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4호에 실린 글
수 필
할아버지를 닮는다
한 영 실
붕― 기적소리가 울린다.
앞가슴마다 빨간 꽃송이를 달고 초소로 떠나는 우리들을 온 평양시가 바래주었다.
선생님과 동창생들, 부모친척들로 역구내는 명절처럼 흥성이였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에 앞을 다투어 피여난 살구꽃이며 진달래도 군복을 입은 우리들을 축하하여 하느적거린다.
《안녕히 계십시오. 선생님, 위훈의 소식을 기다려주십시오.》
《잘 가라, 영실이. 어디 가도 우리 우정 변치 말자!》
정깊은 인사말과 뜨거운 눈길들을 모두 안고 나는 렬차에 올랐다.
선생님과 동무들의 모습은 차창너머 멀어져가도 그들이 안겨준 기념품들은 한가슴도 모자라게 쌓여져있다.
병사수첩, 목달개, 손거울, 만년필…
고향과 모교는 멀리 떠나도 초소까지 함께 갈 그들의 마음이고 정이였다.
《귀중한 청춘시절을 값있게 살자!》, 《영원한 추억속에》
마디마디 부탁과 믿음이 실린 수첩장들을 펼치던 나는 그속에서 사진 하나를 꺼내들었다.
군복을 입은 며칠전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였다.
《어디 좀 보기요. 이분이 동무 할아버지인게구만.》
앞에 앉은 군관이 사진을 넘겨받으며 하는 소리였다.
《예, 장령입니다.》
나는 할아버지에 대한 자랑을 이 한마디 말속에 다 담았다.
《음, 그럴줄 알았소. 신통히 동문 할아버지를 닮았구만.》
옆에 앉은 동무들도 사진을 돌려보며 머리를 끄덕이였다.
장령과 전사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활짝 웃는 모습은 나로 하여금 머나먼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였다.
군복은 나에게 있어 오늘에 처음 입은 《옷》이 아니였다.
걸음마를 떼던 그때부터 나는 《군복》을 입고 다녔다. 어머니는 전쟁로병이며 장령인 할아버지와 꼭같은 《군복》을 어린 내 몸에 꼭 맞게 해주었다.
아마도 할아버지가 제일 고와하는 나에게는 응당 그런 옷이 어울리는지.
명절날이면 나는 군복입은 할아버지의 손목에 이끌려 거리에 나오군 하였다.
할아버지와 꼭같이 《군복》을 입은 나의 모습을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도 감탄의 눈길로 바라보군 하였다.
그럴 때면 할아버지의 주름잡힌 얼굴에도 대견함과 함께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손자를 둔 기쁨과 행복이 비끼군 하였다.
이렇게 나는 군복입은 할아버지의 손길에 이끌려 인생의 첫 걸음을 뗐다.
살같이 흐르는 세월속에 성장하는 나의 모습은 눈깜박할새없이 변했어도 장령복차림의 할아버지의 모습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내 조국의 번영을 위하여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전선길과 현지지도의 길을 끊임없이 이어가시는 위대한 장군님을 받들어 늘 전방에서 사시는 할아버지였다.
어쩌다 집에 들어온 날이면 할아버지는 군복입은 무릎우에 나를 앉히고 몇번이고 곱씹어 당부하군 하시였다.
《우리의 경애하는 장군님을 잘 모셔야 한다. 이보다 더 영예롭고 성스러운 일은 없다.
이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를 총대로 받드는것으로 우리 가정의 대를 이어라.》
총대로 이어가는 우리 가정의 대!
우리가 자라온 세월은 이 말의 참뜻을 깨우쳐주는 나날이였다.
우리 민족이 대국상을 당한 이후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책동과 극심한 자연재해로 하여 이 땅에 닥쳐왔던 준엄한 시련의 그 나날.
숨죽은 공장과 불꺼진 도시를 뒤에 두시고 전선길을 가시고 날바다를 헤치시는 우리의 선군령장 김정일장군님의 심중에는 조국수호가 국사중의 제일국사, 제일중대사로 자리잡고계시였으니.
자식에게 사탕알은 쥐여주지 못해도 군대를 위한 원군의 길에 모든것을 바쳐가는 이 나라 어머니들의 가슴속에 바란것은 무엇이였던가.
우리 장군님만을 따르자. 선군만이 살길이고 조국보위야말로 최대의 애국이거니 장군님을 받드는 그 길에 행복과 영광이 마중온다는 철석의 신념과 불굴의 의지였다.
할아버지세대, 아버지, 어머니세대가 수호한 이 땅의 귀중한 모든것은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만년토대로 되였고 위대한 장군님의 선군령도따라 오늘에는 눈부신 기적과 전변이 일어나 인민의 리상이 눈앞의 현실로 가까와오고있다.
강성대국건설의 최후승리를 앞당기는 오늘의 총공격전의 진두에 선 최고사령관동지의 정예부대 그 대오속에 나는 오늘 들어섰다.
군복입은 나의 모습, 그것은 혁명의 전세대들처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길에 청춘의 행복도 기쁨도 찾으려는 내 심장의 모습이다.
할아버지를 닮는다. 결코 겉모양만이 아니라 최고사령관동지와 사상도 의지도, 기질과 배짱도, 감정과 정서도 하나인 선군혁명의 전위투사, 수령결사옹위정신으로 심장을 불태우는 육탄결사대가 되리라.
가자, 전선으로! 위대한 장군님께서 기다리시는 최전연으로!
선군시대 동년배들아! 전선에서 만나자!
청춘의 희망과 리상이 펼쳐진 강성대국승리의 령마루가 저기 보인다.
렬차여 달려라, 전선으로 전선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