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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리 명 순
2008년 3월 ×일
날자를 세여보니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나갔다. 그런데 어째서 나에게는 3년은 실히 지난것처럼 생각되는것일가. 《오늘부터 리연옥동무가 2작업반 반장으로 사업하게 되였습니다.》 이것은 한달전 직장장동지가 교양실에서 한 말이였다. 빼곡이 들어앉은 숱한 직포공들과 수리공 들앞인지라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그만 얼굴이 익은 꽈리처럼 빨개져서 몸둘바를 몰라했다. 요란한 박수소리가 울리고 나는 마치 그 소리를 타고 아득히 높은 하늘공중으로 올라가는것만 같았다. 《앞으로 일을 잘해보시오. 앉소.》 직장장동지의 말을 꿈속에서처럼 들으며 자리에 앉자 뒤에 앉았던 운반공 순덕어머니는 툭툭 내 잔등을 두들겨주었다. 마치 《용타, 용아.》하듯이… 하긴 이제 23살인 내가 한개 작업반을 맡게 되였으니 그런 소리를 들을만도 했다. 오늘에 와서는 그때의 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를 깨닫지 않을수 없다. 작업반장이 된 그자체에 칭찬받을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때 사람들이 쳐준 그 박수소리는 나를 칭찬하는 소리가 아니라 나에 대한 믿음을 표시해준 소리였다. 새해공동사설을 받들고 경제강국건설에 떨쳐나선 우리 작업반을 일 잘하는 작업반이 되게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는 그들에게 실망을 주고있다. 오늘 직장장동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반장이 뭐 빈자리메꾸기공인줄 아오?》 그때 나는 두사람몫의 직기들을 보느라 정신없이 기대사이를 누벼다니고있었다. 오늘따라 직포공로력이 왜 그리 모자라던지, 작업반에서 제일 기능이 높고 실적을 많이 내던 직포공 두명이 공장대학수업으로 쑥 빠지고보니 별스레 휑한것 같아 나는 주저없이 직기사이에 들어선것이였다. 일에 열중하자 나는 모든것을 잊고 기대를 만가동시키는데만 급급해있었다. 천짜는 일만은 정말 자신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가는줄도, 힘든줄도 몰랐다. 한창 직기를 운전하고있는데 수리공 승철동무가 나에게 다가왔다. 《퇴근시간에 직장장동지가 만나자오.》 《예? 왜요?》 나는 눈이 커져서 물었다. 그의 말뜻을 정확히 리해하지 못하였던것이다. 《퇴근시간에 직장사무실에 가보오. 반장동물 찾는단 말이요.》그는 안타까운듯 소리쳤다. 그때에야 나는 알았다. 얼마후 퇴근시간이 되여 사무실로 갔을 때 직장장동지는 바로 그 말을 하였던것이다. 《반장이 뭐 빈자리메꾸기공인줄 아오?》하고… 직장장동지는 그러면서 창문턱에 놓인 화분들에 물을 주고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모습은 나에게 그 어떤 조바심을 주고있었다. 《앉소. 동무네 작업반실적이 왜 그 모양인지 어디 토론 좀 해봅시다.》 나는 의자 한끝에 조심히 앉았다. 그리고 기여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인차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그래 어떤 대책을 세우기로 했소? 구체적으로…》 직장장동지는 크고 둥그런 얼굴에 웃음을 가득 짓고 나를 바라보았다. 격하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 직장장동지였다. 그럴 때엔 흰 얼굴이 숯불처럼 벌겋게 되군 한다. 그런데 오늘은 꼭 손주 열명을 거느린 할아버지처럼 생각되였다. 아마 우리 작업반일을 내놓고는 다른 일들이 다 잘되는 모양인지… 나는 손가락으로 반들반들 윤기나는 책상모서리를 쓸어대면서 생각을 굴렸다. 그러다가 벌떡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기대공들이 작업준비를 더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구…》 《아, 앉소. 앉아서 이야기하오. 작업준비를 잘 하겠다? 그것두 중요하지. 허지만 동무가 기대를 돌리는 사이에 작업반 전반사업은 누가 돌보겠소? 어느 기대공이 설비리용률이 높구, 또 어느 사람이 기능이 낮아서 애를 먹는지 그걸 생각해야지. 동무 한사람이 아무리 일을 많이 한들 그 많은 직기를 다 돌릴수야 있겠소? 그래서 집단적혁신이란 말을 하는게 아닐가? 어떻소?》 내가 사무실에서 나올 때까지 직장장동지의 눈가에서는 웃음이 사라질줄 몰랐다. 그러나 나는 울고싶었다. 백대도 넘는 직기 그리고 수십명의 사람들… 나에겐 그것이 아득한 바다처럼 생각된다. 그렇다, 바다이다. 자기 맡은 기대만 잘 돌리면 혁신자로 떠받들리우던 한달전까지만 해도 나는 얼마나 웃음 많고 노래 많던 처녀였던가. 전호처럼 좁은 직기사이를 걸으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하늘을 나는 새와도 같았다. 이 세상의 즐거움과 기쁨은 내가 다 지닌듯싶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과연 나에게 작업반을 책임질 능력이 있기나 할가? 나때문에 우리 작업반이 뒤꼬리를 차지하게 되고 직장전반의 생산계획수행에 지장을 주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속상한 일인가. 직장장동지는 이걸 뻔히 알면서도 왜 그렇게 웃고만 있었을가.…
2008년 3월 ×일
《아이 고와라!―》 《야, 정말!》 휴계실에 들어서는 사람들모두가 환성을 올렸다. 정애언니가 겨우내 그렇듯 애지중지 가꿔온 백일홍화분에 첫 꽃망울이 진것이였다. 화분은 그리 고운것이 못되였다. 키도 작았고 잎도 몇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애언니는 하루에도 열번 스무번 그 화분을 들여다보군 하였다. 《에그나, 정애〈새서방〉이 철령에서 보내온 꽃씨가 이제사 피려는가보구나.》 운반공 순덕어머니의 이 말에 모두가 눈들이 둥그래져서 서로 마주 바라보았다. 《아니, 정애가 최전연군관한테 시집가게 된걸 여직껏 모르고들 있었나? 원 참, 이렇게 눈치들이 무디다구야… 얘 정애야, 네〈새서방〉이 그렇게 잘났다면서?》 《아이참, 어머니두…》 정애언니의 얼굴은 금시 무르익은 도마도빛이 되여버렸다. 활딱 타오르는 정애언니의 얼굴을 웃으며 바라보던 나는 그의 눈가에 쓸쓸한 빛이 떠오르는것을 발견했다. 그는 지금 고민하고있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도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묻는 말에도 대답을 못하는것이였다. 《그렇게도 열심히 날아오던 편지가 석달째나 끊어졌으니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걸가?…》 이것은 작업총화전에 휴계실로 오면서 정애언니가 혼자말하듯 나에게 던진 물음이였다. 나는 대답할 말을 찾을수 없었다. 늘 함께 묻어다니는 친한 동무의 속마음조차 풀어주지 못하는 나의 무맥함을 생각하면 작업반사업이란 도대체 말도 되지 않는듯싶었다. 나는 총화를 시작해버렸다. 개인별실적을 불러주고 공화국창건 60돐을 더 큰 로력적성과로 맞이하자고 한 년초의 계획들과는 어긋나는 한심한 실태들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기계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고 되는대로 기대를 인계한 한 어린 직포공에 대하여서도 말했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묵묵히 눈길들을 내려깔고만 있었다. 나는 목소리를 좀 밝게 하며 《3, 4월 위생월간》에 대하여 상기시키고나서 《이제 모두 앞마당에 모여야겠습니다. 주간계획에 따라 봄철위생사업을 하게 되였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휴계실은 벌둥지를 쑤셔놓은것 같았다. 《야, 어찌나. 난 오늘 꼭 어데 갔다와야겠는데…》 《래일 하면 안되나? 집에두 할 일이 너무 밀려서 그래. 글쎄 인민반적으로 우리 집 하나 회칠을 못했다잖아요.…》 《난 세대주가 래일 장기출장을 떠나. 그래서 오늘 같이 구멍탄을 빚자구 했는데…》 나는 당황해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이런 말들이 쏟아져나오는것 같았다. 《넌 처녀니까 다 몰라. 우리가 얼마나 바쁜지…》, 《우린 반장복이 없구나.》… 나는 마치 쩍 갈라진 산벼랑을 마주한 심정이였다. 검푸른 물결이 그밑에서 소용돌이쳤다. 그것을 뛰여건늘 용기가 나에겐 없었다. 나는 말해버렸다. 《사정있는분들은… 가보세요.》 그러자 장내는 조용해졌다. 한참후에야 주춤주춤 문으로 다가가는 발자국소리들이 울렸다. 내가 머리를 들었을 때 휴계실에는 처녀들 몇명만이 남아있었다. 춘영이도 있었다. 그 애는 무엇이 못마땅한지 비난과 불만이 가득 실린 얼굴로 실잇기만 하고있었다. 《춘영인 안 가니?》내가 물었다. 그는 공장 대학생이였다. 《딱… 딱.》실 끊어지는 소리가 그렇듯 예리하게, 크게 들리는것인줄 나는 그때 안것 같았다. 《안 가두 돼요.》 머리도 들지 않고 춘영이가 대답했다. 《왜? 오늘은 토요일도 아닌데 어떻게?》 그러자 춘영이는 대답대신 실을 뭉그려 앞치마주머니에 집어넣더니 재빨리 문밖으로 나가는것이였다. 나는 다시 눈길을 떨어뜨렸다. 눈물이 솟구쳐오를것만 같았다. 인차 문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춘영이의 야무진 목소리가 울렸다. 《앞마당에 나가면 되지요? 얘들아, 빨리 나가자.》 우르르 처녀애들이 밀려나가자 나는 의자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연옥아, 우리도 나가자.》정애언니였다. 《언니, 난 못하겠어요. 정말 힘들어서 못하겠어.》 《애두 참, 첫술에 배 부르겠니? 빨리 나가기나 하자. 모두들 기다리겠는데.》 그러나 마당에는 우리 작업반 처녀들이 한명도 나와있지 않았다. 《이 애들이 다 어데 갔을가? 내 좀 가보구 올게.》정애언니가 뛰여갔다. 나는 혼자였다. 외롭기도 했지만 부끄러웠다. 다른 작업반은 와와 밀려다니며 일을 제끼는데 나는 혼자서 과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작업분량은 많았다. 토량을 처리해야 했고 나무심을 구뎅이도 파야 했다. 《아니, 연옥반장은 왜 혼자요? 다 어디 갔소?》 직장장동지가 놀라서 물었다. 《이제 옵니다.》나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저기 오는구만. 어디서 손수레까지 척 끌구?》 정말이였다. 정애언니와 춘영이가 다섯명의 처녀들과 함께 걸어오는데 모두들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활짝 웃고있었다. 그들의 뒤로 승철동무와 남식이가 삽과 마대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있었다. 《달라요, 반장동무. 곡괭이야 남자들이 쥐는 물건이지요.》 《여 남식이, 반장동무가 녀장수라는걸 몰라? 혼자서 백을 당하는…》 승철동무의 빈정대는 소리에 웃음소리가 터졌다. 나는 그쪽을 피끗 쳐다보았지만 웃지 않을수 없었다. 《전사때 말이야. 우리 분대에 〈독불장군〉이란 별명을 가진 한 구대원이 있었소. 난 처음에 그 소리를 듣구 무슨 일이나 혼자서 하길 좋아하는 사람인가부다 하구 생각했더랬지. 그런데 웬걸, 그는 그런걸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겠소. 그에게 그런 별명이 붙은건 그가 너무나두 〈독불장군〉이란 말을 자주 하기때문이였지…》 《참, 승철동진 섬에서 복무했다지요? 바다가 멋있어요?》남식의 물음이였다. 《바다? 멋있지 않구.…섬에 도착한 첫날밤이였어. 잠을 자려구 누웠는데 우르릉 쾅, 우르릉 쾅…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야, 이게 뭐야? 자리를 차구 일어났지. 병실밖에 나갔는데 캄캄한 어둠속에 쏴― 처절썩! 하는 파도소리만 들리지 않겠어. 들어가서 누웠지만 땅크소리같은 우르릉소리는 또 들리더구만. 그래서 또 일어났지. 그렇게 온밤 누웠다 일어났다 하다가 다음날 구대원들에게 물으니 그게 바로 파도소리라는게 아니겠어…》 이야기에 끌려들면서도 일자리는 푹푹 났다. 곡괭이질을 하는 승철동무와 남식의 몸에서는 김이 문문 피여오르기 시작했다. 처녀들의 얼굴에도 땀방울이 내돋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다에 익숙되였댔는데 제대되여 집에 오니 야, 이거 어디 잠을 자겠어? 꼭 뭔가 잃어버린것처럼 허전한게. 바다란 바로 그런거야.…》 《아직두 그래요?》 《응, 이젠 조금 낫지만 지금두 여전히 바다는 그리운거야. 파도가 꽝꽝 바위를 들이치는 그런 때가 난 얼마나 좋던지…》 《정말이예요? 무섭지 않아요?》 《무섭지. 그래서 멋있다는거야.…》 남식은 더 묻지 않았다. 나도 정애언니도 자기 생각에 잠겨 묵묵히 일손을 놀렸다. 아마 정애언니는 폭풍우 몰아치는 날의 철령을 그려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직기소리를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즐겨 그 소리를 파도소리에 비겨왔던가. 아니, 파도보다도 더 거창하고 더 우렁찬 직포공들의 심장의 고동이 합쳐지고 합쳐진 동음으로 여겨왔었다. 그런데 요즘엔 왜서인지 그 소리앞에서 자신의 무맥함을 깨닫는것 같아 마음이 괴로와졌다. 뭐라고 할가. 한 평범한 연주가에 불과하던 사람이 갑자기 지휘탁에 올라섰을 때 느끼는 그런 불안과 당황함에나 비길수 있을가. 나는 가만히 호― 하고 한숨을 내쉬였다. 그러다가 깜짝 놀랐다. 정애언니가 나와 꼭같은 그 시각에 후― 하고 큰소리로 한숨을 쉬였기때문이였다. 《아니, 정애동문 왜 한숨이요?》 승철동무가 이쪽을 쳐다보는 바람에 나도 정애언니도 다 같이 당황해졌다. 《한번 사랑을 시작했으면 끄덕이 없어야지요. 해변가의 바위처럼…》 《아이참, 내가 뭐 어쨌게 그래요?》 《우리 군인들은 심장이 큰 녀인들을 바란다 그 말이지요.》 이 말을 던지고 승철동무는 흙이 가득 담긴 손수레를 힝 하니 끌고 가버렸다. 나는 정애언니의 고운 얼굴을 살그머니 훔쳐보았다. 성나지도 않았고 평온했다. 오히려 듣고싶던 말을 들은듯 한 속시원함이 그 눈빛에 섞여있었다. 《자, 오늘은 그만하구 모두 들여보내오. 래일 마저 하면 되니까…》 직장장동지의 말이였다. 아쉬운대로 우리는 작업을 끝마치였다.
2008년 3월 ×일
나는 머리를 들수 없었다. 직포공이 된 후로, 아니, 나서 처음으로 그런 수치를 느꼈다. 한달동안 그렇게도 나를 불안하게 하던것,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작업반생산계획이였다. 월총화가 있었다. 우리 작업반은 계획은 겨우 수행하였으나 작업반들중에서 맨 꼴찌였다. 집채만큼 커다란 바위같은것이 내 머리우에서 사정없이 나를 내려누르는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등수를 불러준 후론 다시 우리 작업반이 화제에 오르지 않는것이였다. 그대신 옆에 앉은 명희반장이 된욕을 먹었다. 직장적으로 생산계획을 두번째로 많이 하였으나 불합격품이 허용수치를 넘은것이였다. 직장장동지가 심하게 말을 더듬으며 명희반장을 불러세웠다. 《…명희동문 반장사업을 한두해 한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말이요? 정말 한심하오, 한심해.》 느닷없이 나의 머리속에는 춘영이의 비난과 불만에 찬 모습이 떠올랐다. 그 애의 찌프린 눈섭, 꼭 다물린 입 그리고 타박타박 걷는 걸음씨까지 모두 나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것 같았다. 그 애는 입으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나에게 말하고있었다. 《반장동문 정말 한심해요, 한심해!》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정애언니는 말했었다. 춘영이가 대학을 그만두려 한다고. 《그건 왜 그럴가요? 집에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런것 같지는 않아.》 리해할수 없는 일이였다. 그 애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자기 계획을 꼭꼭 수행하였다. 그런데 무엇때문에 그러는걸가?… 《제가 조직사업을 잘하지 못했습니다.》하는 명희반장의 목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나는 생각에서 깨여났다. 직장장동지는 습관적으로 담배를 뽑아들었으나 불은 붙이지 않고 긴숨을 내쉬였다. 마치 직장장동지의 몸안에 가득 찼던 노여움이 덩이채로 물컥물컥 뿜어져나오는것 같았다. 《생각 좀 해보오. 누구나 강성대국을 건설하자고 하는데 과연 어떻게 건설하는게 강성대국인가. 누가 우리에게 그저 가져다주는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것도 아니지, 과연 무슨 힘으로 해야 하는가. 경제강국건설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공동사설에 씌워있었소? 신문과 방송, 텔레비죤은 왜 보는가 말이요? 라남의 로동계급이 어떻게 해서 위대한 장군님께 기쁨드렸소?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켜야 경제를 발전시킬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뭐 과학자들만 들으란 소린줄 아오? 명희동문 작업반원들의 기술기능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너무나도 낯을 적게 돌리고있소. 지금은 21세기요. 낡고 뒤떨어진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서는 자기앞에 맡겨진 과업조차 제대로 할수 없단 말이요.》 담배를 입가에 가져가던 직장장동지는 불이 없다는것을 알고 그것을 재털이에 대고 꾹 눌러버렸다. 《다음달 생산에서 어디 봅시다. 잘할수 있겠소? 연옥동무!》 《예, 잘해보겠습니다.》 나는 어망결에 대답했다. 자신이 없다는데 대해서는 다음순간에야 깨달았다. 《잘해보겠습니다가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거요. 자, 돌아들 가보오.》 직장장동지는 책뚜껑을 탁 덮으며 일어났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부드럽게 얼굴에 와닿았지만 사무실을 나선 나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무슨 한숨이야, 처녀란게?》명희반장이였다. 《한숨 쉬는 버릇이 붙으면 아무 일도 못해. 이렇게 어깨를 쭉 펴. 그럼 막 힘이 난단다.》 그는 긴 다리를 성큼성큼 옮겨짚으며 서둘러 댔다. 나는 망연히 서있었다. 《무섭지… 그래서 멋있다는거야.…》하던 승철동무의 목소리가 문득 떠올랐다. 그때 누구인가 뒤에서 나의 어깨를 툭 치는 사람이 있었다. 춘영이였다. 그의 손에는 물바께쯔가 쥐여있었다. 《반장동무, 저기서 사람들이 기다려요.》 《왜?》 《어제 못 심은 나무를 심어야지요. 나무구뎅이는 다 팠어요. 열개나…》 춘영이는 휘친거리며 바께쯔를 들고 지나갔다. 나는 뛰여가서 바께쯔를 맞들었다. 둥그렇게 휘였던 춘영이의 허리가 곧추 세워졌다. 열그루의 나무가 그렇게 곧추 서있었다. 나무둘레를 꽁꽁 발로 다지는 사람들속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까는 정말 아뜩하더니 모두가 달라붙으니 제꺽 해치우는구나. 이래서 뭉친 힘이 좋다는거겠지?》운반공 순덕어머니의 큰 목소리였다. 《옳아요.》이것은 승철동무의 목소리였다. 《물방울 하나하나의 힘은 작지만 파도가 일면 무서운 힘을 내는것과 같지요 뭐.》 《승철인 제대되기 전에 무엇을 했나? 거 뭐랄가, 직무 있잖아.》 《부소대장이였습니다.》 《그러니까 한개 소대를 막 쥐구 흔들었겠구만. 손탁이 세였댔겠지?》 《참 어머니두, 손탁으루 되는 일이 어디 있어요? 인민군대는 자각적인 규률과 질서가 유지되지요.》 《하긴 우리 아들두 거 〈중대는 나의 집…〉하는 노래를 쩍하면 부르댔어.》 《군대땐 정말 온 중대가 한마음한뜻이였어요. 자기보다 중대를 더 먼저 생각하고 지휘관의 명령은 곧 조국의 명령이라는 인식이 꽉 찼댔구…》 《헌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건가요?》 옆에 있던 춘녀언니가 눈웃음을 치며 물었다. 《…난 직기소리가 들리구 바다처럼 넓은 현장에서 일하면 꼭 바다가에 서있는것 같이 생각되리라고 믿었댔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내가 그리워한건 바다 그자체가 아니라 혁명적동지애로 뭉쳐진 우리 중대, 우리 소대원들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래서 당에선 혁명적군인정신을 따라배우라고 하지 않나…》순덕어머니가 말을 받았다. 《히야, 어머니와는 정말 말할 재미가 있거던요.》 《이래뵈두 학습에선 직장적으루 1등이야.》 《그렇군요. 난 우리 작업반두 꼭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다른 작업반은 다 계획을 120%로 넘쳐하는데 우리라구 그들보다 못할게 뭐 있어요?》 《그래그래, 우리가 반장을 잘 도와주지 못했지. 나부터두… 참 임자, 우리 반장이 어떤가? 마음에 드나 말이야.》 《예? 그건 무슨…》 이때 춘영이가 잽싸게 다가갔다. 《자, 물 가져왔어요.》 일을 끝마쳤을 때 춘녀언니가 머리수건을 풀면서 이렇게 말했다. 《글쎄 참 이상하지. 아깐 집으루 가고싶어서 잔뜩 뿔었댔는데 이 승철동무가 〈가정부인들은 다 돌아가구 청년들만 남아서 마저 합시다.〉하니까 생각이 싹 돌아서더라니까. 아마 이게 량심이라는거겠지?》 나는 저도 모르게 코마루가 찡해졌다. 《고마워요. 모두들 정말…》 《아니, 이게 뭐 반장 혼자 일이라고 고맙겠나, 원…》순덕어머니가 두눈 가득 웃음을 담고 말했 다. 어머니는 춘녀언니를 돌아보며 시까스르듯 말했다. 《그래 춘녀, 어제 집에 가니까 마음이 가볍던가?》 《가벼웠을게 뭐예요. 천근만근… 호호호…》 《그렇지? 괴로워서 그렇게는 못살아. 자, 그러니까 래일부턴 모두들 일을 더 잘하자구요. 그래서 이 승철동무에게 우리 직포공들 본때를 보여주자구요.》 순덕어머니의 거쿨진 목소리는 앞마당을 들었다놓는것 같았다. 나도 한마디 했다. 《3월생산계획은 무조건 120%로 수행해야 우리가 결정한대로 년간계획을 공화국창건 60돐전에 끝낼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모두들 집에 가서 어떻게 하면 천생산을 더 높일수 있겠는지 한가지씩 묘안을 찾아가지고 옵시다.》 그렇게도 말하기 힘들어하던 내가 정말 이 말을 했는가싶다. 나는 오늘에야 반원들의 마음속에 한발을 내짚은셈이였다. 그속은 한겨울의 바다물속처럼 따뜻했다. 그들은 바로 《고난의 행군》을 이겨낸 사람들이였고 올해공동사설관철에서 혁신자가 될 꿈을 지닌 사람들이였다. 문제는 내가 반장구실을 못한데 있었다. 그들을 리해하지 못했고 믿지 못한데 있었다. 그렇다, 나에게는 반원들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이것을 다 알고있어서 직장장동지는 그렇게 웃고있었는지도 모른다.
2008년 3월 ×일
밤이였다. 궤도전차에서 내린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장정문으로 들어섰다. 비록 하늘엔 별들이 깜박이고 주위는 어둠에 잠겨있었지만 나는 이른아침 출근길에 올랐을 때처럼 그렇게 마음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밤일을 나가는 애가 무슨 치장질이 그리 오래냐?》 어머니는 거울앞에 선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그러나 나는 대충 머리나 빗고 집을 나설수 없었다. 앞치마는 곱게 다려서 가방속에 넣었고 화장도 여느날처럼 꼼꼼히 하였다. 왜냐면 나는 반장이였기때문이였다. 사람들은 언제나 나의 일거일동을 보고있었다. 안 보는척 하면서도 죄다 보고있었다. 만일 내가 자다가 깨여난것 같은 모습으로 나선다면 그들은 아마 절로 하품을 하게 될것이다. 어제 밤 실적은 괜찮았다. 113%였다. 조회시간에 승철동무가 손풍금으로 연주한 《전시가요련곡》이 은을 낸것일가. 그는 며칠전부터 우리 작업반 선동원으로 정식 임명받았다. 손풍금을 어찌나 잘 타는지 아주머니들은 물론 우리 처녀들도 입을 딱 벌렸다. 그는 어쨌든 바다를 생각케 하는 사람이다. 그의 말, 그의 행동, 그의 웃는 모습까지도 왜서인지 출렁이는 바다를 생각케 한다. 그가 바다를 그 무엇보다 사랑하기때문일가? 자기가 지키던 섬 초소를 언제나 못 잊는 사람이여서?… 알수 없었다. 나는 픽 웃었다. 어째서 내가 그에 대해 관심하기 시작했을가? 나를 비난하고 망신주는것을 서슴지 않던 그 《독불장군》을… 교양실은 텅 비여있었다. 조용했다. 춘영이의 강의가 끝나는 시간을 맞추느라 한것이 지내 일렀던것 같았다. 불빛은 환하게 비쳤고 벽체를 통해 울려오는 직기소리만이 웅글게 끊임없이 이어지고있었다. 나는 가방속에서 《로동신문》을 꺼내들었다. 이미 다 읽은 내용이였지만 어쩐지 다시 읽고싶었다. 성강의 봉화를 추켜들고 위훈을 떨쳐온 그곳 로동계급에 대한 기사가 실린 곳을 들여다보며 나는 생각했다. 언제면 우리 작업반도 신문에 큼직하게 나볼수 있을가.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가. 직포공이 된 후로 신문에 소개되는 방직공들을 보면 별스레 부러워서 보고 또 보군 하던 나였다. 만일 우리 작업반이 혁신을 떨쳐서 신문에 난다면 지난날의 나처럼 그렇게 보풀이 일도록 그 사진을 들여다보는 직포공이 생겨날테지… 이때 누구인가 살금살금 다가와 내 눈을 꼭 감싸는것이였다. 빠른 숨소리속에 섞인 웃음소리를 감촉한 나는 《춘영이지?》하고 소리쳤다. 《야, 어떻게 난줄 알았어요?》 《그거야 뻔하지 않니? 지금은 바로 네가 올 시간이니까.》 그러자 춘영이는 우뚝 굳어져버렸다. 그러더니 맥없이 내곁에 앉는것이였다. 《난… 대학을 그만두겠어요.》 주저하며 흘러나오기 시작한 말이 비탈길에 들어선 손수레마냥 거침없이 쏟아져나왔다. 나는 춘영이의 얼굴을 말없이 들여다보았다. 머리칼 한오리 흘리지 않고 말끔히 쓸어올려 꼭 감싼 그 애의 머리에서 이마가 차돌처럼 단단하게 눈에 안겨왔다. 《그건 무엇때문에?…》 《…》 《왜 갑자기 그런 결심이 서게 되였는가 말이야.》나는 어성을 높여 물었다. 《작업반실적을 두고 속썩이는 사람이 뭐 반장언니 혼자뿐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아연했다. 《작업반에 사람은 많지만 정작 일을 해제껴야 할 사람들은 다른 곳에 정신을 팔지… 그러니 작업반실적이 높아질수가 있겠어요?… 3년전에 난 언니에게서 직포공일을 배웠지요. 언니가 작업반을 맡게 되였을 때 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랐어요. 헌데… 언닌 왜 혼자서 속태우고 혼자서 우는가 말이예요. 난 그걸 그냥 보기가 괴로워서 못 견디겠어요. 일하겠어요. 일부터 하겠단 말이예요!》 나는 춘영이의 한손을 잡아당겨 내 무릎우에 올려놓았다. 《춘영아, 네 마음이 고맙구나.… 하지만… 그건 옳지 않아. 옳지 않다는걸 너도 잘 알거야. 안그래, 응?》 나는 춘영이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나도 한달전까진 너처럼 생각했어. 나 혼자 일만 잘하면 된다고. 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 끊임없이 현대화되여가는 이 공장에서 누가 주인이 되겠니? 과학기술을 모르고서는 한걸음도 전진할수 없는 오늘의 우리 시대를 넌 느끼지 못하니? 난 막 겁이 나. 현대화된 공장에서 귀머거리, 소경이 될가봐 말이야. 춘영아, 우린 배워야 해. 배워두 작은걸 배운데 만족할것이 아니라 과학의 최첨단선에까지 올라서야 해. 너도 알겠지만 지금은 평범한 로동자, 사무원들이 자기 사업에 대한 고심어린 탐구와 연구성과로써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는 때가 아니니. 선군시대의 공로자들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지. 춘영아, 우리도 배우자. 우리 온 작업반이 현대과학기술을 습득하여 락오자가 되지 말잔 말이야. 이건 결코 생산실적을 올리는 문제에 비길수 있는게 아니야.》 나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것을 탁 터쳐놓지 못하는것이 막 안타까왔다. 창문을 열어제끼고싶었다. 웅글게 들려오는 직기소리가 내 말을 대신하기나 하려는듯 크게, 더 크게 울리는것 같았다. 나는 일어섰다. 그때 출입문 바로 옆에 서있는 승철동무를 보았다. 그는 멍하니 서서 우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문을 열고 밖으로 스적스적 나가버렸다. 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나는 알수 없다. 자기의 바다, 병사시절의 그 바다를 그려보았을가. 아니면 여기에서, 이 일터에서 새로운 바다―우리 작업반이라는 하나의 집단이 일으키는 혁신과 위훈의 격랑을 느낀것일가.…
춘영이와 내가 작업복을 갈아입고 들어왔을 때 조용하던 교양실에는 활기가 차넘치고있었다. 처녀들은 처녀들대로, 아주머니들은 아주머니들대로 자기들의 말을 하고있었다. 말하지 않는 사람은 한명도 없는듯 했다. 《아니, 멎은 기대만 따라다녀선 안된다는데? 순회길을 지켜야 돼.》 《그리구 순회길을 지키면서두 시간이 좀 오래 걸릴것 같으면 내버려두구 다른 기대에로 가야지.…》 《아, 알겠어요. 그러니까 매 기대에서 지체하는 시간이 같아야 한다 그 소리지요?》 묻기도 하고 환성도 지르는 그 말소리들… 《어떡할가? 모임이 끝나면 곧장 연사직장으로 가야지? 운반이 앞서야 생산이 올라가…》 나는 놀랍게 그것을 듣고있었다. 한메터의 천이라도 더 생산하여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는 그 길이 바로 자기 아이, 자기 집, 자기 세대주에게 바치는 가장 큰 사랑으로 된다는것을 이 밤 그들의 말속에 정겹게 스며있음을 나는 안다. 나는 신문을 펼쳐들었다. 신문 앞면에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오중흡7련대》칭호를 수여받은 어느 한 구분대를 찾으시여 전사들과 함께 찍어주신 사진이 커다랗게 실려있었다. 《가만, 연옥이. 신문 좀…》 옆에 앉은 정애언니에게 나는 신문을 넘겨주었다. 순간 나는 그가 《아!》하고 놀란 소리를 지르는것을 들었다. 《왜 그래요?》 《바로 그 부대야! 그 부대!》 《정애 〈새서방〉이 그래서 편지를 못 썼겠구만. 응?》 뒤에 앉았던 순덕어머니가 어느새 알아차렸는지 큰소리로 말하는 바람에 《어디? 어디?》하며 모두들 신문을 에워쌌다. 나는 신문을 보고난 작업반원들의 얼굴에 새로운 결의가 어렸을 때 이렇게 조용히 말하였다. 《저… 전 우리두 군대동무들처럼 일을 잘해서 꼭 위대한 장군님께 기쁨을 드렸으면 해요.》 갑자기 쫘락쫘락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정애동무.》이것은 박수를 치며 승철동무가 한 말이였다. 정애언니는 책상우에 묻었던 얼굴을 들었다. 방긋 피여난 그의 얼굴은 언젠가 작업반 휴계실에 망울졌던 그 백일홍같았다. 《이크, 난 무슨 새형의 직기들이 여기서 가동하는가 했지. 허허허.》 직장장동지가 활짝 웃음을 짓고 교양실에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였다. 《오늘 밤 우리 작업반 직포공들이 굉장한 어뢰포를 쏘겠답니다.》 승철동무가 큰소리로 말했다. 《어뢰포가 아니라 내 보기엔 군단포래두 문제없을것 같구만. 응?》 조용해졌다. 웃음들을 그쳤다. 우리 작업반의 달라진 새 모습에 대한 그 한마디 평가속에서 나는 문득 바위를 쾅쾅 들이치며 격랑을 일으키는 바다의 힘을 보았다. 바다의 힘, 이것은 단순한 물방울들의 힘이라고 할수 있을가?! 아니, 그것은 서로가 마음속 문을 열고 서로 위해주는 단합의 힘이다. 그 힘의 밑바닥에는 혁명적동지애라는 커다란 기초가 놓여있다. 이것이면 못해낼 일이 없다. 그 어떤 고난도 시련도 다 이겨낼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혁명적군인정신의 힘이였다. 나의 눈길은 승철동무의 모습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그가 고마왔다. 그리고 미더웠다. 나에게는 혁명적군인정신을 더 깊이 심어준 승철동무의 모습이 새롭게 안겨왔던것이다. 나는 그에게 주려고 가져온 새 작업장갑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슬그머니 만져보았다. 그리고는 작업반원들의 눈에 띄울새라 더 꼭꼭 주머니에 밀어넣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흡족했다. 나는 반원들을 둘러보며 사업수첩을 꺼내들었다. 이제 작업이 시작될것이다. 평범하고도 벅찬 우리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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