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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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날 아침, 김책제철련합기업소를 찾으신
《새 기술도입에 참가한 동무들은 왜 보이지 않소?》
《련합기업소에서 시험생산이 끝난 즉시 단기휴양을 조직하고 그 동무들을 휴양소에 보냈습니다. 그 휴양소는 도에서 제일 좋은 휴양소입니다.》
《잘했소. 그 동무들에게는 응당 특별휴식을 줘야 하오.》
《한데 어쩐다? 난 그들을 만나보고싶은데.》
《련락을 띄우겠습니다. 휴양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때문에 인차 만나보실수 있습니다.》
《그래주오.》
기업소의 책임일군이 한발 앞서 걸으며
(이게 정녕 우리의 힘과 지혜로 밀어낸 강판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중유를 결정적으로 밀어냈단 말이지.)
이름할수 없는 격정이 끓어 심중을 주체할수 없으시였다.
제품창고를 나서신
《공정을 돌리자문 시간이 퍽 걸려야 하겠지?》
《한주기분의 강편이 생산되기를 기다렸다가 압연하자면 시일이 좀 걸립니다.》
《그럴거요. 용광로에서부터 선철생산이 시작되여 그 결과물이 여기까지 오자면 시일이 걸리겠지.》
《내 다른게 아니고 생산공정이 돌아가는걸 눈으로 보고싶어 그러오.》
《
《그래? 어떻게 시험생산하는걸 다 찍어두었소?》
《시험생산과정을 찍은건 김책공업종합대학 박사원생동무들입니다.
《이제 봤으면 좋겠는데.》
기업소의 책임일군이 록화물을 보실수 있는 어느한 방에 모시려고 안내해드리려 하였다.
《뭐, 거기까지 갈거 있소. 저 3호가열로조종실에 콤퓨터가 있지?》
미장을 갓 하다나니 내벽이 마르지 않아 조종실에는 습기가 많다고 말씀올리는 책임일군이였다.
《그럼 콤퓨터를 밖에 내오면 될거 아닌가. 현장속에 몸을 잠그고 록화물을 보는것도 괜찮소.》
기업소의 일군들이며 수행성원들이 바삐 오가며 조종실가까이에 의자들을 가져다놓고 콤퓨터를 설치하였다.
《덤비지 마오.》
《동무얘기를 들어야 록화자료를 리해할거 아니겠소. 먼저 그걸 들읍시다. 자, 동무들, 다들 앉으시오. 우리 고온공기연소기술을 공업화하는데 성공한 주영호동무네들의 이야기를 듣고 록화자료를 봅시다.》
시간이 많이도 지나갔다. 주영호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는 정철의 일을 겪고나서 모두가 자기 한몸을 내대고 강편가열시험에 참가한 김형규며 신정을 비롯한 이곳 기술집단의 소행까지 상세히 말씀드렸다.
《용소, 용아. 다 애국자들이요.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동무들이요.》
이야기를 다 듣고나신
《어서 록화물을 봅시다. 주동무의 이야기까지 듣고나니 우리 주인공들이 더 보고싶어 조바심이 막 나오.》
몇분이 지나서 대형현시판에 화면이 나타나자 현장에는 삽시에 가열로동음이 울려퍼지였다. 먼저 육중한 가열로가 나타났고 그 주위에 무선전화기를 든 김형규며 그옆에 서있는 채호명, 신정이들이 보이였다.
강괴관리장에서 넘어온 두터운 강편이 대차에 실려 롤강그를 타고 장입선에 들어선다. 평괴는 PLC체계의 순차조종에 의하여 가열로에 정확히 장입된다.
육중한 몸을 덜덜 떨며 용을 쓰기 시작하는 가열로. 긴장으로 굳어질대로 굳어져있는 김형규네들의 얼굴들.
《큰일났소. 불길이 왜 안 보이나?》
발을 옮겨디디며 감시구를 통하여 로안을 들여다보던 호명이 불안에 차서 소리친다. 다가가는 김형규네들.
《봤지? 불길대신 로안엔 무슨 안개발같은 연기만 차있소.》
그 순간 감시구에 새파란 불길들이 쭉 내뻗치며 나타난다. 감시구를 들여다보던 형규며 채호명은 놀라 웃몸을 뒤로 젖힌다. 호명은 김형규를 돌아보다가 여전히 굳어져있는 그의 얼굴기색을 띠여보더니 한가득 그리였던 만족한 미소를 거둔다. 불길이 나타났다 해도 가열된 강편이 어떤 모양으로 나오는가 그리고 제 모양을 가지고 나왔다 해도 기술지표에 도달하였는가에 따라 모든것이 결정되기때문이였다.
잠시후 강편이 인출되여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을 지켜보는 형규네들의 경악한 기색, 어찌된셈인지 평괴가 커다랗게 이지러진 지짐짝모양을 하고있었던것이다.
《보십시오, 채아바이. 애초에 내가 주장했던 온도대로 하여야 했습니다.》
《글쎄 나야 로파심에서 욕심을 부렸댔지.》
《온도를 낮추고 다시 해봅시다.》
두번째로 인출된것은 정상이였다. 강편은 마치 뱀처럼 앞끝을 세우고 롤강그를 타고 기세좋게 실려간다. 그것을 지켜보던 김형규가 갑자기 강편을 따라 달려가는것이였다. 채호명이며 신정이들도 뒤따른다.
《왜들 저러오?》
《압연된 강판을 필요한만큼 잘라내여 기술지표에 도달했는가를 분석합니다. 저 동무들이 달려가는것은 속을 조이며 분석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시원히 자기들의 눈으로 확인해보고싶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