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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목표는 10대, 20대의 영웅!
수 필
나무와 함께 심은 생각
김 금 룡 해마다 온 학교가 떨쳐나 학교주변이나 앞뒤산에 나무를 심을 때면 명절처럼 모두가 즐거워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해나 그 전해들과 감정이 달랐다. 왜냐하면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진행하는 마지막식수였기때문이였다. 그래서 학급동무들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다들 깊은 생각에 잠겨 구뎅이도 더 깊이 파고 거름도 더 많이 주고 나무도 될수록이면 더 모양 좋은것을 골라 심으려고 애썼다. 그리고는 자기가 심은 나무들에다 이름과 식수날자를 쓴 패쪽을 달아놓았다. 나도 그렇게 했다. 《주체97(2008)년 3월 2일 6학년 2반 김금룡》 무엇인가 더 써넣고싶은 마음이였지만 손바닥만한 패쪽에다 그이상 더 쓸수는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것을 바라보고있는데 《금룡학생, 뭘 생각해요?》 하는 선생님의 귀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저… 뭐 별루…》 나는 선생님을 돌아보며 말끝을 흐리였다. 선생님은 내가 뒤말을 다 잇기를 기다렸지만 나는 더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무슨 생각인가 머리속에 떠오른것은 분명했지만 그것을 입밖에 내자니 어째선지 말이 되지 않았던것이다. 한동안 대답을 못하고 서있는 나를 웃음어린 눈길로 바라보시던 선생님이 《금룡학생은 학교를 졸업한 다음 군대로 나가겠다고 했지요?》 하고 조용히 묻는것이였다. 《예.》 나는 선생님의 질문에 얼른 대답했다. 선생님은 나에게로 다가오며 말씀을 이었다. 《금룡학생은 자기가 이제 영웅이 되여 돌아올 때쯤이면 이 나무가 얼마나 클가 하고 생각했지요?》 《예?!》 저도 모르는사이 나는 눈이 커졌다. 선생님이 나자신도 무어라고 미처 이름하지 못한 나의 속생각을 너무도 잘 알아맞추신것이 놀라왔던것이다. 《틀려요?》 나의 표정변화를 다른 뜻으로 해석한 모양으로 선생님이 되물었다. 《아니, 아닙니다. 너무 신통해서…》 《그럼 맞혔단 말이지요.》 《예.》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나무를 심을 땐 누구나 다 그 생각을 하는걸요.》 《예?!》 《사람마다 나무를 심을 때면 나무만을 심는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함께 심는거예요. 졸업반인 동무들의 경우에는 더할것입니다.》 나는 이상하게 가슴이 높뛰는 바람에 얼굴을 돌렸다. 그리고는 놀랐다. 학급동무들이 내뒤에 빙 둘러서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있었던것이다. 선생님은 그러기를 기다렸다는듯 동무들을 둘러보시며 말씀을 계속하는것이였다. 《동무들이 돌아올 때가 되면 이 나무들은 우리 교사만큼 높이 자랄거예요. 동무들이 그랬듯이 온 학교가 동무들이 심은 이 나무들을 정성껏 가꿀테니까요. 문제는 동무들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이 되여 이 나무앞에 다시 서겠는가 그겁니다. 누구는 온 나라가 다 아는 영웅이 되여, 누구는 과학으로 선구시대를 빛내인 박사가 되여, 또 누구는 이름난 작가나 음악가가 되여서 말이예요. 전 모든 동무들이 온 학교가 키높이 자래운 이 나무앞에 떳떳이 돌아오기를 바랄뿐이예요.》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났다. 허나 누구도 선뜻 말하는 동무가 없었다. 모두들 무엇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서있었다. 나도 자꾸만 깊어지는 생각을 어쩔수 없었다. 그 생각은 헤여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계속되였다.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다음날 학교로 오가는 길에 식수를 한 학교뒤산을 바라볼 때에도 그 생각에서 벗어날수가 없었다. 우리보다 먼저 졸업한 학생들이 심어놓은 나무를 가꾸던 생각이 났다. 봄이면 거름을 주고 가물이 들면 물을 주고 여름이 되면 벌레도 잡아주고 바람이 불면 넘어질세라 받침대도 세워주고… 이제 우리가 떠나가면 아래반 학생들은 우리가 심어놓은 그 나무들을 우리처럼 정성껏 가꾸어줄것이다. 한해, 두해… 다섯해… 이렇게 세월이 흐른 다음 고향에 돌아오면 그들이 땀흘려 가꾼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줄것이다. 그때 고향앞에, 모교의 선생님들앞에 자랑할만 한것을 가슴에 안고오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저 나무들앞에 설 자격을 잃게 된다면?!… 언제인가 터지는 수류탄을 자기 몸으로 덮어 수많은 동지들의 생명을 구원하고 희생된 영웅을 낳은 어느 한 중학교를 찾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우리를 안내해주던 영웅학교의 선생님은 키높이 자란 나무아래에 우리를 세웠다. 우리는 거기에서 나무의 굵기에 비해 너무도 작은 패쪽에 씌여져있는 글발을 보았다. 《1983년 3월 X일 6학년 7반 김 X X》 나무는 키높이 자랐지만 패쪽은 나무를 심던 그날에 영웅이 써놓고간 그대로였다. 생각깊은 눈길로 푸르러 설레이는 나무와 볼수록 크게 안겨오는 패쪽을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웅은 비록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지만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영웅의 모습을 우리 학교 교정에 높이 내세워주시였습니다.》 그날 나에게는 영생의 모습으로 서있는 영웅의 반신상과 그옆에 푸른 잎새를 흔드는 영웅이 심은 나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아시는 영웅병사가 되여 키높이 자란 나무앞을 지나 모교의 정문에 떳떳하게 들어설수 있을가? 선뜻 대답할수가 없었다. 나무를 심는것은 한나절 땀흘리면 되지만 아름드리 거목으로 키우자면 해를 두고 나무를 가꿔야 하듯이 가슴속에 맹세를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것이다. 그렇다. 그것을 위하여 때로는 기어이 넘어야 할 강행군의 어려운 극한점도 있을것이고 언 땅에 배를 붙이고 밝혀야 할 근무의 기나긴 밤도 무수할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갈마드는 고향생각, 어머니생각을 조국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간직하고 매일 매시각 경애하는 장군님을 위하여 살아야 할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후덥고 심장이 높뛴다. 그 심장에 손을 얹고 나는 마음속으로 속삭인다. 내 어디가든 고향땅에 나무와 함께 심은 그 맹세를 잊지 않고 복무의 순간순간을 충실하고 성실하게 단 한자욱도 헛디딤없이 보냄으로써 영웅이 되여 돌아오리라. 지금도 나는 그 생각을 한다. 이것이 나무와 함께 나의 심장에, 나의 고향산천에 심은 나의 맹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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