비가 다 되였다고 보고드리였다.

장군님께서는 리명진과 철석을 바라보시였다.

《훈련은 미루고 철석동무의 큰아버지집부터 좀 가봅시다.》

리명진은 아연해하며 장군님앞에 다시 나섰다.

《장군님, 시간이 너무…》

그이께서는 이미 결심하신듯 도리머리를 하시며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시였다.

《그래도 그 농민을 꼭 만나보아야 하겠습니다.》

 

2

 

승용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조금 열려진 차창으로 향긋한 낟알향기가 흘러들었다. 길옆의 여기저기 밭들에 한창 자라는 가을무우, 배추들이 보였다.

앞좌석에 앉으시여 차창밖의 가을풍경을 내다보시던 장군님께서 몸을 돌리시였다.

《철석동무, 큰아버지의 이름이 김봉태가 아니요?》

뒤좌석에 긴장하게 앉아있던 김철석이 자세를 바로하며 말씀드렸다.

《옳습니다, 장군님.》

그이께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그러니 동무가 봉태로인의 조카였구만. 어쩐지 그렇게 예감이 들더라니까, 생김새도 비슷하고…》 하시고는 다시 차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새파란 하늘에 햇솜같은 흰구름이 한껏 높이 떠있었다.

이미 가을을 끝낸 밭모서리에서 살찐 황소 한마리가 땅에 드러누워 한가로이 새김질을 하다가 승용차소리를 들었는지 대가리를 들고 퉁방울눈으로 쳐다본다. 정말이지 하늘은 높아지고 말이 살찐다는 좋은 계절이다.

《동무 큰아버지를 만나던 때가 생각나오. 46년도 마가을이였지.》

그때 토지개혁의 혜택으로 제땅에서 한해농사를 지은 여러 지방의 농민들이 애국미를 가지고 평양으로 올라왔었다. 그들속에 김봉태라는 로인도 있었다.

《장군님, 우리 토산은 산골이라 논농사를 하지 못합니다.》

솥뚜껑같은 두손을 어색하게 배허벅에 붙이고 자기가 가지고 온 수수쌀가마니들을 바라보며 로인이 송구스러운 어조로 하는 말이였다.

아마 남들처럼 하얀 옥백미를 가지고 오지 못하는것이 못내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장군님께서는 그때 그의 마음을 풀어주시려고 몸소 가마니를 헤치고 알알이 여문 수수쌀을 한줌 쥐여보기까지 하시였다.

《수수알들이 하나같이 크고 잘 여물었습니다. 로인님, 고맙습니다. 자기의 손으로 제땅에서 걷어들인 낟알을 알알이 골라 이렇게 가지고 먼길을 오신 그 마음이 얼마나 훌륭합니까?》

그제서야 로인은 주름잡힌 얼굴에 벙글서 웃음을 지으며 한손을 자기의 목덜미로 가져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군님께서 저희들에게 땅을 주셔서 정말 속이 후련하도록 농사를 지어보았습니다. 이젠 평생소원이 풀렸습니다.》

장군님께서는 투박한 로인의 손을 꼭 잡아주시였다.

《이제는 그 땅이 영원히 로인님의 땅이 되였으니 오래오래 사시면서 맘껏 농사를 지으십시오.》

승용차가 덜컹 들추는 바람에 장군님께서는 추억에서 깨여나시였다.

《철석동무, 동무는 중앙보안간부학교에 올 때 배낭에 호미를 넣고 왔다지?》

그이의 말씀에 철석은 어디에 눈길을 둘지 몰라 허둥거리며 저도 모르게 한손을 목덜미로 가져갔다. 그의 거동이 봉태로인의 행동과 꼭 같다는 생각이 드시여 장군님께서는 미소를 머금으시였다.

《어디 말해보오. 거기에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은데…》

다심하신 그이의 말씀에 철석은 어줍게 웃었다.

《장군님, 그건 우리 집 가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르로운 승용차의 동음이 차안에 울렸다.

…철석의 고향은 여기 토산이였다. 고조부인지 중조부인지 오래전 그때 경상도 어디에서 살던 조상들이 무슨 란을 피해 괴나리보짐을 메고 살길을 찾아다니다가 주저앉은 곳이 이 토산땅이라고 했다.

마을앞으로는 림진강이 흐르고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강을 길들일수 없는 강, 심술강이라고 불렀다. 물살이 빠른데다가 봄시위때나 장마철때면 무섭게 범람하는 강물이 애써 일쿠어놓은 밭들을 휩쓸어 순식간에 자갈, 모래땅으로 만들어버리군 하였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 모래, 자갈들을 져내고 흙을 날라다 깔면서 아글타글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한 생활도 오래 갈수 없었으니 그것은 이 땅을 강점한 일제와 그놈들을 등에 업은 지주놈들때문이였다.

철석이네 가문도 《토지조사령》때문에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여 한지에 나앉게 되였다.

두눈을 펀히 뜨고 제땅을 빼앗긴 철석의 아버지는 너무 분해 군청으로 달려가 상소를 하며 싸웠지만 오히려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죄로 두손에 쇠고랑을 차고 왜놈경찰서에 끌려갔다.

그후 철석이네는 설화산기슭에 초막을 짓고 화전을 뚜지며 살아갔다.

류치장에서 매를 맞아 허리가 부러진 아버지와 심화병으로 앓아누운 어머니를 대신해서 철석이도 어려서부터 자기의 키보다 더 큰 지게를 지고 하루종일 산비탈로 거름을 져날라야 했다.

철석이가 자라 농사일을 할만 하게 되자 이번에는 《징용》에 걸리게 되였다. 그는 할수없이 고향을 떠나 여기저기 놈들의 눈을 피해가며 숨어있지 않으면 안되였다.

나라가 해방되여 고향으로 돌아오니 아버지는 류치장에서 얻어맞은 어혈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도 심화병이 도져 한많은 세상을 저주하며 눈을 감은 뒤였다.

철석에게 남은것이란 아버지때부터 쓰던 끝이 모지라진 호미 한개가 전부였다. 그는 억이 막혀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해방은 그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나라에서 구릉벌의 땅을 무상으로 분여한것이였다. 쾅, 쾅, 향긋한 송진내가 풍겨나는 나무표말을 땅에 박으며 큰아버지도 울고 철석이도 울었다.

평생소원이던 제땅을 가지게 되자 그들은 밤잠도 잊고 이악하게 농사를 지었다. 하여 가을에는 보란듯이 낟알더미를 쌓았고 번듯하게 새집도 일떠세웠다. 손에 쥔것이란 호미 한자루뿐이던 그들이 한해사이에 옛날 부자 부럽지 않게 되였다.

어느날 해질무렵인데도 들어오지 않는 큰아버지를 찾아 철석이 벌로 나가니 그는 가을걷이를 끝낸 밭어귀에 앉아있었다.

《여기 좀 앉아라.》

철석이 옆으로 다가가자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약간 갈린듯 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따라 별로 신중한 기색이였다.

《우리가 백성으로서 제구실을 제대로 못하는것 같다.》

《예? 그건 무슨 말씀이예요?》

철석은 의아해서 큰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는 장알이 박힌 투박한 손으로 담배쌈지를 꺼내여 천천히 말기 시작했다. 그러는 그의 손이 알릴듯말듯 떨렸다.

《글쎄 제땅이 없어 지지리도 못살던 우리들에게 땅을 주신 장군님께 인사 한마디 드릴줄을 몰랐으니…》

철석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머리를 슴벅거렸다.

《큰아버지, 정말 훌륭한 생각을 하셨어요.》

철석이 흥분하여 큰아버지의 손을 꼭 부여잡는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스레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웅심깊어보이는 큰아버지의 두눈이 달빛에 번쩍였다.

그날부터 그들은 알알이 낟알을 골라 애국미를 마련했다.

큰아버지가 평양으로 갈 때는 온 마을이 떠들썩 했다. 장군님을 만나뵙고 돌아왔을 때는 주변마을까지 모두 명절분위기처럼 들끓었다.

그해 겨울부터 38도선의 정세는 사뭇 긴장해졌다. 밤마다 어디선가 계속 총소리가 들려오군 하였다. 놈들이 쳐들어올 준비를 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았다.

《철석아, 난 네가 손에 총을 잡았으면 한다.》

한밤중에 울린 총소리에 온 집안이 불안하여 잠들지 못하던 어느날 큰아버지가 하는 말이였다.

《우리 땅이야 우리가 지켜야지.》

철석은 목이 콱 메였다. 지금껏 아버지의 원쑤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한순간도 마음속에서 떠난적이 없는 그였다. 더구나 저 남쪽에서 지난날 구릉벌을 타고앉았던 변지주놈이 또다시 이 땅을 빼앗으려고 한다지 않는가.

다만 자기마저 없으면 혼자 농사를 지어야 하는 큰아버지네 집일이 걱정스러워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있었는데 그가 먼저 이 말을 한것이다.

철석의 마음을 알았는지 큰아버지가 그의 어깨에 천천히 손을 얹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일없다. 나는 이 벌을 내 손바닥보다 더 잘 알고있으니 래년에는 네몫까지 합쳐 본때있게 농사를 지울테다. 아무렴 제땅이 있는데야.…》

《고마워요, 큰아버지.》

며칠후 철석이 길떠날 차비를 하는데 큰아버지가 끝이 모지라진 호미를 들고들어와 배낭에 넣어주며 말하였다.

《아버지의 유물인데 건사하여라. 너는 이 구릉벌에 태를 묻은 사람이다. 그러니 어디서 무슨 일일 하건 자기의 근본을 잊지 말아라.》

철석이가 큰아버지를 다시 만난것은 올해 4월초 중대가 이곳으로 이동하여왔을 때였다.

그는 훈련장문제를 놓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큰아버지를 찾아갔던것이다.

큰아버지는 철석이가 어엿한 군관이 되여 나타나자 너무 기뻐 어깨우의 별을 쓸어보고 또 쓸어보며 연방 두눈을 슴벅였다.

《네가 큰사람이 되였구나. 이제는 너의 아버지가 편히 눈을 감게 됐다.》

큰어머니도 철석이가 좋아하는 순두부를 앗아주겠다며 분주히 돌아갔다. 망질을 하면서도 그는 연신 옷고름으로 눈굽을 찍었다.

저녁상을 물리자 철석은 마음을 가다듬고 찾아온 사연을 터놓았다.

큰아버지는 처음에는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듯 물끄러미 쳐다만 보더니 차츰 얼굴색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한참이나 철석을 초점흐린 눈으로 멍히 바라보고나서 힘들게 입을 열었다.

《그래, 꼭 내 땅을 련병장으로 써야 하겠느냐?》

철석이 구릉벌의 지형이 훈련장으로서 제일 적합한 자리라는것을 구구히 설명하였으나 큰아버지는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담배만을 뻐금뻐금 피우며 앉아있던 큰아버지는 마침내 움쑥 일어나 밖으로 훌 나가버렸다.

부엌에서는 달그락소리마저 들려오지 않았다. 큰어머니도 철석의 말을 다 들은 모양이였다.

텅빈 방안에 홀로 그린듯이 앉아있던 그는 벽에 걸린 큰아버지의 웃옷을 벗겨들고 밖에 나섰다.

유난히도 달이 밝았다. 산기슭을 따라 내려부는 찬바람이 몸을 오싹하게 했다.

아니나다를가 큰아버지는 구릉벌의 지경돌우에 앉아있었다.

두툼한 마라초를 들이빨 때마다 이마에 깊숙이 패인 주름살들이 눈에 알리게 꿈틀꿈틀했다.

철석은 큰아버지의 어깨에 웃옷을 걸쳐주며 갈린 어조로 말했다.

《큰아버지, 정 그러시다면… 다른 방도를 찾아보겠어요. 날이 찬데 어서 집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럼 전…》

그길로 부대로 돌아왔다. 부대에 돌아와서도 자기의 뒤를 퀭한 눈길로 바라보던 큰아버지의 모습이 그냥 떠올라 철석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큰아버지가 철석을 찾아왔다. 두눈이 벌겋게 충혈이 진것으로 보아 지난밤 한잠도 자지 못한것이 분명했다. 아마 밤새도록 구릉벌에 앉아있었을것이다.

그는 철석을 어색하게 바라보며 어줍게 입을 열었다.

《밤새 생각을 해보니 네 말이 옳다. 내 그 땅을 내놓으마. 제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대를 위한 일인데…》

큰아버지는 이마의 주름살을 씰룩거리며 괜히 헛기침을 깇었다.

《그리고 어제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 나를 리해해다오.》

철석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고마워요. 저도 큰아버지가 그렇게 나오실줄 알았어요. 이제 제가 리위원장과 토론하여 다른 좋은 땅을 받도록 하겠어요.》

큰아버지의 두손을 부여잡으며 그는 감격해서 말하였다.

며칠후 중대에 내려온 리명진은 이 사실을 알고 철석에게 따져물었다.

《아무리 큰아버지의 땅이라고 해도 그렇지. 우리가 왜 손에 총을 잡았소? 바로 동무의 큰아버지와 같은 인민을 위해서란 말이요.》

철석이 구릉벌과 큰아버지에 대하여 자세히 말하였으나 그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큰아버지를 만나보고서야 리명진은 감심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정말 동무 큰아버지는 좋은분이요. 철석동무, 당장 농번기도 닥쳐왔는데 아무리 정세가 긴장해도 우리가 땅도 일쿠어주고 씨앗도 뿌려주기요.》

《알겠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지가 바로 몇달전이였다.…

어느덧 승용차는 마을어귀에 들어서고있었다.

《장군님, 저 마을 첫번째 집이 우리 큰아버지의 집입니다.》

철석은 조심히 말씀드렸다.

 

3

 

김일성동지께서는 차에서 내리시여 나지막한 산기슭에 자리잡은 마을을 정깊은 눈길로 바라보시였다.

마을은 크지 않았다. 초가이영을 한 집들이 많았는데 해방후에 지은듯 한 번듯한 기와집들도 여러채 보였다.

마을앞길옆으로는 진흙과 벽돌로 울담을 쌓고 그우에 새초이영을 씌웠는데 담에 의지하여 세운 덕대들을 타고 줄당콩넌출들이 줄줄이 뻗어올랐다.

매 장대마다에는 보라빛당콩꼬투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집집의 지붕들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들이 해빛에 반사되여 막 타는것만 같았다.

철석이 큰아버지의 집앞으로 다가가 싸리나무로 엮어만든 삽짝문을 잡아당겼으나 끈으로 비끄러맸는지 잘 열리지 않았다. 그가 덤벼치며 문을 흔들자 낡은 사발을 땅에 박고 세운 문설주가 아츠러운 소리를 내였다.

《장군님,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모두 밭에 나간것 같습니다.》

마당에 들어선 철석이 장군님을 잡안으로 안내해드리려고 하였다.

《일없습니다. 주인도 없는 집안에 들어가면 되겠습니까?》

장군님께서는 천천히 토방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제가 얼른 큰아버지를 데려오겠습니다. 밭이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철석이 급히 삽짝문을 나서자 장군님께서는 토방의 멍석우에 널려진 강냉이이삭들을 한쪽으로 밀어놓으시고 그우에 스스럼없이 걸터앉으시였다.

그리 크지 않은 마당 한쪽에 키낮은 울바자를 하고 가을남새를 심었는데 벌써 잎이 푸르게 키돋움을 하고있었다.

한쪽구석에 쌓아놓은 거름무지도 보였다. 아마 래년에 밭에 낼 거름을 벌써부터 장만하는것 같았다. 그우에서 한무리의 닭들이 서로 승벽내기로 거름을 두발로 마구 헤짚으며 먹이감을 찾고있다.

또 이쪽모퉁이에는 크고작은 세개의 독이 주런이 놓여있는데 그밑에 새초로 알뜰하게 엮은 깔개도 보였다.

여기저기서 주인의 깐진 일솜씨가 엿보였다.

잠시 마당을 둘러보시던 장군님께서는 토방우의 한쪽구석에 단을 매달고 올려놓은 여러개의 뒤웅박들에 눈길을 멈추시였다.

《나는 농촌마을에 올 때마다 만경대에 계시는 우리 할아버님, 할머님이 생각나군 합니다.》

닭들이 헤쳐놓은 지푸래기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리명진을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신 장군님께서는 뒤웅박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시였다.

리명진이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여 그이의 옆으로 다가섰다.

《동무는 탄광출신이지? 이것이 바로 농촌집들에서 흔히 쓰는 뒤웅박이라는거요. 우리 농민들은 한해농사를 짓고는 거기에서 제일 좋은 낟알들을 알알이 골라 다음해에 쓸 종자를 여기에 담아 보관하군 하였소. 생활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 종자들에만은 손을 대지 않았지.》

장군님께서는 감개한 어조로 말씀하시며 맨앞에 놓인 뒤웅박뚜껑을 열어보시였다.

순간 그이께서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였다.

비여있어야 할 그안에 알찬 수수알들이 가득 들어있었던것이다.

잠시 그것을 들여다보시던 장군님께서는 뚜껑을 덮으시고 다음 뒤웅박들을 차례로 열어보시였다.

거기에도 조, 팥, 깜장콩을 비롯한 여러가지 종자들이 모두 가득가득 있었다.

《주인이 올해에 이 종자들을 왜 땅에 뿌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리명진이 머리를 기웃거렸다.

장군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처음의 뒤웅박에서 수수종자를 한줌 꺼내 들여다보시다가 천천히 쏟으시였다.

알찬 수수알들이 떨어지며 사르륵사르륵 소리를 내였다.

몇년전에 만나보신 봉태로인의 얼굴이 떠오르시였다. 거쿨진 손, 이마의 굵은 주름살, 자기 땅에서 한껏 농사를 지어보아 평생소원을 풀었다고 말하며 환히 웃던 얼굴이였다.

그 로인의 두눈에 지금은 어두운 그늘이 비낀것처럼 생각되시였다.

수수알들이 떨어지며 내는 소리가 제땅을 내놓고 혼자 마음썩이는 그의 심중의 말처럼 들리시여 그이께서는 마음이 쩌릿해지시였다.

이 씨앗들은 구릉벌에서 거두어들인 낟알들일것이다. 다음해에 그 땅에 뿌리려고 겨우내 건사해두었겠지, 그런데 땅이 바뀌였으니…

잘나도 못나도 제 자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농사군에게는 자기의 땅이 제 살점과도 같은것이다.

이윽고 장군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우리 할아버님, 할머님도 한생을 이렇게 농사를 지으셨고 지금도 땅을 가꾸며 살아가고 계시오.》

저 멀리 하늘가를 바라보시는 그이의 안광에 회억의 빛이 짙게 어리시였다.

만경대의 고향집도 여기와 같이 수수한 농촌집이였다.

싸리나무로 엮은 삽짝문, 쭈그러진 독… 마당 한쪽에 쌓아놓은 거름무지.

어리신 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방불히 떠오르시였다.

할아버님께서는 매일 어뜩새벽이면 일어나시여 주변의 밭들을 가꾸군 하시였다.

장군님께서 보자기에 끼니를 싸드시고 찾아가실 때마다 할아버님의 바지아래도리는 이슬에 늘 축축히 젖어있었다.

장군님을 자신의 무릎우에 앉히시고 잎담배를 다져넣은 대통에 부시로 불을 붙여 맛나게 피우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저 골짜기에는 수수를 심고 이 골짜기의 밭들에는 보리와 콩을 심으련다.》

그러시면서 자신이 가꾸시는 땅들을 대견하게 바라보군 하시였다.

이것이 이 나라 백성들의 소박하고 근면하고 곡진한 마음들이였다.

제땅에서 마음껏 농사를 짓는것이 이들의 하늘같은 소원이였고 념원이였다.

 

4

 

이때 삽짝문이 열리며 봉태로인이 허겁지겁 마당에 들어섰다.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얼른 토방에서 내려서시여 그에게로 마주 다가가시였다.

그이의 앞에 선 로인은 천천히 두무릎을 꺾으며 주저앉았다. 아마 큰절을 드리려는것 같았다. 무슨 말을 아뢰이려는듯 하였으나 너무 흥분하여서인지 그저 입술만을 씰룩이였다.

《로인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그간 건강하셨습니까?》

장군님께서는 허리를 굽히시고 로인의 한쪽팔을 잡으시였다.

《장군님.》

로인은 목메여 이렇게 부르기만 할뿐 인사의 말씀 한마디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뒤미처 따라들어온 철석이 큰아버지를 부축해드렸다.

《큰아버지, 진정하세요.》

엉거주춤 일어선 로인은 어린아이처럼 팔소매로 두눈굽을 뻑 훔쳤다.

《제 그만… 장군님께서 우리 집에 오신것이 너무 꿈만 같아서…》

장군님께서는 로인의 손을 다정히 잡으시고 토방우로 이끄시였다. 그를 멍석우에 편히 앉혀주시고 자신께서도 그옆에 자리를 잡으시였다.

《제 이곳 농민들의 생활형편이랑 알고싶어 이렇게 들렸습니다.》

소탈하신 장군님앞에서 어느덧 긴장감이 녹아버린 로인이 얼굴에 벙글서 웃음을 지었다.

《동무들도 여기에 와 앉소. 우리 함께 한생 땅을 가꾸어온 로인님의 말을 들어봅시다.》

리명진과 철석을 바라보시며 하시는 말씀이시였다.

《로인님, 조카까지 군대에 내보내고 혼자서 땅을 다루시려니 얼마나 힘이 드시겠습니까?》

봉태로인은 황송함을 금치 못해하면서 두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올봄에도 군대들이 땅도 다 일쿠어주고 씨앗까지 뿌려준데다가 후방가족이라고 동네사람들이랑 제마끔 도와주어 오히려 헐하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래도 김매기랑 힘에 부칠 때가 많겠는데… 그래 올해농사작황은 어떻습니까?》

일순 로인의 두눈이 흐려졌다.

《장군님, 면목이 없습니다. 모두들 성의껏 도와주었는데 사실 농사는 씨원스레 짓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파악이 없는 땅이다보니 거기에 맞는 씨앗을 제대로 심지 못한것 같습니다. 가만 보니 둔덕우의 땅이라 거기에 보리나 콩을 심었어야 하는건데…》

《그럴것입니다. 땅이라는게 원래 거기에 꼭 맞는 씨앗을 뿌려야 높은 소출을 낼수 있는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말씀하시던 장군님께서 로인의 젖은 바지가랭이를 바라보시며 물으시였다.

《그런데 지금 어디서 오시는 길입니까?》

《예, 땅을 좀 걸구어보려고 림진강기슭의 늪가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여울목아래쪽에 썩은 부식토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것들만 다 들춰내여 밭에 깔아주면 래년농사는 문제없을것 같습니다.》

철석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구릉벌 걸구려고 큰아버지와 함께 거름을 져나르던 때를 회상하면서 자기들이 그 땅을 훈련장으로 하는 바람에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것을 새삼스레 느낀것이다.

《로인님, 몇해나 농사를 지어 이제는 정이 들었을 땅을 내놓자니 얼마나 마음이 서운했겠습니까?》

장군님께서 다심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자 로인은 눈을 슴벅이면서도 도리머리를 했다.

《아니, 아닙니다. 그 땅은 제가 스스로 내놓은것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선뜻 대답을 못하고 주저했더랬습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죄스럽습니다. 글쎄 우리 군대를 위한 일인데… 장군님, 너무 근심하지 마십시오. 저도 이제는 새땅에 정을 붙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가슴이 뭉클해지시였다.

우리 인민은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가.

《로인님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저 구릉벌은 몇년동안 다루어보았으니 속속들이 파악했댔겠지요?》

제땅에 대한 말이 나자 로인은 활기를 띠였다.

《구릉벌이야 눈을 감고도 환했지요. 저기 둔덕을 따라 보리나 조를 심으면 그이상이 없습니다. 아래쪽에는 수수를 심기에 딱 적합합니다. 그러면 그렇게 굳은 수수대도 막 휘여들 정도로 무거운 이삭이 매달리군 했습니다.》

그는 성수가 나서 구릉벌의 지형을 손세를 써가며 설명하면서 어디어디에는 무슨 곡식을 심으며 장마철에 물도랑을 어떻게 째군 하였는가 하는것까지 일일이 말씀드리였다.

《거기에 논을 풀수는 없었습니까?》

장군님께서 이렇게 물으시자 로인은 뜻밖이라는듯 두눈을 둥그렇게 떴다.

《구릉벌에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원래 여기야 논농사를 하기에 알맞춤한 곳이 아닙니까?》

그래도 머리를 기웃거리던 로인이 드디여 입을 열었다.

《글쎄 이 주변에 몇뙈기의 논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림진강의 물이 산골물이라 여름에도 굉장히 차거운것입니다. 그래서 랭기를 받아 벼모들이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그는 이 고장에서 벼농사는 가망이 없다는듯이 한손을 내리그었다.

《저도 그래서 이곳 지형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로인의 무릎우에 자신의 손을 다정히 얹으시였다.

《로인님,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강 저 웃쪽에서부터 산기슭을 따라 길게 물도랑을 째면 여기까지 오면서 물온도가 좀 오를것이고 그다음 웃쪽 후미진 곳에 큰 웅뎅이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물을 채워놓았다가 더워진 다음 뽑아쓴다면 말입니다.

그러면 여기서도 얼마든지 벼농사를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군님께서 이렇게 자세히 설명을 하시자 로인의 두눈이 점점 커지더니 별안간 일어나며 자기의 무릎을 탁 쳤다.

《아, 그렇게만 한다면야 구릉벌만이 아니라 여기 숱한 밭들을 모두 논으로 풀수 있습니다.》

그러더니 허공 어딘가를 바라보며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흰쌀밥이라…》

두눈을 쪼프리고 무아경에 잠겨있는듯싶던 로인이 장군님을 우러르며 목갈린 음성으로 말씀드렸다.

《그러니 그때 제가 평양에서 실없이 한마디 말씀드린걸 새겨두시고 지금껏 마음써오시다니… 장군님!》

숨이 컥 막히는지 말끝을 흐리던 로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장군님, 대대로 내려오며 지지리도 못살던 우리 농군들에게 땅을 주신것만 해도 그 은혜 어디에도 비할바가 없는데 오늘은 또 멀고 외진 이 산골에까지 찾아오시여 흰쌀밥을 먹이시려고 그토록 마음쓰십니까? 정말 우리같은 백성들이 뭐라고…》

《그러지 마십시오. 옛날부터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로인님과 같이 땅을 다루는 농사군들은 그 누구보다도 제일로 떠받들리워야 할 사람들입니다.》

벙글서 입을 벌린 로인의 눈가에 눈물이 핑 고여올랐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부엌문가에 서있는 자기 마누라를 바라보는 그의 눈가에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제 금새를 깨달은 자랑스러움이 짙게 어리여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다정한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저 구릉벌에 박아놓은 지경돌말입니다. 거기에도 무슨 사연이 있지 않습니까?》

로인은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저 구릉벌은 우리 집 가문이 대대로 내려오며 가꾸어오던 땅입니다. 장군님 찾아주신 땅을 두번다시 빼앗기지 말자고 설화산에서 달구지로 그 돌을 날라다 박았더랬습니다. 영원히 지키려고 글까지 새겨서 말입니다.》

장군님께서는 투박한 로인의 두손을 꼭 마주 잡아주시였다.

《그러니 우리가 로인님의 그 귀한 땅을… 우리 동무들을 대신해서 제가 대신 사죄를 해야 하겠습니다.》

《아, 아니 장군님. 무슨 그런 말씀을…》

로인의 두볼이 후들후들 떨렸다.

《제 아무리 이 산골에서 땅만을 뚜지며 살아왔어도 백성이 제땅을 지켜주는 우리 군대를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잘 압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국사이기에…》

장군님께서는 로인의 두손을 따뜻이 쓸어주시면서 약간 갈린듯 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나라를 위한 로인님의 그 마음이야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게도 정이 들었던 그 땅을 내놓고 얼마나 마음이 허전했겠습니까. 아마 지금도 구릉벌을 바라보면 아쉬운 생각이 들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로인님.》

젖은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그이의 모습을 우러르는 주글주글한 로인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올랐다. 두손을 맡긴채로 한동안 얼이 빠진듯이 멍해있던 로인이 그만에야 장군님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어쩌면 저의 마음을 그렇듯 속속 들여다보십니까?》

어깨를 떨며 흑흑 흐느끼던 로인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들었다.

《사실 오늘도 저 구릉벌옆을 지날 때 마음이 막 미여지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마음을 언제한번 그 누구에게도 말해본적이 없습니다. 우리 조카도 지어 제 마누라도 이걸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데 … 장군님께서 어쩌면 이렇게…》

로인의 두눈에 하늘의 눈부신 해가 비쳐들었다. 눈물속에서 해빛에 반짝였다.

뒤웅박앞에 선 부려단장 리명진은 그속의 씨앗을 한줌 꺼내들고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다. 지금에 와서야 그는 이 종자들이 왜 지금도 땅에 뿌려지지 못했는지를 깨달은것 같았다.

철석은 토방돌우에 앉아 머리를 푹 숙이고 한자세로 앉아있었다. 다만 세차게 오르내리는 그의 두어깨가 가슴속에 일고있는 뜨거운 격정을 가까스로 참고있음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있었다.

장군님께서는 철석의 큰아버지에게서 현재 마을사람들의 살림살이형편도 세심히 알아보시고 앞으로 이곳 농민들이 더 잘살아나갈 방도에 대하여서도 차근차근 일깨워주시였다.

어느덧 떠날 시간이 되여 장군님께서 자리를 일으시였을 때 봉태로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두손을 마주잡고 간절히 청을 드렸다.

《장군님, 우리 집에 오셨던김에 제가 농사지은 낟알로 지은 진지를 좀 드시고 가셨으면 합니다.》

장군님께서는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그냥 가지만 앞으로 저 뒤웅박들의 종자들로 심은 낟알들을 걷어들였을 때 다시 오겠습니다. 그때는 정말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장군님.》

로인은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부엌문설주에 몸을 기댄 철석의 큰어머니 량볼에서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있었다.

 

5

 

승용차는 이미 마을을 벗어나 빠르게 달리고있었다.

이제는 떠나가는 승용차를 우러러 허리굽혀 큰절을 드리던 철석의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장군님께서는 자꾸만 그쪽을 돌아보군 하시였다.

항일무장투쟁시기 량수천자에서 있은 일이 떠오르시였다. 그때 장군님께서는 한 로인의 집에 물을 길어주시려고 도끼로 얼음을 까시다가 그만 도끼날을 물속에 빠뜨리시였었다. 몇시간이나 그걸 찾으려고 애를 쓰시였으나 끝내 찾지 못하시였다. 지금도 그때 일을 회상하실 때마다 그 로인에게 미안스러운 감정과 함께 인민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칠 결심을 더 굳히군 하시는 그이이시였다.

이것은 자신께서 혁명의 길에 나서시던 때부터 굳게 다지신 필생의 맹세였다.

항일무장투쟁시기에도 고기는 물을 떠나 살수 없듯이 유격대는 인민을 떠나서는 살수 없다는것을 항상 대원들에게 심어주군 하시였었다.

그래서 이 땅우에 인민대중이 주인이 된 나라, 그들의 희망, 소원, 의견을 제일 귀중히 여기고 그들을 떠받들 나라를 세우려는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앞으로도 철석의 큰아버지와 같은 인민을 위하는 길에 자신의 모든것을 다 바치실 생각을 다시한번 가다듬으시며 가슴이 뻐근하도록 심호흡을 하시였다.

《동무들은 훈련장을 정할 때 자기의 땅을 내놓는 로인의 심정을 깊이 생각해보았습니까?》

리명진이와 철석을 돌아보시며 하시는 말씀이시였다.

《장군님, 정세가 하도 긴장한 때여서… 인민은 항상 군대를 도와야 한다고만 생각하였습니다.》

김일성동지의 눈빛이 번쩍이였다.

《아니,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그들을 더 잘 지켜주어야 합니다.》

잠시 차창밖을 바라보시던 장군님께서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가 꼭 그 땅을 훈련장으로 하여야 하겠는가? 바로 그들을 위하여 손에 총을 잡았고 목숨까지도 바치려고 하는 우리가 말이요. 이것은 결코 얼마 안되는 땅에 한한 문제가 아니라 인민에 대한 관점문제입니다.》

심오한 진리를 밝히시는 장군님의 음성은 담담하시였다.

《물론 번듯한 훈련장에서 싸움준비를 하면야 좋지. 그러나 중요한건 그것이 아니요. 생각해보시오. 우리가 언제 든든한 후방기지나 훈련장을 꾸려놓고 훈련을 하여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와 싸워이겼소? 우리는 지금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제와 맞서있소.

여기에서도 승리의 비결은 오직 한가지, 인민을 위하는것이요. 우리는 언제나 인민을 위하여야 한다! 이것이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반드시 명심해야 할 우리의 근본리념입니다. 땅에 든든히 뿌리를 박고 선 나무는 그 어떤 왕가물이나 큰물이 져도 끄떡하지 않소.》

마디마디에 힘을 주어 말씀하시는 장군님을 리명진과 김철석은 경건한 마음으로 우러르고있었다.

그들은 그것이 인민을 하늘처럼 믿고 인민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 바치고계시는 김일성동지의 절대불변의 이민위천사상이라는것을 가슴뜨겁게 느끼고있었던것이다.

철석은 자기가 손에 총을 잡을 때 배낭에 호미를 넣어주며 하던 큰아버지의 말이 귀전을 때렸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언제나 자기의 근본을 잊지 말아라.》

이 순간 그는 자기자신이 이 세상에 새롭게 태여난듯 한 느낌이 들었다.

리명진이 장군님께 절절히 말씀드렸다.

《장군님, 당장 중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땅을 주인에게 돌려주게 하겠습니다.》

그의 얼굴에도 자기들이 장군님의 크나큰 뜻을 잘 받들지 못하였다는 자책감이 짙게 어리여있었다.

장군님께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동무들이 그렇게 하겠다니 나도 기쁘오.》

그이께서는 철석을 다심한 눈길로 바라보시였다.

《내 한가지 부탁하겠소. 아마 동무의 큰아버지랑 마을사람들이 구릉벌이랑 그 모든 밭들을 논으로 만들자면 힘에 부칠거요. 수로를 파는것도 그렇고… 그러니 동무들이 좀 도와주시오. 나도 그들이 하루빨리 흰쌀밥 먹는것을 보고싶구만.》

철석의 온몸이 확 달아올랐다.

《이해 가을중으로…》

더듬거리던 그가 몸가짐을 바로하며 절절히 말씀드렸다.

《장군님, 래년부터 꼭 논농사를 할수 있게 해주겠습니다.》

《고맙소.》

그제서야 좀 마음이 놓이시는듯 장군님께서는 의자등받이에 가볍게 몸을 기대이시였다.

어느덧 승용차는 철석의 중대가 자리잡은 병실쪽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에 다가섰다.

《동무들의 훈련모습을 못 보고 가는것이 마음에 걸리오. 앞으로 다른 곳에 더 멋지게 훈련장을 꾸린 다음 그때 와서 보기오.》

철석이 차에서 내리는데 장군님께서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중대지휘관들과 전사들에게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 그리고 건강하시오.》

《장군님.》

철석은 끝내 끓어오르는 격정을 참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렸다.

이 순간 이렇듯 넓고 자애로운 어버이의 크나큰 품이 자기를 내세워주고 걸음걸음 이끌어주고있음을 가슴뿌듯이 느끼였던것이다.

승용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철석은 정중히 차렷자세로 거수경례를 올렸다.

위대한 태양의 품에서 자기자신의 근본을 다시한번 자각한 인민군군관이 드리는 뜨거운 감사의 인사였다.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네이버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Google+로 보내기 Evernote로 보내기 Reddit로 보내기
 
우리민족끼리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E-mail) : urimanager@silibank.com 홈페지내용에 관한 문의(E-mail) : uriminzok@silibank.com
Copyright © 2003 - 2013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gotop
 
기사종합
 
도서, 잡지
 
영화, 음악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