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7(2008)년 제11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단편소설

 

어느 여름날에

 

                                                                                                 조 인 영

 

강산을 불태우며 사납게 휘몰아치던 전쟁의 포연이 가라앉고 온 나라가 재더미를 털고 일떠서던 어느 여름날이였다.

어버이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전화의 나날에 겹쌓인 피로도 푸실 사이없이 서해안지구의 농촌들에 대한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였다.

그날은 일요일이였으나 수령님께서는 오전내내 군의 책임일군들에게 군이 나아갈 길을 환히 밝혀주신 뒤에야 떠나려고 밖에 나오시였다.

하늘은 푸르게 열려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문득 오늘 아침에 명산리에서 운동회를 한다고 하던 군당일군의 말을 상기하시였다.

승용차곁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신 그이께서는 부관에게 말씀하시였다.

《부관동무! 우리 명산리에 들려봅시다.》

예정에 없던 일이여서 잠시 얼떠름해졌던 부관은 의혹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뒤따라 차에 올랐다.

승용차는 행길을 미끄러지듯 달렸다.

화끈 단 길가에서는 후더운 땅김이 그물그물 피여올랐다. 파편에 상처입은 가로수아지에서는 매미들이 여무진 소리로 귀따갑게 울어대고 제비들은 푸른 하늘을 가로세로 썰며 자유로이 날아예고있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명산리로 들어가는 갈림길어귀에 차를 세우시고 행길에 내려서시였다.

그이께서는 멀지 않은 명산마을쪽에 정어린 시선을 보내시였다.

하늘높이 치솟은 백양나무에 둘러싸인 명산리소학교 운동장에서 구성진 농악무의 선률이 훈풍에 실려 기분좋게 들려왔다. 한동안 흥취나는 노래소리에 귀기울이시던 그이께서는 승리한 이 나라 인민들과 산천에 보내시는듯 한 미소를 그윽히 떠올리시였다.

얼마나 간고한 시련을 헤치며 피흘려 쟁취한 승리였던가! 도시와 농촌은 너무나도 참혹히 파괴되였었다. 미제는 조선이 100년이 걸려도 일떠서지 못할것이라고 떠벌이고있다.

하나 수령님께서는 군대와 인민을 전후복구건설에로 불러일으켜 온 세상이 보란듯이 부강조국을 일떠세울 일념에 넘치시였다.

명산마을에는 버섯모양의 초가집들이 띠염띠염 자리잡고있는데 전란으로 많은것을 잃으면서도 전시식량생산에 헌신해온 농민들이 거기에 살고있었다. 마을앞으로 작은 시내가 주절주절 흘렀다. 시내가에는 넓지 않은 풀판들이 듬성듬성 펼쳐져있었다. 전쟁통에도 용케 살아남은 버드나무들이 늘어선 버들방천에는 소꼴로 쓰기 좋은 함함하고 맛갈스런 풀들이 소담하게 자랐는데 그 풀판의 군데군데에 미제놈들이 마구 뿌려던진 폭탄구뎅이들이 심술을 부리듯 음울하게 자리잡고있었다. 전쟁전에는 저 개울가 풀판이나 버들방천에 힘꼴 쓰는 황소들과 껑충거리는 하릅송아지를 거느린 암소들이 평화롭고 한가하게 노닐며 느릿느릿 풀을 뜯고있었다. 하나 이 여름날에는 저기에 풀뜯는 소가 한마리도 없다.

위장하고 논밭 갈다 기총탄에 쓰러진 부림소는 그 얼마며 다리복구장에 통나무달구지를 끌고갔다가 소이탄에 불타 죽은 소들은 얼마였으랴.

그러니 지금 몇 안 남은 마을의 부림소들은 풀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을 사이없이 멍에를 멘채 논뚝이나 밭최뚝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새김질을 하고있을는지도 몰랐다.

아까부터 호기있게 들려오던 농악무의 장새납소리는 류다른 정서를 불러일으키였다.

수령님께서는 그 흥취나는 민족기악의 선률을 들으시며 눈앞에 펼쳐진 춤마당을 보시듯 미소를 지으시였다.

《명산마을 농민들이 신명을 돋구는구만. 운동회가 잘되여가는 모양이요. 농악소리까지 건드러지게 들려오니 저절로 마음이 끌리오.

이 좋은 날 농민들의 운동회를 구경하면서 피로를 푸는게 좋을것 같소.》

그이께서는 어서 떠나기만을 고대하고있는 부관의 안절부절한 마음을 눙쳐주시면서 너그러운 미소가 밝게 어린 눈길로 명산리를 가리키시였다.

승용차는 고르지 않은 농촌길을 더디게 갔다.

가볍게 들추는 차의 진동에 몸을 맡기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이곳 마을의 모범농민인 정덕삼이를 그려보시였다.

전선시찰을 나가시던 어느 봄날이였다.

아지랑이가 가물가물 피여오르는 행길가 논배미에서 웬 농민이 쇠스랑으로 논을 찍어내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차를 세우시고 그에게로 다가가시였다.

덕삼농민은 꿈같은 현실에 감격하여 쇠스랑을 논에 박아둔채 달려나왔다. 그는 전쟁이 한창일 때 위장하고 논을 갈다가 미제공중비적들의 기습에 부상을 입고 소까지 잃어 쇠스랑으로 땅을 뒤집고있는 사연을 말씀드렸다.

그이께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함없이 한치의 땅도 묵이지 않으려는 덕삼이 대견하여 정말 수고한다고 치하하시면서 그의 정상이 가슴아프시여 안색을 흐리시였다.

덕삼은 수령님의 근심을 덜어드리기 위하여 순진한 웃음을 지으며 말씀드렸다.

《수령님께서 찾아주신 제땅이 있는데야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천만번 쇠스랑질을 해서라도 올해에 꼭 다수확을 내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덕삼의 꾸밈없는 말에 가슴이 후더우시여 《고맙소. 이제 미제를 쳐이긴 기세로 황소랑 뜨락또르랑 맘껏 부리면서 농사를 꽝꽝 지어봅시다.》라고 하시며 힘을 주시였었다.…

수령님께서는 이곳 아근에서 씨름군으로도 이름난 그가 건강을 회복하여 오늘같은 날 샅바를 끼고 씨름판에 뛰여든 모습을 보고싶으시였다.

 

×

 

운동회는 활기를 띠고 진행되였다.

경애하는 수령님께서는 한창 열이 오른 운동회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승용차를 소학교운동장 밖에다 세우게 하시였다.

그이께서 차에서 내리시자 쾡창거리며 신명나게 두드려대는 꽹과리며 징, 북소리가 한결 요란히 들려왔다. 장새납소리도 구성지였다.

꽃고깔을 쓴 처녀들과 젊은 아낙네들이 소고를 머리우에 들어올리며 신명나게 두드려대면서 활기있게 뜀뛰기를 하는 모양이 생울타리사이로 언뜻언뜻 보이였다. 열두발상모는 복판에서 휘휘 돌고 짧은 상모군들은 가녁으로 맴돌면서 한발짜리 댕기를 홱홱 돌리였다. 민족의 정취가 샘솟는 농악무였다. 동서고금에 조선의 농악무처럼 흥취를 돋구는 춤판이 어데 있으랴.

전화의 불비속에서도 결코 타지도 꺾이우지도 않고 꿋꿋이 살아있는 아름답고 활기있는 민족정신에 그이의 심정은 후더워지시였다.

그이께서는 잠시후 웃옷단추를 채우시면서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운동장에 조용히 들어서시였다.

주석단에 앉아있던 마을일군들이 그이의 모습을 먼저 뵈옵자 어안이 벙벙하여 불쑥불쑥 일어들났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막 환성을 터치려는 일군들에게 열이 오른 운동장안팎을 가리켜보이시며 입가에 손가락을 세워대시였다. 경기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말라는 암시이신것이다.

키가 꺽두룩하고 아래턱이 약간 나온 준수한 장년이 그이앞으로 달려나오며 허리를 깊숙이 굽혀 절을 올렸다.

《수령님, 옥체건강하십니까? 제가 리당위원장 석문광입니다.》

《조용조용… 위원장동무!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그이께서는 석문광의 두손을 다정히 잡으시였다.

석문광은 바쁜 농사철에 운동회를 벌려놓아 죄송스럽게 되였다고 사죄의 말씀을 드리였다.

그러자 수령님께서는 너그러이 미소를 지으시면서 《위원장동무, 무슨 그런 말을 합니까? 나는 오히려 동무들이 오늘 운동회를 가진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들렸습니다. 운동회를 조직한건 아주 잘한 일입니다. 이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여 정말 기쁘오.》라고 정겹게 말씀하시였다.

촌마을의 어설픈 운동회가 수령님께 그렇듯 기쁨이 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석문광은 크나큰 행복에 잠기였다.

그는 수령님을 주석단 가운데자리에 모시고 심판원들에게 어서 경기를 계속하라고 했다.

축구가 맹렬하게 진행되고있는 운동장은 벅작 끓었다.

주석단가까이에 차려놓은 씨름판에서도 자주 환성이 터져올랐다. 리에서 제노라 하는 씨름군들이 모두 맞붙어서 겨루기를 하는 판이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운동장주변에서 진행되고있는 씨름, 그네, 널뛰기, 바줄당기기와 같은 민족경기들에 각별한 관심을 돌리시였다.

그이께서는 석문광에게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미제를 쳐물리친 그 기세를 안고 마련한 운동회라! 정말 좋은 운동회요. 동무네는 어떻게 이런 훌륭한 생각을 다 했소?》

잠시 갑자르던 석문광은 리적인 운동회를 가지게 된 사연을 자초지종 말씀드린다.

《전쟁전 우리 리에서는 이따금 마을호상간 체육경기들이 벌어지군 했었습니다. 종목은 단순하였지만 승벽들이 이만저만 아니였습니다.

저는 그때 리인민위원회 서기장일을 했습니다. 하루는 리인민위원회 위원장동무가 일군들이 모인 자리에서 소극적인 경기가 아니라 전체 리민들이 모여 운동회를 벌리는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우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찬성했습니다.

그때가 50년 초여름이였습니다. 저희들은 모내기를 끝내고 운동회를 크게 벌리자고 의논을 했었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만…》

…리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 당원들과 열성농민들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키느라고 뒤에 떨어졌다가 적들에게 붙잡힌 몸이 되였다.

그는 감방에서 추호도 굽힘없는 마음을 담아 서기장한테 편지를 내보내였다.

《서기장동무! 적들은 곧 나를 죽일거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기네. 영명하신 김일성장군님께서 우리를 이끌고계시거던. 내 당부할게 하나 있네. 운동회를 하자던거 말일세. 전쟁을 이긴담에 잊지 말구 보란듯이 운동회를 크게 열라구.…》

리위원장이 희생된 후 편지를 전달받은 석문광은 비분의 눈물을 뿌리며 운동회를 꼭 하리라고 다짐했었다.…

석문광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신 그이께서는 근엄한 안색으로 《훌륭한 동무요!》라고 말씀하시였다.

《수령님, 그런데 운동회준비를 잘못했습니다.》

석문광위원장의 어줍어하는 말에 수령님께서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이만하면 괜찮소. 민족경기종목들도 다 있고 형식보다 내용이, 마음이 중요한거요. 미제가 오늘 이 운동회를 본다면 우리 민족의 백절불굴의 넋앞에서 벌벌 떨거요.》

그이의 말씀에 석문광은 마음이 그들먹해졌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줄곧 씨름판을 주시하고 계시였다. 은연중 정덕삼농민을 찾아보시던 수령님께서 석문광에게 물으시였다.

《그런데 정덕삼동무가 왜 보이지 않소? 이름난 씨름군이 안 보이니 마음이 허전하구만.》

석문광이 좀 머뭇거리다가 대답올렸다.

《덕삼동무는 오늘 뒤그루밭을 갈아엎는 날입니다. 부지런히 가을밀보리포전을 다 갈아엎고 꼭 씨름판에 나오겠다고 했는데 거의 나타날 때가 되였습니다.》

석문광의 대답에 수령님의 생각은 깊어지시였다.

해방후 씨름 1등을 해서 두세차례 황소를 상으로 탔다는 그가 모처럼 오랜만에 가지는 운동회날에 마리수가 부족한 소를 부리느라고 처음부터 참가하지 못하여 얼마나 안타까와했으랴.

석문광이 조용히 설명해드리였다.

《정덕삼동무는 다리를 상하기는 했지만 운동회에는 꼭 나가서 씨름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 동무의 전적을 고려하여 준결승부터 참가하도록 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음, 관록을 고려했단 말이지. 이를테면 우승보유자에 대한 우대로구만.》라고 하시며 밝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

 

거울처럼 번쩍번쩍 윤이 나게 닦이운 보습날은 검붉은 밭흙을 째며 앞으로 미끄러져나갔다.

덕삼의 발밑에서 련이어 철썩거리며 뒤집히는 눅진한 흙밥은 기름바른 쑥떡마냥 해빛에 번들거렸다. 덕삼의 흙빛갈나는 얼굴에서는 굵은 땀이 줄지어 흘렀다.

하늘중천에 뜬 해를 가늠해보니 점심녘이 퍼그나 지났나부다. 감자와 능근 보리범벅을 담은 검정뚝배기를 베보자기에 싼것은 저켠 느티나무아래의 달구지우에 얹어놓았다. 속이 출출해오건만 정덕삼은 점심 들념을 못하였다.

어서 씨름판에 나가야겠는데 아직 서너이랑이 남아있는것이였다.

《마라, 마라!》

그는 검정마라소를 재촉하며 묵중한 가대기를 오른쪽으로 돌려박았다. 마라소와 외나소는 그 은근한 음성에 호응하듯 투박한 발통으로 최뚝의 새초잎들을 짓이기며 성큼성큼 돌아서 새 이랑을 잡아들군 하였다.

보습을 지긋이 눌러박고 왼다리를 약간씩 절면서 부지런히 뒤따르던 정덕삼은 얼마쯤 더 나가다가 불현듯 《와!》하면서 고삐를 당겨 소들을 멈춰세웠다.

보습날에 부딪친 쇠소리가 귀전을 울린것이다.

눈길을 땅에 떨구어보니 녹쓸지 않은 미국제기총탄이였다. 바로 이 부근에서 밭갈던 정들인 황소가 절명한것이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그 저주로운 쇠알을 들어 최뚝너머 실개천쪽으로 힘껏 내던져버리고는 《이랴!》하고 소들을 다그쳐몰았다.

그무렵에 마을에서 그중 젊은 농민이 헐금씨금 달려오며 웨쳤다.

《덕삼형님, 경애하는 수령님께서 운동회에 참석하셨는데요, 형님얘기랑 하셨대요. 리당위원장이 빨리 알리라구 해서 달려오는 길이예요.》

덕삼은 소고삐를 끄당겨잡은채 어안이 벙벙하여 서있었다. 뇌리에서는 쿵쿵쿵 하는 둔탁한 소리같은것이 울리였다. 숨이 가빠났고 말문이 꽉 막혀버렸다. 흉곽이 툭툭 뛰놀았다.

《우리 수령님께서?!》

혀아래소리로 뇌이는 그의 눈굽이 축축하고 뜨끈하게 젖어왔다.

《보탑은 제게 맡기고 어서 가보세요.》

덕삼은 젊은 농민이 재촉해서야 옷매무시를 바로 하며 소고삐를 넘겨주었다.

그는 허둥지둥 샘터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갈퀴같은 손을 오무려 한옹큼 찬물을 떠서 땀에 번들거리는 얼굴에 활 끼얹고는 괴춤에 찔렀던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황급히 반달음을 놓았다.

덕삼은 종주먹을 쥐고 황소숨을 씩씩 내뿜으며 교문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수령님께서 앉아계시는 주석단을 향하여 황황히 다가가 옷자락을 여미며 허리굽혀 인사를 올리였다.

《수령님! 뵙고싶었습니다.》

덕삼의 두눈에서 그리움에 젖었던 맑은것이 줄지어내렸다. 그이께서는 덕삼의 두손을 정답게 잡아일으키시였다. 정덕삼은 수령님의 따뜻한 손을 부여잡은채 끄윽―하고 격정을 내리눌렀다.

뜨거운 눈물이 뚤렁 그이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래, 다쳤던데가 어떤지 좀 보자구.》

그이께서 어버이와도 같이 부드럽고 다심한 음성으로 이르시였다. 덕삼은 한순간 주저했으나 그이의 자애에 넘치는 눈길에 이끌려 무랍없이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렸다.

수령님께서는 기총탄이 째고 나간, 검스레하게 아물어붙은 덕삼의 장딴지를 가슴저리게 여겨보시였다.

《힘쓸 땐 몹시 켕기우겠구만.》

그이의 근심어리신 다정한 물으심에 덕삼은

《예, 좀 말쨉니다.》하고 솔직히 말씀드렸다.

《그런데 마을에서 운동회를 한다기에 몸이 근질거려 그냥 앉아배기지를 못할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더라도 씨름판에 나서볼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몸으로 씨름을 하겠다고 나섰다니 용하오. 그런데 지다니, 용기를 내서 꼭 1등을 해야지.》

수령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시자 덕삼은 웃몸을 쭉 펴면서 《수령님! 이기겠습니다. 꼭 이기겠습니다.》라고 신심에 넘쳐 대답올렸다.

 

×

 

씨름경기는 준결승을 마무리하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정덕삼이 상처의 아픔을 무릅쓰고 맞다든 상대를 다 이겨 결승의 마당에 올라오자 대단히 기뻐하시였다.

모든 경기들이 바야흐로 결승을 앞두고 맹렬하게 승부를 다투고있었다. 수령님을 모신 영광에다가 쾌청한 날씨가 선수들의 승벽심을 돋구어주었다. 땀에 뜨고 희열에 넘친 선수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시는 수령님께서는 경기시상을 듬뿍듬뿍 안겨주고싶은 심정이시였다.

그이께서 석문광위원장에게 물으시였다.

《운동회시상은 어떻게 준비하였소?》

석문광은 주석단뒤에 무져놓은 검누런 종이에 싼 시상품꾸레미들을 펼쳐보여드리였다.

사기그릇, 학습장, 연필, 물푸레나무를 휘여서 만든 소코뚜레… 그저 그러루한 값눅은 물건들이였다. 그이께서는 껍질을 벗기여 둥그렇게 휘여만든 물푸레나무코뚜레를 하나 드시고 잠시 살펴보시였다.

《소코뚜레로구만. 소몰이군들이 좋아하겠소.》

수령님께서 보잘것 없는 소코뚜레에 관심을 가지시자 석문광이 신이 나서 설명해드리였다.

《산이 먼 우리 마을에서는 이런걸 구하재도 몇십리를 갔다와야 합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사람을 산에 띄웠더니 이렇게 맵시있는 코뚜레를 여러개나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소몰이군이 아닌 농민에게 이런게 차례지면 가슴이 허전해하지 않을가.》

그이께서는 소없이 빈 코뚜레만 들고 서있는 농민의 심정이 돼보시였다.

석문광은 그이의 눈빛에 어린 서운함을 읽고나서 재빨리 말씀드렸다.

《수령님! 그건 일종의 제비뽑기와 비슷합니다.

소 없는 농민에게 코뚜레가 차례졌다면 다음해에 우리 리에서 태여난 하릅송아지를 우선권으로 차례지도록 했습니다.》

《하하하. 그것 참 명안이로구만.》

그이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그무렵 축구경기장에서 환성이 터졌다. 웃마을의 어느 련대 중앙공격수였다는 제대군인청년이 중간방어수로부터 넘겨받은 공을 단번에 뒤로 돌려차기한것이 꼴문안에 들어간것이였다.

수령님께서는 멋진 득점을 한 웃마을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시였다.

이윽고 석문광이 그이께 씨름결승경기가 곧 시작된다고 말씀드리였다.

《씨름결승이라. 볼만 하겠구만. 위원장동무, 그런데 씨름시상은 어떻게 준비했소?》

그이께서 물으시였다. 그러자 석문광은 활달한 인상으로 운동장 한쪽구석의 뽀뿌라나무그늘 밑을 바라보며 말씀드렸다.

《1등에는 어미돼지와 소코뚜레를, 2등에는 중돼지를 준비했습니다.》

운동장구석에서는 과연 큼직한 암돼지가 꿀꿀거리며 투박한 주둥이로 땅바닥을 뚜지고있었다.

100키로그람은 실히 될듯싶으시였다.

수령님께서는 복구건설의 어려움속에서도 애써 자래웠을 어미돼지를 씨름시상으로 내놓은 농민들의 소행이 기특하시였다.

하나 다음순간 어버이수령님께서 못내 아쉬운 심정으로 《씨름 1등에 어미돼지라.…》하고 뇌이실 때에야 석문광은 의문실린 눈길로 그이를 우러렀다. 그이께서는 사색에 잠기시여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다가 조용히 이르시였다.

《예로부터 씨름 1등에는 황소를 주군 했소.》

《그렇습니다. 우리 고장에서도 그랬댔습니다.그런데 지금은…》

석문광은 수령님의 말씀을 받들고나서 전쟁으로 소들이 줄어들어 씨름경기시상으로 내놓지 못하게 된 막부득한 사정을 말씀드리려다 입을 다물고말았다. 그이께서도 번연히 아실 사연을 상기시켜 공연히 괴롭게 해드리고싶지 않았던때문이였다.

수령님께서는 황소를 씨름경기시상으로 내놓지 못한 석문광과 마을사람들의 심정이 가슴아릿하게 헤아려지시여 잠시 침묵에 잠기시였다가 말씀하시였다.

《위원장동무! 워낙 소박하고 대중적인 성격을 띠는 조선씨름은 우리 민족의 강의하고 근면한 로동생활과 국방활동과정에 발생발전해온 대중적인 민족경기종목의 하나요. 민족의 넋과 슬기가 깃들어있는 씨름은 외래침략자들을 무찔러 싸워이긴 우리 인민의 호방하고 억센 기상을 시위해왔소. 그래서 씨름 1등에는 제일 크고 힘센 황소를 상으로 주는 관례가 하나의 전통으로 되여온거요.》

석문광은 하나의 소박한 씨름경기를 놓고도 민족의 넋과 기상에 대하여 생각하시는 그이의 말씀에 가슴이 후더워옴을 금치 못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결승경기를 앞두고 얼마쯤 비여있는 씨름판에 눈길을 박으신채 깊은 생각에 잠기시였다. 어떻게 하나 씨름 1등에 꼭 황소를 상으로 주고싶으시였다. 지금껏 잘 진행되여오던 운동회가 씨름시상에 황소를 주지 못하여 《룡두사미》격으로 된다면 얼마나 서운한 일인가.

운동회의 절정은 등수를 결정하고 시상을 주는 때라고 할수 있다. 시상품을 흐뭇하게 듬뿍듬뿍 안겨주어야 선수들의 체육열의와 사기를 돋구어주고 관중들의 흥미도 더해줄수 있는것이다.

운동회마감까지는 아직 퍼그나 시간이 남아있는데 그동안 황소 한마리를 마련해놓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이께서는 곰곰히 방도를 찾아보시였다. 그런데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시였다. 얼마전 농업성산하의 농목장에서 전쟁때에도 조선소 새끼낳이를 잘해서 얼마간 여유가 생긴것을 령락한 농촌마을에 눅게 팔아주려고 한다는 보고서의 내용이였다.

그 농목장은 마침 명산리에서 십리안팎에 자리잡고있었다.

수령님께서 부관을 부르시여 전화로 실정을 알아보게 하시였다.

잠시후에 부관이 밝은 인상으로 나타났다.

사연을 전해들은 농목장에서 곧 황소 한마리를 떠나보내겠다고 했다는것이였다.

 

×

 

석문광은 어버이수령님께서 제일 관심하시는 씨름결승경기로 운동회마감을 보란듯이 장식할 생각이였다. 결승에는 정덕삼이와 마을에서 제일 몸무게가 많고 힘이 센 중년의 사나이가 올라왔다.

그들은 씨름장가운데 나란히 서서 수령님께서 계시는 주석단쪽을 향하여 인사를 드리였다.

덕삼이가 상대와 샅바를 잡으려고 마주서자 수령님께서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였다. 한것은 덕삼이가 몸통이 우람한 상대와 마주선것이 마치나 어른과 아이가 맞선것처럼 보였기때문이였다.

석문광이 덕삼이의 상대로 나온 중년의 선수에 대하여 설명해드리였다. 그로 말하면 성격이 쾌활하고 느물거리기를 좋아했는데 일단 씨름판에 들어서면 황소와도 같이 억척같은 힘으로 상대를 넘겨뜨려 명산리아근에서 이름낸 완력형의 씨름군이라 했다. 이전에 덕삼이는 그 중년과 맞붙어 본적이 있었는데 기술로 치면 덕삼이쪽이, 힘으로 치면 상대편이 우세하여 한번 이기고 한번 지기를 거듭해서 비긴 때가 적지 않았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힘과 슬기의 대결이라고 할수 있는 몸집 둔중한 선수와 몸집은 그보다 작으면서도 투지와 강단이 느껴지는 정덕삼이와의 경기를 자못 주의깊게 지켜보시였다.

심판원은 샅바를 맞잡은 두 선수의 잔등을 두드려 결승경기시작을 선언하였다.

덕삼은 상대가 억척같은 힘과 몸무게로 어깨를 내리누르자 상처입은 다리에 아픔이 가해진듯 입술을 옥물며 왼쪽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힘센 선수는 덕삼이를 번쩍 쳐들어 바닥에 멨다붙일 차비였다. 덕삼이는 상대방이 들배지기나 궁둥배지기를 하려고 뚝심을 쓸 때마다 순순히 몸을 주지 않고 엉치를 뒤로 빼면서 두다리를 떡 버티거나 상대방이 덜렁 들어올리는 순간에는 두다리로 상대의 오금을 꽉 짓눌러 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상대방은 뿌리깊은 바위돌을 뽑아내느라고 애쓰는 농군처럼 헐금씨금거리면서 기운을 빼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그의 무리한 공세를 간파하시면서 석문광에게 말씀하시였다.

《정덕삼동무가 힘빼기전술을 쓰고있구만.

상대가 아무리 기운이 세고 몸집이 커도 맥이 진한 다음에 묘기를 들이대면 꼼짝 못하고 지고마오. 우리가 만경대시절에 군사놀이를 하다가 가끔 씨름을 하군 했소. 그때 기운이 세고 몸집이 류달리 큰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씨름을 무작정 힘내기로만 하려다가 나중에는 제풀에 풀썩 주저앉군 했소.》

과연 그이의 예상대로 얼마 지나서부터 무리하게 힘을 뺀 중년이 몸중심을 잡기 어려워 자주 비칠거렸다. 상대의 완력에 대처하여 용의주도하게 몸빼기를 해온 덕삼은 상대가 헐썩거리는 유리한 정황을 리용하여 힘과 기술 두 측면의 공격을 동시에 들이대였다.

덕삼은 상대를 힘껏 뒤로 밀었다. 아니, 미는척 하였다. 그러자 상대는 밀리우지 않으려고 안깐힘을 쓰면서 부쩍 맞받아 내밀었다. 그 순간 덕삼은 날래게 몸을 옆으로 뽑으면서 상대를 힘껏 잡아 당기며 그의 정갱이를 한손으로 호되게 내리쳤다. 완력을 다하여 온몸을 앞으로 내밀던 장년은 오금을 폭삭 꺾으며 모래불에 코밀이를 하였다.

《와아―》

운동장이 들썩하게 환성이 일었다.

수령님께서는 상대방의 힘을 리용한 묘술을 써서 맵시있게 이긴 덕삼에게 박수를 보내시였다.

두번째 회전에서 덕삼은 몇번이나 상대의 완력에 넘어질번 하였다. 하나 그때마다 용케 몸중심을 유지하고 자신을 지탱했다. 오래 끈 경기에서 둘은 다같이 힘이 진하여 헐썩거렸다.

그이께서는 덕삼이 다리의 거밋한 총상자리에 자꾸 눈길이 가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덕삼은 왼다리를 쉬우느라고 두팔과 오른다리에 힘을 주고 정지상태를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럴 여유를 주지 않고 완력적으로 휘둘러대기 시작하였다. 덕삼은 상처의 아픔에다가 기력마저 딸리여 자주 중심을 잃고 허둥거렸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힘이 진하기를 꾸준히 기다렸다. 상대의 입에서 씩씩 단김이 뿜겨나올무렵에 덕삼은 지금껏 아껴온 온몸의 힘을 다해서 《우욱―》하고 온몸을 곧추 펴며 오른다리로 상대의 왼다리에 바깥걸이를 들이대였다.

순간 덕삼은 왼다리에 실린 과중한 부하로 얼굴이 괴롭게 실그러졌다. 하나 성공의 예감은 상처의 아픔을 릉가하는 희열을 가져왔다. 이그러졌던 그의 얼굴에 순간 미소가 떠올랐다.

갑자기 들이닥친 공격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상대는 덕삼이를 으스러지게 그러안은채 모재비로 쿵―하고 나가넘어졌다.

상대방의 손탁에서 풀려난 덕삼이는 두주먹을 머리우로 쳐들고 땅을 힘껏 구르며 일어났다.

오랜 시간 경기를 인내성있게 주도해온 정덕삼이가 기술적으로, 투지적으로 승리한것이였다.

운동장에서는 또다시 환성이 터졌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일어서시여 그윽한 눈길로 덕삼을 어서 오라고 손짓하시였다.

덕삼은 어버이의 품에 안기듯 그이께로 달려갔다.

수령님께서는 《맵시있게 잘하오.》라고 하시며 그의 잔등을 두드려주시였다.

 

×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였다.

석문광위원장은 경기종목을 담당했던 심판원들과 점수계산을 했다.

경기총화에서는 규률점수도 큰몫을 담당하고있었으므로 웃말과 아래말, 샘말과 양지말 등 부락단위로 줄지어선 대오에서는 우렁찬 합창이 울려나오고있었다. 군대에서 대렬합창 선창을 떼였거나 합창지휘를 했음직한 제대군인청년들이 마을사람들의 앞에 나서서 두팔과 웃몸에 힘과 열정을 담아 노래를 지휘하고있었다.

그런 제대군인재목이 없는 마을에서는 전시에 보탑을 잡았음직한 승벽센 아낙네가 그네뛰던 꼬리치마허리를 끈오래기로 질끈 동이고 꽹과리를 높이 쳐들어 꽹메꽹꽹 두드려대면서 신바람나게 노래를 뽑아내고있었다.

운동장복판에서는 농악무가 한마당 차지하고 흥떡이며 돌아갔다. 운동장이 들썽거리고 가슴들이 울렁거리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석문광이를 비롯하여 경기총화를 위해 모여선 리안의 일군들에게 말씀하시였다.

《얼마나 기세들이 높은가 보오. 전쟁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겼던 상처가 깨끗이 아물어버린것 같소. 복구요, 건설이요 해도 사람들의 투지력과 마음을 준비시키는것처럼 중요한 일은 없소. 오늘 명산리 동무들이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소. 나는 오늘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모두 풀린것 같소.》

석문광을 비롯한 마을일군들은 한없이 숭엄한 자세로 어버이수령님을 우러렀다.

 

×

 

그무렵이였다.

경기총화를 앞두고 춤과 노래로 신명을 돋구던 농민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학교정문으로 커다란 둥글황소가 묵직한 발통으로 바닥을 쿡쿡 내리찍으며 들어선것이였다.

번쩍이는 엽전장식에 금빛워낭을 절렁거리는 우람하고 호함진 황소였다. 두릿두릿한 퉁방울눈이며 두툼하면서 보기좋게 휘여든 굳세인 뿔은 힘꼴꽤나 쓰는 황소라는걸 대번에 알아볼수 있게 했다.

농민들은 그 황소가 무엇때문에 주변 농목장일군에게 이끌리여 운동장에 나타났는지 알지 못했다.

수령님께서 석문광에게 씨름 1등에 줄 황소라고 귀띔해주시였다. 그는 너무도 감격하고 황송하여 어쩔줄을 모르면서 그 사연을 농민들이 다 듣도록 큰소리로 웨치였다.

농민들은 수령님을 우러러 다함없는 감사와 흠모의 정에 휩싸여 환호를 올리며 열광적으로 박수를 쳤다.

농민들은 부락단위로 주석단앞에 모여섰다.

석문광이 경기성적이 또박또박 적힌 흰 종이를 수령님께 정히 드리였다.

그이께서 그토록 관심하시여 황소까지 시상으로 마련하여주신 씨름이 맨 첫자리에 기록되여있었다. 이윽고 시상식이 진행되였다.

《씨름 1등 정덕삼!》

어버이수령님께서 정겹게 부르시고나서 자애에 넘치신 친근한 눈길로 덕삼을 바라보시였다.

《예!》

격정에 사무치고 물기에 젖은 덕삼의 대답이였다. 그는 다리를 절지 않으려고 왼심쓰면서 주석단앞으로 걸어나가 수령님께 허리굽혀 인사를 드리였다.

수령님께서는 덕삼의 바투 깎은 숱진 머리칼이며 낯익은 무명바지저고리를 잠시 더듬어보시였다.

《덕삼동무! 장하오. 상처입은 몸으로 용케 1등을 했구만.》

그이께서 어버이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덕삼의 가슴을 훈훈하게 어루쓸어주시였다.

《수령님께서 힘을 주시여 제가 이겼습니다.

한다하는 씨름군이던 제가 상처의 아픔에 주저앉았더라면 수령님께서 얼마나 가슴아프시였겠습니까.》

덕삼의 얼굴에는 웃음빛이 실려있었다.

《옳소. 미제놈들은 우리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길 바라지. 덕삼동무마저 주저앉길 바라고.

하지만 우린 절대로 쓰러져선 안돼. 세상이 보란듯이 일떠서야 하거던. 이게 바로 조선의 배짱이고 기상이요. 이 기세로 우린 재를 털고 일어나 다시금 온 세상에 조선의 본때를 보여주어야 하오.》

그이께서는 신심과 락관에 넘치는 안광으로 군중을 바라보시였다. 이윽고 수령님께서는 듬직한 부림소의 름름한 기품을 잠시 눈주어보시였다.

《아주 훌륭한 부림소로구만.》

그이께서 대단히 만족하시여 황소의 실팍한 목덜미를 정어린 손길로 어루쓸며 다독여주시였다.

그러시고는 소고삐를 정덕삼에게 넘겨주시였다.

덕삼은 북받치는 감개와 격정을 눅잦히기 어려워 울먹이며 뇌이였다.

《수령님! 고맙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두눈을 슴벅대고있는 덕삼의 어깨를 어루쓸어주시면서 《동문 이 황소의 당당한 주인이요. 이제부터 이 소를 부리면서 전시식량증산을 하던 그 기세로 농사를 더 잘 지읍시다.》라고 부드럽게 이르시였다.

《수령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덕삼이의 결의에 농민들은 모두다 열렬한 박수로 호응하였다. 강중강중 들뛰는 처녀들과 아낙네들도 있었다.

수령님께서 농민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시였다.

《여러분! 오늘의 이 운동회는 요란하지는 못했어도 미제와 싸워이긴 우리 인민의 억센 기상과 락관주의를 다시금 시위했습니다. 나도 오늘 여기에 와서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추석날 같은 민속명절을 계기로 해마다 씨름경기대회를 년례행사로 크게 진행하고 이런 황소를 상으로 주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졌다.

김일성원수님 만세!》

정덕삼의 선창에 따라 온 마을 사람들이 두손을 높이 쳐들어 만세를 웨쳤다.

민족의 어버이에 대한 다함없는 경모와 칭송의 환호성은 맑고 푸른 하늘가로 높이높이 울려갔다.

수령님께서 감격에 겨워 환호하는 농민들을 정겹게 바라보시며 계속하여 말씀하시였다.

《명산리운동회소식을 신문과 방송에 내야 합니다. 미제를 타승한 우리는 체육에서도 열풍을 일으켜 오랜 민족전통을 가진 우리 인민의 힘은 무궁무진하며 그 어떤 원쑤도 다시는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는걸 세상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해는 서서히 산마루에 내려앉았다.

정덕삼이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이 그이를 우러러 다함없는 감사의 정을 담아 인사를 드리였다.

시상식이 끝나자 농민들은 모두 춤판에 뛰여들었다. 꽃치장한 황소를 둘러싼 춤군들은 요란한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고 돌아갔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하냥 대견하고 기쁘시여 명산리 농민들의 춤판을 오래도록 바라보고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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