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7(2008)년 제5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나의 주인공

 

                                                                                                                            리 명 순

 

상반년계획을 4월말에 벌써 앞당겨 끝낸 한 녀인을 만나기 위하여 직포직장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어떤 녀인일가. 리희옥… 혹시…)

나의 중학동창생들중 유일한 직포공인 리희옥, 나는 당위원회에 가기 전에도 그를 만났었다.

《어떻게 왔니?》

그는 그때 반갑게 나를 맞이하며 물었었다.

나는 그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말했다.

《작품때문에 왔지 뭐. 날 좀 도와줘. …》

《내가? 뭘 도울수 있을가? 내가 할수 있는 일이라면야 얼마든지…》

《고마워.》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정말 그가 나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차올랐다. 그는 중학시절에도 마음이 곱기로 소문이 났었다. 그러나 그가 과연 나의 고충을 리해할가. 밤새껏 글을 쓰느라 문구들과 씨름하느라면 저도 모르게 다 밀어버리고 마음껏 삽질이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허나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나의 일에는 보람이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속에 비낀 선망과 존경의 뜻을 읽을 때마다 나는 내가 올라선 보이지 않는 그 높이를 가늠하게 되는것이다.

그런데 내가 만난 희옥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달라진것이란 아무것도 없는것 같았다.

《생활은 일없니?》 내가 물었다.

《…사내애가 둘씩이나 되니 어느 하루두 편할 때가 없어. 그렇다구 거기에 포로되긴 싫구…》

그는 중학교 그 시절처럼 밝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명랑하게 웃으며 산다.》

그에게서 활발한 성격과 웃음이 사라지지 않은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아니, 이건 나의 편견일따름이야…)

나는 애써 머리를 흔들며 당위원회로 걸음을 옮겼었다.…

《직포직장의 리희옥동무를 만나보십시오.》하고 나에게 당위원회의 한 일군이 말하였다.

《작업반 선동원으로 20년동안 참 많은 일을 한 동무입니다. 그 동무의 생활을 작품에 담으면 아마 훌륭한 소설이 될수 있을겁니다. 이번에도 상반년계획을 제일먼저 완수했습니다.》

리희옥, 그가 내 동무 희옥일가?

호기심으로 가득찬 내가 직장에 도착하니 사무실에는 통계원처녀 혼자 있었다.

《지금 모두들 모임에 참가했어요. 계획을 앞당겨끝낸 혁신자들의 축하모임이예요.》

《거기에 가면 희옥동물 만날수 있을가요?》

《그럼요. 우리 희옥언닌 온 공장이…》

나는 무엇인가 그에 대해 더 말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통계원처녀를 뒤에 남기고 공장회관으로 달려갔다. 마음속으로 축하의 꽃송이들을 고르고 또 고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가. 처녀도 아닌 두 아이의 어머니인 그가 상반년계획을 두달이나 앞당겨 끝내자니… 그의 체소한 몸 그 어디에 그런 힘이 있었을가.

내가 회관에 다달으니 혁신자축하모임은 이미 끝난 뒤였다. 나는 회관에서 나오는 한 처녀에게 물었다.

《희옥언니요? 아까 현장으로 가겠다고 하던것 같은데…》

나는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들어서니 직기의 동음소리가 나의 마음을 더욱 격동시켰다.

나는 기대앞에 서있는 희옥에게 다가섰다.

그는 나의 격정 같은것은 안중에도 없는지 기대에서 나오는 천필을 들여다보고있었다. 머리속에는 오직 그 천필 하나만이 자리잡고있는것 같았다. 아이들도 그리고 무수한 사람들의 찬탄의 목소리도 잊은것 같았다.

나는 돌아섰다. 크나큰 충격이 쿵! 하고 가슴을 울렸던것이다.

《바라는것은 오직 하나 내가 짜내는 이 한메터한메터의 천이 우리 인민의 행복을 위해 험한 길을 걷고걸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그의 대답이다.

경애하는 장군님께 오직 기쁨만을 드리려고 자기의 모든것을 다 바치는 녀인, 그는 자기의 로동의 하루하루를 그렇게 이어가고있었다.

수천수백마디의 말보다도 실적으로 당을 받들줄 아는 사람, 경애하는 장군님과 걸음을 같이하고싶어하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내가 찾고싶어하는 시대의 주인공이 아닌가.

갑자기 그가 거인처럼 느껴졌다. 아니 그는 확실히 아득한 높이에 서있었다.

나는 그를 보며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이런 《희옥》이들이 자기의 일터, 자기의 초소들에서 묵묵히 남모르는 위훈을 세워가고있는가를…

그래서 내 나라는 강대한것이며 내 조국은 더욱 아름다운것이라고 나는 말하고싶다.

방송차에서 노래소리가 울려나온다.

 

노을은 아침저녁 피고지건만

 

강선의 붉은 노을 언제나 피네
 

 

그렇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을 따르는 인민의 마음은 강선의 노을처럼 언제나 붉다.

세월의 끝까지 바쳐가는 그 뜨거운 마음들이 있어 내 조국은 어데서나 전변의 새 력사가 펼쳐지는것이며 강성대국의 아침이 마중오고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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