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체97(2008)년 제4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우리의 기상 리 대 혁
하루일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저녁밥상을 물리기 바쁘게 웃방에 올라가 책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하루 50페지로 세운 독서계획에 따라 미진된 책읽기과제를 수행하고 하루동안에 있은 일들을 총화해보며 일기장을 정리하는것이 나의 변함없는 일과였다. 리기영선생이나 천세봉선생처럼 이름있는 소설가가 되려는것이 나의 결심인것이다. 그러자면 현실생활을 깊이 체험하는것과 함께 많은 지식을 소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것이다. 펼쳐놓은 책장의 구절구절속에 깊이 심취되여있던 나는 한동안 시간이 흘러서야 눈길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공장에서는 힘찬 동음소리가 울려오고있었다. 이밤도 지칠줄 모르는 신심과 열정에 넘쳐 창조의 구슬땀을 바쳐가고있는 공장로동계급의 모습을 그려보며 생각에 잠겨있는데 문득 아래방에서 녀동생의 청높은 목소리가 울려왔다. 《야, 눈보라. 저 백두의 눈보라를 좀 봐요.》 중학교에 다니는 녀동생의 목소리에는 감탄과 환희가 어려있었다. 나는 무춤 의자에서 일어나 아래방으로 내려갔다. 조금전에 들어와 신문을 펼쳐들고 보고있던 아버지도 고개를 들었다. 동생이 마주하고 앉은 텔레비죤화면에서는 공훈국가합창단의 장중한 노래선률이 울려나오는것과 함께 휘몰아치는 백두의 눈보라가 나의 눈길을 끌며 펼쳐지고있었다. 백두의 억센 담력인듯 세차게 몰아치는 눈보라! 하늘땅을 진감하듯 노호하는 눈보라는 참으로 장쾌하고도 신비로운 세계를 나에게 안겨주었다. 무변광대한 광야에 타래치는 눈보라에 화답하듯 끝없이 펼쳐진 수림의 바다가 세차게 설레인다. 이 세상의 온갖 잡스러운것들을 깨끗이 쓸어버릴 용용한 기상으로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나의 가슴을 높뛰게 하였다. 그런데 문득 녀동생의 목소리가 나의 귀전에 날아왔다. 《오빠, 오빤 요전번에 백두산에 갔댔다는데 저 백두의 눈보라를 맞아보았나요?》 녀동생의 그 말은 나로 하여금 얼마전에 갔었던 백두산답사행군길을 회상시켜주었다. 얼마전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항일의 그 나날에 찍으시였던 발자취를 따라 백두산답사행군길에 올랐었다. 《순남동무, 이렇게 눈길을 헤치며 걷느라니 이런 눈길을 헤치며 강도 일제와 싸우던 항일유격대원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소?》 앞장에서 눈길을 헤쳐가던 청년동맹비서가 나에게 묻는 말이였다. 《예. 항일의 그날의 유격대원들의 모습을 그려보느라니 마치도 우리가 그 나날의 항일유격대원이 된것 같은게 이 가슴이 막 끓어오릅니다.》 무릎을 치는 눈길을 헤치며 걷는 나의 가슴속엔 항일의 그 나날의 유격대원이라도 된듯 랑만과 긍지가 차넘쳤던것이다. 우리가 떠들썩하게 웃으며 행군길을 다그쳐가고있는데 갑자기 눈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뜻밖에 한치앞도 가려볼수 없게 눈가루를 날리며 맵짜게 몰아치는 눈보라속에 묻힌 우리의 행군대오는 잠시 주춤거렸다. 이때 청년동맹비서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하하하… 동무들, 이게 뭐요? 항일유격대원들의 숭고한 혁명정신을 따라배우려 백두산에 온 우리들이 이쯤한 눈보라에 주춤거려서야 되겠소? 우리 이런 눈보라를 수없이 맞으며 조국해방을 안아온 항일유격대원들을 생각합시다. 자, 우리 서로 어깨를 겯기요.》 난생처음 맞아보는 눈보라에 얼떨떨하여 잠시 주춤거리던 우리는 서로 어깨를 겯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하면서 한걸음한걸음 눈보라를 헤치며 걷기 시작했다. 대오안엔 누가 선창을 뗐는지 혁명가요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 나날을 돌이켜보던 나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제가 백두산답사길을 걸으며 맞아보았던 백두의 눈보라를 텔레비죤화면으로 다시 보니 어쩐지 생각이 많아져요.》 《어찌 그렇지 않겠니. 언제나 쉼없이 몰아치는 저 백두의 눈보라는 그 어떤 천만마디 말로도 대신할수 없는 깊은 뜻을 담고있지. 너도 알고있겠지만 어느해 겨울 백두산에 오르시였던 우리 장군님께서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시면서 정말 멋있다고, 장관이라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백두산의 눈보라는 그 어떤 난관앞에서도 주저를 모르는 우리 혁명의 기상이며 자신의 의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니. 그렇다, 저 백두산의 눈보라야말로 우리 선군조선의 자랑이고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의 기상이란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얼굴에도 그 어떤 이름못할 격정이 차넘치고있었다. 아버지의 그 말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혁명의 성산 백두산의 눈보라! 백두산3대장군의 불멸의 업적을 영원히 전해주는듯 세차게 몰아치는 눈보라야말로 우리 천만군민의 신념이고 의지가 아니겠는가. 나의 눈앞엔 저 눈보라의 기상으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승리의 상상봉에서 빛을 뿌리는 내 조국의 현실이 삼삼히 떠올랐다. 항일의 총포성을 자장가처럼 들으시고 백두의 눈보라를 노래처럼 새기시며 백두산의 아들로 성장하신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저 백두의 눈보라와 같은 신념과 배짱, 담력으로 우리 조국을 이끄시기에 내 조국은 승리만을 아로새기며 선군조선으로 세상에 우뚝 솟아오른것이 아닌가.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백두의 눈보라를 가슴에 안으시고 맞받아나가는 공격정신으로 고난과 시련을 헤치시며 철령과 초도, 오성산을 비롯한 인민군초소들을 찾으시며 조국의 운명을 지켜주시였다. 그 눈보라를 안으시고 우리 장군님께서 걷고걸으신 자욱마다에서 조국땅의 모습이 변모되였다. 절해고도의 적구에서 적들과 싸워이기고 경애하는 장군님의 품에 안긴 인민군병사들의 가슴마다에서도 국제경기장들에 람홍색공화국기발을 높이 휘날린 우리 체육인들의 가슴마다에도, 태천의 기상을 창조한 청년돌격대원들이며 이 땅을 빛내여가는 천만군민의 가슴마다에도 백두의 눈보라가 있어 세인을 놀래우는 기적과 위훈을 창조하는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정녕 백두의 눈보라는 우리의 의지이고 신념이며 조선의 기상인것이다. 나는 마냥 높뛰는 심장을 안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언제나 저 백두산의 눈보라를 가슴에 새겨안고 경제강국건설의 총공격전에서 기수가 되겠어요.》 녀동생도 덩달아 한마디 하였다. 《아버지, 저두요.》 아버지는 그러는 우리 남매를 대견한듯 바라보며 머리를 끄떡이였다. 《그래그래, 우리모두 언제나 백두산의 눈보라, 조선의 기상으로 순간순간을 빛나게 살아가자.》
텔레비죤에서는 장중한 공훈국가합창단의 노래속에 백두산의 눈보라가 세차게 휘몰아치고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