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 회)
제 3 장
사랑의 감정은 어디서부터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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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장이 회의를 결속하자 신형일은 옆에 앉은 지배인을 바라보았다.
《지배인동지, 먼저 말씀하십시오.》
《아니, 어서 말씀하십시오.》 지배인이 한사코 일어설 생각을 않고 팔을 흔들었다.
신형일은 앞줄의 차학선을 바라보며 《말씀하실게 없습니까?》하고 기회를 주었다.
《허, 나야 뭘.》하며 손을 내저었다.
신형일은 더 우기지 않고 일어서서 가운데책상앞으로 나갔다.
《공장의 현대화는 설비와 함께 먹이생산의 현대화입니다. 그 록화물을 우리 공장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 하고 생각이 많았는데 동무들의 토론을 듣고 이 배치도까지 보고나니 신심이 생깁니다. 공장의 기술력량이 얼마나 그쯘합니까. 이런 력량이면 못할게 없습니다. 공장에서는 기술자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동무들의 손에, 동무들의 두뇌에, 동무들의 열성과 사색에 달려있다는것을 명심하고 모두 자기 사업을 합시다. 당위원회에서는 동무들과의 사업에 기본을 두고있습니다. 이자 기사장동무도 말했지만 공장당위원회는 종합조종소를 신속히 꾸리는것을 지지하며 모든 력량을 거기에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확정적인 말을 듣자 기술자들의 얼굴엔 빙긋빙긋 웃음이 어렸다.
당비서는 제기할 문제가 있으면 다 하라며 자리에 앉았다.
《기사장동지가 너무 바빠서 우리 기술자들과 만날 시간도 못냅니다. 회의를 하다가 자주 불리워나가는데 이거 무슨 대책이 있어야겠습니다.》
비육2직장 기술부원이 오달진 몸을 솟구며 의견을 제기하자 《좋은 의견입니다. 기사장동무가 전적으로 기술자들과의 사업, 기술사업만 할수 있게 보장을 잘해주겠습니다.》하고 제꺽 수락했다.
제기된 문제들이 그 자리에서 결론되자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공장에 있는 기술자들의 대우문제와 결원중에 있는 직장기술부원의 임명, 인민대학습당자료를 리용하는 문제 등 여러가지였다.
이번에는 지배인이 일어섰다. 둥그런 얼굴에 유순한 미소를 띤 지배인은 만족해서 장내를 굽어보고 입을 열었다.
《오늘 이 협의회에서 한가지 알려줄게 있습니다. 현대화의 중요성에 따라 일부 동무들의 직무변동이 있겠습니다. 기사장동무, 그걸 이자리에서 발표하오.》
지배인이 의자에 앉으며 기사장을 바라보았다. 이미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 기술자들의 직무변동을 미를 필요가 없었던것이다.
변동된 조직사업은 혁신적이였다. 그 조치에 따라 천호는 직장기술부원으로부터 발효제연구조의 조장으로 되였고 한원걸을 비롯한 기술자들이 조원으로 망라되였다.
조직사업은 계속되였다. 비육40호동에서는 석태인연구사가 무인화호동의 요구성을 완전히 실현하며 차천호네 조가 하는 미생물발효제시험도 이 호동에서 한다는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앞쪽에 앉았던 태인이가 뒤를 돌아보며 천호와 눈을 맞추었다.
직장기술부원들도 많이 변동되였는데 천호의 자리엔 호동장인 김남순의 아들 리남철이가 임명되였다. 40호동엔 책임적인 관리공을 인차 배치한다고 선포했다.
또 한가지 당위원회결정이 알려졌다.
현대화기간에 공장의 모든 일군들과 기술자들의 기술혁신경기가 진행된다는 결정이였다. 기술자가 아니라도 희망하면 이번의 경기에 참가할수 있으나 기술자들은 의무적이였다. 이 사업에서는 지배인, 기사장까지 다 참가하게 된다는거며 심사위원회를 조직하여 심사를 엄격히 진행한다고 선포했다. 신형일은 앉은자리에서 장내를 둘러보며 강조했다.
《나도 례외가 되지 않겠소. 그러니 이번에 이 경기를 통해서 모두 한계단 도약하도록 합시다. 또 제기할게 없습니까?》
모두 잠잠한데 중간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보는 처녀였다. 신형일은 묻는듯한 눈길로 기사장을 바라보았다.
《
기사장이 속삭임소리로 수군거렸다.
강시연부장의 딸? 그러니
종합대학 연구사가 아버지의 반대로 공장현대화에 참가하지 못하고있는데 당비서동지의 지원포가 필요하다고 천호가 제기하더니 바로 저 처녀였구나.
신형일은 귀를 강구었다.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견을 제기할것은 좀더 대담하게 대학의 연구사들과 공장의 현장기사들이 합심하여 연구사업을 진행할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는 현장경험이 부족하고 공장에 있는 현장기사들은 또 그 나름의 고충이 있는데 서로 도와주고 배워줄수 있게 조직해주면 어떻겠는지…》
처녀가 일어날 때처럼 조용히 앉았다.
신형일은 은근히 놀랐다. 당돌한 그의 행동도 놀랍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하면서도 중요한 제기를 했기때문이였다. 역시 론리적이면서도 명백한 아버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습니다. 아주 좋은 제기입니다.》 신형일은 즉석에서 기본조인 천호네 조에 석태인이와 그 강수려라는 처녀를 망라시키는것을 지배인, 기사장과 합의를 보았다.
회의가 끝나자 신형일은 지배인과 함께 그길로 완성되여가는 종합조종소를 돌아보았다. 이미 차학선은 수의사와 함께 오리사로 나간터였다.
신형일은 제일먼저 연혁실에 들어가서 준비해놓은 사적자료들을 일일이 보았다. 이번에 공장에서는 상급기관으로부터
기다리기나 한듯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는 눈부신
한여름의 강렬한 해빛은 신형일의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발걸음을 떼는데 먼저 나와있던 수려가 다가왔다.
《비서동지, 이제야 인사를 드려 미안합니다. 이모저모로 저의 집을 관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려가 나부시 고개를 숙이였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까보다 더 지성미가 느껴지는 처녀였다.
《지배인동지, 이 처녀가 바로 그 강부장동지의 딸이라는군요.》
《그래요?!》 지배인 역시 놀라운듯 처녀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다른 처녀들과 달리 진한 화장기가 없는 그의 얼굴에서는 숲속에서 금방 나온듯한 생기가 흘렀다.
《공장에서는 연구사동무에 대한 기대가 크오. 특히 그 발효제연구조에 대해서 말이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해보겠습니다. 그러자면 자연히 대학과 련계를 많이 가져야 할것같습니다.》 수려가 고개를 갸웃하고 수집어하면서도 자기의 견해를 숨기지 않았다.
《그렇지. 그럴 때마다 서슴지 말고 제기하시오. 차를 우선적으로 보장해주지요.》
《아이 무슨, 여기서는 다 자전거를 리용하더군요. 저도 자전거를 배워야 할가봅니다.》 수려가 가볍게 사양하느라 방그레 웃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였다.
《그거 좋은 생각이요. 여기선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없소, 녀자건 아이들이건.》 곁에 있던 지배인이 덩달아 부추겼다.
《자전거야 인차 배울수 있지. 내 언제인가 아버지한테서 들었는데 대학탁구선수라던데 그런 운동감각이 있으면 며칠내로 탈수 있소. 저 태인연구사랑 천호동무네가 있는 한조에 있는데 그것 하나 못배우겠소? 아, 천호동무.》
신형일은 태인이와 무슨 론쟁인가를 하는 천호를 손짓해불렀다.
다가온 천호에게 《내 오늘 과업을 하나 주겠는데 동무가 책임지고 이 연구사한테 자전거를 배워주오. 필요할 때 시내로, 대학으로 갈수 있게 말이요.》하고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천호는 처음 무슨 의미인지 벙벙해서 인차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형일은 수려의 자전거련습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꼭 천호가 하기를 바랐다. 그것은 수려를 연구조에 끌어들이는것으로 그치지 말고 자전거를 배워주고 같이 시험을 하면서 부디 가까와지기를 바라서였다. 그만큼 강수려는 첫눈에 욕심이 나는 처녀였다.
그 의미를 알리 없는 천호는 당비서가 준 과업인지라 그 자리에서 씩씩하게 대답했다.
《자전거 말입니까?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