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7(2008)년 제4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병사의 행복

                                    

                                                             송 영 민

 

 기다리던 조선인민군 창건절의 아침이 밝아왔다.

병실정돈과 마당청소를 끝내기 바쁘게 동무들은 활기에 넘쳐 군모의 모표를 닦는다 군화를 닦는다 하면서 부산을 피웠다.

이때 사관장이 병실에 들어서며 소리쳤다.

《자, 동무들. 고향에서 보내온 새소식이요.》

그의 손에는 두툼한 편지봉투들이 들려있었다.

동무들은 저마다 사관장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사관장은 한명한명 이름을 부르며 편지들을 나눠주기 시작하였다.

편지를 받아들고 웃음부터 짓는 동무들이 있는가 하면 성미급한 축들은 벌써 편지의 속지를 꺼내여 읽어보고있었다.

《영민동무!》

나의 이름을 부르고난 사관장은 여러통의 편지들을 넘겨주며 말했다.

《영민동무에겐 특별히 많은 편지들이 왔구만.》

나는 편지를 넘겨받으며 시무룩이 웃음을 지었다. 하긴 그럴수밖에…

대체로 초소에 보내오는 편지들을 보면 어떤 가정에서는 한장의 편지에 온 가족의 소식을 전해오기도 하고 또 어떤 가정에서는 한봉투안에 여러장의 편지들을 넣어 보내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중대장을 하던 나의 형님이 경애하는 장군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기쁜 소식을 보내온 그때부터였다.

그날 우리 집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웃에 있는 작은고모며 이모도 와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고 기념사진을 찍은 형님에 대한 이야기로 그날 밤 우리 집에서는 밤깊도록 웃음이 그칠줄 몰랐다.

그때 중학교에 다니던 나는 온 가족의 기쁨과 부탁을 담은 편지를 쓰게 되였다.

일은 그때부터 시작되였다고 할가.

형님을 남달리 사랑해주던 이모가 나를 구슬리며 자기 부탁부터 먼저 쓰라고 하였다.

그러자 어느새 알았는지 소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자기의 부탁을 먼저 써야 한다고 법석 떠들어댔다.

그통에 어머니는 또 어머니대로, 고모는 또 고모대로 형님을 생각해주던 어릴적 일까지 꺼들며 자기 부탁을 먼저 써야 한다고 즐거운 《싸움》이 시작되였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

이때 말없이 앉아있던 아버지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그만들 하거라.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장의 편지에 그 모든 소식들을 다 전할수 없을것 같구나.》

이렇게 되여 즐거운 《싸움》은 끝이 나고 저저마다 편지를 쓰게 되였다.

그때부터 우리 집에서는 초소에 편지를 보낼 때면 매 사람이 한장씩 편지를 쓰게 되였던것이다.

그때 일을 즐겁게 회상하면서 나는 편지들을 한장한장 뜯어보았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의 편지들과 동창생들, 마을사람들과 모교의 학생들이 보내온 편지들…

보내오는 주소와 필체들은 서로 달라도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을 축하하는 뜨거운 마음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병사답게 군사복무를 잘해달라는 크나큰 기대와 믿음이 한껏 어려있었다.

편지들을 보느라니 나의 눈앞에는 지난해 조선인민군창건 75돐을 맞으며 진행된 열병식에 참가하고 고향에 갔던 일이 선히 떠올랐다.

내가 고향집에 도착한 날 저녁 우리 집은 친척들은 물론 동창생들과 마을사람들로 차고넘쳤다.

그들의 얼굴마다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열병식을 진행한 나에 대한 부러움이 짙게 어려있었다.

나에 대한 축하와 찬사의 이야기로 시작된 그날 밤의 이야기는 초소에 선 고향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어져갔다.

누구네 아들은 훈련을 잘하여 부대장의 감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며 누구네 아들은 모범군인이 되여 리당위원회앞으로 부대에서 보낸 편지가 왔다는 이야기이며…

그날 내 가슴은 얼마나 세차게 울렁거렸던가.

한 병사의 기쁨과 행복이 한가정의 기쁨과 행복이 되고 그것이 온 마을의 기쁨과 행복으로 되는 그 모습앞에서 나는 뜨거움에 눈시울을 적셨다.

그날을 돌이켜보는 나의 눈앞엔 오늘도 잠시의 휴식도 없이 초소의 병사들을 찾고계실 경애하는 장군님의 자애로운 영상이 우렷이 안겨왔다.

어느해 추운 겨울날에는 병사들의 단잠을 깨울세라 초소를 가까이 두고 찬바람 부는 밖에서 새벽을 맞으신 우리 장군님.

몇해전 비내리는 어느 여름날에는 사랑하는 병사들이 비에 젖을가봐, 그들이 찍는 기념사진에 한점의 티라도 생길세라 비방울이 성글어지자 예정을 바꾸어 군인들과 사진부터 찍어주시고 어느해 겨울날에는 병사들이 준비한 예술소조공연을 하지 못했으니 얼마나 섭섭해하겠는가고 하시며 눈덮인 험한 령길을 다시 넘으시여 초소를 찾아주시고 병사들의 공연을 보아주신 경애하는 장군님.

인민군군인들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끼지 않으시고 그들이 있는 곳이라면 험한 벼랑길 풍랑사나운 바다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찾고찾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

순간의 휴식도 없이 끊임없이 이어가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전선길은 그대로 병사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수놓아진 위대한 헌신의 장정인것이다.

나의 병사들이 기다린다고 하시며 걷고걸으시는 위대한 선군령장의 그 전선길에 얼마나 많은 전설같은 사랑의 이야기가 꽃펴났던가.

하기에 병사들은 언제나 위하시는 정애하는 장군님의 그 위대한 사랑속에 꽃펴나는 병사들의 행복은 온 가정의 행복, 온 나라의 행복이 되는것이리라.

나는 편지들을 다시 손에 펼쳐들었다.

그 편지들 하나하나가 경애하는 장군님의 전사된 크나큰 행복을 가슴속에 새겨주며 군사복무의 하루하루를 참답게 빛내가라고. 10대, 20대에 영웅으로 자라나야 한다고 고무해주는것 같았다.

 

[조선인민경비대 군사우편 제888-406(운양)호 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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