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90 회)
제
4 장
34
(1)
년말을 뚜렷이 구획짓는 동지달에 들어서면서 김정일동지께서는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이 세차게 일고있는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올라오는 새라새로운 희소식들을 접하게 되시였다. 월초에 들어와 서부와 동부의 굴지의 대화학기지들에서
련속 승리의 보고가 올라왔고 자신께서 경쟁을 붙이신 룡천과 신암, 동봉과 미곡, 삼지강협동농장들은 물론이고 각지의
협동농장들에서 이 농장들에 못지 않은 알곡증수의 자랑찬 성과보고들이 련속 올라오고있었다.
그런가 하면 며칠전에 성진제강련합기업소에서 올라온 보고를 들어보시니 기업소에서는 주체철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투쟁에서 뚜렷한 전진을
이룩하였으며 년간철강재생산을 넘쳐수행하였다.
경공업부문 일군협의회를 앞두고 방금 내각총리에게서 온 전화 또한 그이를 형언할수 없는 기쁨에 취하게 하는 보고였다.
꾸바의정조강판생산을 넘쳐수행하고 전량을 청진항에 집하시켰다는 보고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중의 한구석에 자리잡고있는 이름할수 없는 어떤 불만으로 하여
이 모든 희소식들을 기쁘게 받을수 없으시였다. 황해제철련합기업소에서 일어난 용광로사고와 그 이후 법기관을 비롯한 여러 관련부서들에서 올라온
문건들때문이였다.
그중에서 합영투자위원회를 보는 기관에서 올린 제의서는 도저히 리해가 되지 않으시였다. 내용을 요약하면 황해제철련합기업소의
산소열법용광로복구자금을 비롯하여 인민경제의 활성화에 필요한 밑자금을 마련하려고 하니 정광과 석탄 등 나라의 지하자원수출을
허락해주었으면 하는것이였다.
제의서의 문구며 내용들은 한없이 정중했고 타당성이 있었으며 나라가 직면한 가장 초미의 문제해결에서 앞장서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대번에
알리는듯싶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불순하고 너절한, 지어 인륜을 거스르는것이 깊숙이 깔려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사면팔방 제재의 포위속에서 용광로설비를 사온다는것자체도 허황하게
여기시였지만 시도부터가 불순하다고 보시였다.
그들은 생색을 내기에 급급하여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대량 수출하여 수입산용광로를 사들여온다고 한다. 말로는 용광로복구자금을 전면에
내걸고 또는 토대가 구축되여있는 우리의 자립적민족경제의 그 무슨 뚱딴지같은 《활성화》를 운운하지만 여기에는 무서운것이 있다. 이들이 하는
짓거리들은 말그대로 나와 황철사람들사이에 맺어진 혈연의 정이며 인연에 헤살을 놓는것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세상에 정에 제일 주려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가고 말하라면 누구나 서슴없이 불행을 당한 사람,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할것이다. 이렇게 놓고볼 때 황철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오직 우리 당만을 믿고 중중첩첩으로 막아서는 시련과 난관을 헤치며 억척같이
살아온 인민의 모습, 우리 인민의 군상이라고 말할수 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황철사람들과 더불어 저절로 우리 인민의 본태에로 아지를 쳐나가는것을
막을수 없으시였다. 사실 우리 인민만큼 정을 그리워하고 우리 인민만큼 정에 울고웃는 인민이 이 세상에 어데 있는가. 그래서 정을 소중히 여기고
피로써 나눈 정을 지키기 위함이라면 하나밖에 없는 생명도 기꺼이 바치는것이 우리 인민인것이다. 력사상 가장 철저하고 장기적이며 가장
야만적이면서도 강대한 군사적위협과 경제제재의 포위환속에서도 세인을 놀래우며 끊임없이 일어나는 기적과 사변은 바로 이러한 인민의 무한무비의 힘이
있었기때문이다.
이에 대하여서는 고난의 행군, 강행군에 이어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나날 끝없이 걷고걸으신 장장수만리 현지지도의 길에서 너무나 뜨거웁게,
너무나 눈물겨웁게 체험하신 그이이시였다. 심장으로 주고받는 사랑과 정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낳는가를 아시였기때문에 장정의
길이 험난하다는것을 아시면서도 더더욱 신들메를 조이시고 자신께 제기한 가혹한 요구성을 실천하시며 현지지도강행군을 하신
그이이시기도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인륜도덕을 놓고봐도 제의서를 올린 그들이 괘씸하기 그지없으시였다.
무릇 한가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가산의 피해를 묻거나 헤여보는것이 아니라 먼저 사람의 생사여부를 알아보고 걱정한다. 나라일도
마찬가지이다. 일군이라면 직무가 높든낮든 무슨 일을 맡아보든 황철과 같은 일에 직면하면 마땅히 사람들의 운명문제를 먼저 걱정해야 하며 그것을
자기 일처럼 여겨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황철에서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하자 기다린듯이 즉시 이 문건을 올려보내였다. 이게 초상난 집에 가 풍악을
울리겠다는 짓거리와 뭐가 다른가.
이 사람들도 헐값으로 팔아넘기려는 그 자원이 금속공업이며 화학, 세멘트공업을 비롯하여 나라의 경제건설에 얼마나 귀중하게 쓰이는것인지 모르지
않는다. 석탄이나 정광 1kg을 생산하려고 우리 로동계급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있는지도 뻔히 알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일을 쉽게
해먹으려는 건달식사업작풍에 매달리며 우리 로동계급의 피땀과도 같은 그 자원을 눅거리에 막 팔아먹으려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지난 시기 여러 기회에 이들의 좋지 못한 사고방식이며 사업방법을 놓고
한두번만 지적하지 않으시였다. 알아들으리만큼 타이르고 깨우쳐주시였으며 손잡아 이끌어 탈선되지 않도록 왼심을 많이도 쓰시였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런 제의서를 만들어 올려보낸것을 보면 이제는 머리통이 돌려세우지 못할 정도로 단단히 글러먹고 굳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지나온 혁명의 길에서 어떤 인간들이 락오자, 도피분자로 지어
반혁명분자로 전락되는가를 너무나 잘 알고계시였다.
인민이 창조하는 재부가 어떤 과정을 통하여 마련되는가에 대하여 전혀 관심하지 않는자들, 그 재부를 내다 탕진하는데서는 눈섭 하나
까딱않는자들, 이것을 오히려 하늘이 준 타고난것으로 여기는자들이 가는 길이 이러하였다.
이 제의서는 한마디로 산소열법개척에 바쳐온 황철로동계급의 투쟁력사에 갑작변이를 일으켜보려는 문서장이다. 나아가서는 우리 국가의 근간에
사상적수정을 가해보겠다는 위험한 문서장으로밖에 달리는 규정할수 없다.
수출허가와 관련한 제의서를 한켠에 밀어놓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래도 황철에
내려가있는 주영호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와 마주앉아 실상을 청취해보고 의견을 나누느라면 용광로며 사람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결론을
내릴수 있을것이다.
책임서기를 찾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를 데려올데 대한 지시를 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