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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97(2008)년 제4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밑거름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왔다. 매봉산의 진달래가 망울을 터치자 뒤산의 꾀꼬리가 꾀꼴꾀꼴 봄노래를 부른다. 어디를 보나 무르녹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생의 활력도 더해주는 따뜻한 봄 우리 연구집단은 새해공동사설을 높이 받들고 새로운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어느 농촌에 나갔다. 이른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박동무와 나는 손수레를 끌고 돼지목장 퇴비장으로 갔다. 감자밭에낼 거름을 분석해보기 위해서이다. 경쾌한 방송음악이 농장원들한테 뒤질세라 걸음을 재촉하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흥그럽게 하여주었다. 그런데 퇴비장으로 갔을 때 우리는 놀랐다. 지난 밤에도 집채만큼 쌓여있던 퇴비무지가 온데간데 없어졌던것이다. 다만 그걸 나른 주인인듯싶은 처녀가 달구지에 마지막퇴비를 골박아 싣고있었다. 처녀를 본 순간 우리는 다소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우리가 농장에 도착한 저녁 문화회관에서는 무대공연이 있었는데 그는 무대에서 노래를 잘 불러 사람들의 인기틀 독차지하였던 그 처녀가 아닌가. 여기 농장에도 전문예술단체배우 못지 않은 인재가 있구나 하고 감탄했는데 바로 그 처녀가 오늘은 진거름을 다루는것을 보니 어찌 놀라지 않으랴. 온 겨울 재워두었던 퇴비를 손에 쥐고 부스러뜨리며 걸탐스레 냄새를 맡기도 하는 그 처녀의 얼굴은 분명 화려한 무대우에서 관중의 열렬한 박수갈채속에 행복의 미소를 짓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니 이거 유명한 <배우>도 이런 일을 하는가요?》 그제야 처녀는 고운 얼굴을 들고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아이, 연구사선생님들이군요. 안녕하십니까?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오십니까?》 《참 동무도 누가 할 소릴. 이른새벽에 퇴비를 다 나른건 누군데?》 《우리야 농장의 주인들이 아닙니까?》 처녀는 거름 나르는 일은 농장원의 본분인데 그게 무슨 그리 큰일이냐는듯 하며 거름무지에 걸이대를 박았다. 이어 더운 김이 오르며 잘 익은 거름내가 물씬풍기였다. 그러자 항상 무르익은 복숭아마냥 발기우리한 처녀의 얼굴에서 행복의 미소가 피여났다.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왔다. 《처녀동문 거름무지보다 극장무대에 더 어울릴것 같은데…》 내가 진심어린 말을 하자 처녀는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참, 별 말씀을 다… 물론 극장무대우에서 사람들의 꽃다발과 박수갈채속에도 아름다움이 있겠지요.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어찌 우리 농장에 펼쳐진 감자꽃바다, 무르익은 벼바다의 아름다움에 비길수 있겠어요. 전 내가 사는 이 땅, 선군조국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밑거름>이 되고싶은걸요.》 선군조국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밑거름!
자기가 사는 고향을 더 활짝 꽃피우기 위하여 조국의 부강번영에 참답게 이바지하기 위하여 청춘의 심장과 정열을 깡그리 다 바치려는것이 선군조선의 청년들의 숭고한 정신세계가 아닌가. 그것은 고향을 위해 조국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치는 애국이고 헌신이다. 이 거름 한줌은 그대로 내 나라의 푸른 하늘에 랑랑한 웃음을 터치는 기쁨이고 휘황한 미래를 오늘로 당겨오는 행복의 씨앗이다.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기술적문제를 풀기 위해 과학탐구의 길에 한생을 바친 과학자들, 아버지장군님께서 헤쳐가시는 《눈보라강행군》,《삼복철강행군》을 자기 인생의 길과 이어놓고 청춘도 생명도 아낌없이 바친 로력혁신자들, 이들이 오늘날 선군시대 공로자들이 아닌가. 이런 애국의 《밑거름》으로 공장에서는 혁신의 기대소리가 더 높이 울려나오고 농장벌마다에는 풍요한 이삭들이 소리치며 자라는것이 아닌가. 박동무와 처녀가 주고받는 말이 들려온다. 《야 거름냄새가 참 구수하지요?》 《거름냄새야 거름냄새지 구수하다는건 또 뭐요?》 박동무의 말에 처녀는 걸이대끝에 달려진 시꺼멓게 잘 썩은 거름덩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걸 보세요. 얼마나 푸짐한가. 이걸 감자밭에 주면 금시 감자알이 주렁주렁 달릴것만 같애요. 농마지짐, 감자찰떡, 감자엿, 감자꽈배기… 저에겐 벌써 구수한 감자음식냄새가 코를 찌르는데요? 호호호.》
《옳소. 위대한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새 품종
감자종자에 선군조국을 위해 바치는 훌륭한
<밑 그렇다. 우리 인민들에게 보다 유족한 생활을 안겨주시기 위하여 바람세찬 대홍단등판에서 군감자 몇알로 끼니를 이어가시며 감자농사혁명의 불길을 지펴주신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것이 우리들의 의무이고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아름다운 이 처녀는 농장벌을 무대로 행복의 노래를 부르는것이고. 문득 방송에서 울려나오는 시 한구절이 봄하늘가에 메아리쳤다.
… 그대의 은정 가없이 펼쳐진 저 푸른 이랑들을 더 푸르게 할수만 있다면 내 한줌 거름이 되여 어린 모 한포기를 살찌운들 무슨 한이 있으랴
봄, 봄은 진정 아름답다.
이 땅의 수많은 선군시대 인간들이 선군조국의
《밑거름》이 되여 내 나라의 대지를 푸르게 하는데야 어찌 아름답지 않을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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