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5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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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정일동지께서는 상당히 오래동안 침묵속에 계시였다. 그러고계시던 그이께서는 중건에게 물으시였다.

《우리 노래 하나 같이 부를가. 남산의 푸른 소나무를 알거요.》

《예, 장군님.

《난 요즘 때없이 이 노래를 속으로 불러보군 하오. 이 노랠 부르면 조선혁명의 전 력사가 돌이켜지면서 어떤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혁명을 해야 하는가를 억척같이 새기게 되지. 그러면 자연히 힘과 용기가 배로 강해져 일이 힘든줄 모르게 되오.

중건지배인, 내 목소리가 좋지 못해서 그러는데 동무가 선창을 떼라구.》

《알겠습니다.》

 

남산의 저 푸른 소나무가

눈서리에 파묻혀서

천신만고 괴롬받다가

 

탁하고 거센 김중건의 성음이 수화구로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후렴부터 함께 부르시였다.

 

양춘을 다시 만나 소생할줄을

동무야 알겠느냐

 

그이께서는 노래를 부르시면서 애오라지 이 노래의 구절구절이 그대로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자양분이 되기를 기원하시였다. 그리하여 김중건이네들이 버쩍 들고일어나 하루빨리 너도나도 일감에 손을 붙이기를 바라시였다.

황철이 걸어온 산소열법개척의 한걸음한걸음에는 그들이 흘린 고결한 피와 땀이 스며있다. 앞으로 승리를 위해 또다시 걸어야 할 길은 여전히 전인미답일것이며 그 길에서 또 어떤 값비싼 대가를 치르어야 할지 누가 알랴.

그러나 그들은 계속 걸어야 하며 끝까지 걸어가야 할것이다. 래일의 부강조선, 부강조국을 위하여! 자주적인 삶과 행복을 위하여! 이 노래에 담겨진 사상과 뜻이 김중건이네들에게 정바로 심어진다면 이들은 웃으며 일어나 승리를 위하여 기꺼이 돌격전에 나서리라.

하여 그이께서는 자신의 온몸을 깡그리 연소시키는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시였다.

 

이 한몸 싸우다 쓰러지면

대를 이어 싸워서도

금수강산 삼천리에

양춘을 찾아올제 독립만세를

조선아 불러다오

 

노래가 끝났다. 전류음이 흐르는 소리만이 울린다. 그때 흑- 하고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뒤따라 웨치는듯한 목소리가 수화구를 꽉 채우며 울리였다.

장군님, 이 못난놈을 용서해주십시오. 누구보다 고생이 많으신 장군님께, 조국의 운명을 한몸에 지니시고 불편하신 몸으로 불철주야 강행군을 하시는 장군님께 이 못난 인간은 짐이 되였습니다. 일군이라는게 나약했습니다. 불충부실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숙연한 정적이 흘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퍼그나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요즘 나도 나이가 들어 그런지 힘들 때가 더러 있소. 그럴 때면 휴식을 하고싶고. 나도 인간인데 왜 그렇지 않겠나. 그러나 인민이 잘살 날을 당겨오자면 힘들다고 쉬면 되겠나. 내가 일을 많이 해야 그만큼 조국의 전진이 더 빨라지오.

중건지배인, 산소열법개척에서 승리자가 되는것은 단순히 선철덩어리를 뽑는 문제가 아니요. 이 과정을 통하여 대중의 창조적적극성과 혁명열의를 불러일으켜 그들자신이 자력갱생을 자기의 운명처럼 여기게 하는게 중요하오. 그래야 주체사상의 정당성, 진리성이 더욱 굳건해지오. 사고로 의기소침해진 사람들을 들어일구자면 중건이 동무부터 먼저 일어나야 돼. 지배인부터 서슬푸른 각오를 품고 일에 접어들어야 사람들이 따라서오. 알겠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장군님. 이 몸이 그대로 원료가 되고 연료가 되여서라도 다시 들고일어나 반드시 조선의 철을 부어내고야말겠습니다.》

《그래야지. 난 믿소. 쇠물은 꼭 나올거요. 5평방에서 나왔는데 10평방이라고 왜 안나오겠나. 중건이, 내 새해가 잡히면 한번 황철에 가겠소. 그때 우리 회포를 나누자구.》

김중건의 힘찬 대답을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한결 마음이 개운하시여 송수화기를 놓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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