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화

 

날 창 《 요 새 》

 

리  성  철     

      

뾰족뾰족 창으로 온몸을 무장한

날창《요새》로 이름난 바다성게

보금자리 바위굴 초롱눈으로 지키다가

하 ㅡ 음! ㅡ 하품을 켜대는데

어디선가 간사스런 목소리 날아들었네

 

ㅡ 장수님, 바다장수님!

ㅡ 엉? 누구얏!

ㅡ 아이 놀랐네

   난 저 진주마을 알락삼바리예요

 

멋진 다리춤 나풀

사뿐 나선 알락삼바리 여쭈네

제왕이라 뽐내던 왕문어도 물리친

바다성게의 그 목소린

정말 장수목소리라고

바다동산 지켜주는 장수님께

진주마을 축하의 노래를 드리겠노라고

 

축하란 웬말이냐 성계님 만류하는데

겸손 또한 으뜸이시라

알락삼바리 한껏 추어올리네

잠시나마 희한한 춤노래에 어서 잠겨보라네

 

이어서 닐리리 닐리리-

알락삼바리의 꽃망울입에선

흥겨운 노래소리 노래소리

버들같은 다섯개의 다리들은

멋들어진 꼬기, 엇걸기, 뒤집기

즐거운 춤가락 춤가락…

 

어느새 헤 ㅡ 입벌어진 날창《요새》

그 주위를 칭칭 감겨들던 알락삼바리

장하고 장한 억세고 억세인

장수님 그 얼굴 그 손목

한번이라두 보았으면

한번만 잡아본다면 원이 없겠다네

 

하하 그런것두 소원인가…

호탕한 웃음속에

덮였던 날창 젖히고 허연 몸 내놓는 순간

벼락같이 달려든 삼바리

나풀나풀 춤추던 다리끝의 흡반으로

성게의 몸통 꽈악 ㅡ 그러쥔 알락삼바리

 

ㅡ후! ㅡ 됐군

이 통통 배속에 그득찬 맛있는 알들

저 바위굴에 그득한 멋진 진주보석들

이젠 죄다 내것인걸

《멋》진 춤노래 공짠줄 알았니? 호호호…

 

잠시라도 해이되면

독발린 춤노래에 흘리고

그때면 어떠한 《요새》도 소용없음을

운명의 순간 뒤늦게야 깨달으며

날창으로 무장했던 성게

알락삼바리의 먹이밥 되고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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