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7(2008)년 제6호에 실린

 

  수필

 

3대각오

 

권국화

       

                            

후대들이 정신적유산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하여 헌신의 길을 걸을 때만이 넘겨받은 귀중한 물질적유산도 빛을 뿌리게 되는것이다.

내가 시도서관에 갔을 때였다. 새로 나온 도서들이 인기를 끌어 독자들이 책을 바치고 새 책을 빌리는 목소리, 2층열람실을 오르는 발자욱소리...

도서관은 몹시도 붐비였다.

열성독자의 한사람인 나도 문학창작수업에 참고가 되는 책들의 제목을 대출목록에 적어내려갔다.

도서관사서는 또 왔느냐고 눈인사를 보내며 책을 내주었다. 내가 한창 책을 읽으며 필요한 대목을 적어가는데 문득 등뒤에서 속살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야, 아사, 동사, 타사에 대하여 말 좀 해달라.》

《여기 수령님의 회고록에 있지 않니? 아사는 굶어죽을 각오, 동사는 얼어죽을 각오, 타사는 맞아죽을 각오.》

다시 처녀애의 속삭임소리.

《그런데 왜 굶어죽고 얼어죽고 맞아죽나?》

《그건말이야. 그건...

말끝을 흐리는걸 보니 총각애의 대답도 궁해지는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애들이 기특하고 대견하게만 여겨졌다. 그렇지만 열람실의 분위기를 깨뜨릴것 같아 그 충동을 애써 참았다.

이번엔 한숨소리와 함께 실망한듯 한 처녀애의 목소리가 귀전을 스친다.

《에이, 오빠는 척척박사라고 뽐내더니 모르는것도 있구나.》

처녀애의 말이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불만스레 튀여나오는 목소리가 고요한 열람실을 흔들었다.

《내가 왜 몰라! 3대각오를 가져야 그 어떤 난관도 뚫고헤치며 끝까지 혁명의 한길을 갈수 있단말이야.》

순간에 열람실의 모든 눈길들이 총각과 처녀애에게로 쏠리였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총각애와 처녀애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그들의 나이를 가늠해보았다.

총각애는 소학교 4학년이나 되였을가 하고 처녀애는 2년아래쯤 나보였다.

갑자기 처녀애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울먹였다.

《난 몰라, 오빠가 큰소리치는 바람에 다 보지 않니?》

그리고는 꽃잎같은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나는 처녀애의 손을 내리워주며 《내가 말해줄가.》 하니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들어 웃음을 방긋 짓는다.

나에겐 3대각오의 유산을 남겨주신 김형직선생님의 숭고한 모습이 가슴가득 안겨왔다.

빼앗긴 조국을 찾는 길은 피어린 길, 걸음걸음 사선을 헤치며 목숨도 바쳐야 할 준엄한 혁명의 길이다.

그래서 김형직선생님께서는 몸이 찢겨 가루되여도 굴함없이 싸우실 비장한 각오와 대를 이어 싸워서라도 조국을 다시 찾을 크나큰 뜻을 품으시지 않았던가.

아버님께서 남기신 3대각오의 유산을 넘겨받으시였기에 우리 수령님께서는 경찰들에게 체포되시여서도 길림감옥에서 조선혁명이 나아갈 진로를 탐색하시였고 활활 타오르는 우등불가에서 한홉의 미시가루를 대원들에게 나누어주시며 거듭되는 식량난도 이겨내시였다.

천교령을 넘으실적엔 얼마나 엄혹했던가. 우우 울부짖으며 하늘땅을 흔드는 세찬 눈보라, 여기에서 조선혁명이 주저앉느냐 일어서느냐 하는 그때 몸소 노래를 지어부르시며 대원들을 고무해주신 우리 수령님 항일의 험난한 길을 헤치시여 마침내는 조국을 해방하시였다.

우리 수령님 넘겨주신 유산중에서 가장 큰 유산은 사회주의 내 조국이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 사회주의조국을 지키고 빛내이시려고 멀고 험한 전선길을 걷고걸으신다.

금시라도 원쑤들의 검은 총구에서 불줄기가 쏟아질수 있는 최전연 판문점에도 서계시였고 한공기 죽도 나누어드시며 눈비내리는 철령도 넘으시였으며 야전차안에서 새날을 맞으시며 공장과 농촌을 찾으신다.

그러니 3대각오야말로 내 조국을 지키고 부강하게 하는 가장 귀중한 혁명유산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우리 새 세대들은 행복한 오늘날에도 이 유산을 가슴깊이 간직해야 한다. 그럴 때라야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위대한 장군님따라 승리의 한길만을 빛내여갈수 있는것이다.

나는 기특한 총각애와 처녀애에게 다 이야기해주고싶었다.

내가 보고들은 모든것을 그 천진하고 맑은 눈동자에 다 새겨주고싶었다. 그러면 총각애는 우쭐해서 제 동생에게 《보라, 3대각오를 가질 때 그 어떤 난관도 뚫고헤치며 혁명을 끝까지 해나갈수 있단 말이야.》 하고 떳떳이 말할것이다.

나는 그 애들을 데리고 도서관앞 공원으로 향하였다.

총각애와 처녀애는 너무 좋아 량옆에 내손을 쥐고서 어서 가자고 이끌었다. 나는 한그루의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짓고있는 공원의자에 그들을 앉혔다.

그리고 김형직선생님께서 남기신 유산 3대각오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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