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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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돌격대에 가서 다시한번 실력료해를 하느라 온 하루품을 들인 주영호는 그들과 식사를 함께 하고 늦은 저녁에야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동안 밀린 사무를 보려고 문건들을 벌려놓았으나 피로에 몰려 자기도 모르게 사무탁우에 얼굴을 묻고말았다.

한시간가까이 흘렀는지. … 문득 사무탁을 진동하는 전화종소리에 그는 잠에서 깨여났다. 송수화기를 통하여 정깊은 음성이 흘러나오자 주영호는 급급히 일어나 몸가짐을 정돈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전화를 걸어오시였던것이다.

그이께서는 내각사업과 관련한 몇가지 실무적인 문제들을 토론하신 뒤끝에 무산광산사업을 물어주시였다.

《내 보고도 들어보고 로동신문이랑 읽어보니 무산이 판을 크게 벌리고있더군. 내려가보니 어떻소, 그새 많이 변했겠지?》

주영호는 외국출장을 갔다오자바람으로 무산에 내려오니 파쇄장건설이 완전히 끝났으며 지금은 다음단계전투에 진입하였다고 말씀드리였다.

《무산이 수고를 하오. 요즘 내 야금공장들에 가보면 정광때문에 생산을 못한다는 소리는 못들어보았소. 그만큼 무산광산이 제구실을 한다는 소리가 아니겠소. 사실 개건현대화를 하면서 생산정상화를 한다는게 쉽지 않거던. 허나 정광생산은 결정적으로 늘여야 하오. 대형원추형파쇄기는 언제면 돌릴수 있소?》

주영호가 올리는 대답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사이를 두셨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파쇄기능력이 대단히 크지? 그게 빨리 생산에 들어가야 되오. 시운전을 앞두었다는데 애를 먹는건 없소?》

그는 있은 사실을 객관적인 그대로 말씀올리였다. 수화구에서 전류음만이 흘렀다.

《난 동무의 견해를 듣고싶구만.》

주영호는 말씀드리였다. 말씨가 점점 빨라지였고 때에 따라서는 격해지기도 하였다. 주영호가 어찌나 강경한 어조로 《객관적인 그대로》의 주장들을 배격하며 자기 견해를 말씀드리였는지 그이께서는 간간이 웃으시며 영호의 감정을 늦구어주시였다.

《천천히 말하오, 흥분하지 말고. 그들도 시운전을 생각해 그러겠지 무슨 허튼 사상을 품고 그랬겠소?》

《그래서 저는 시운전기일이 다소 드티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힘으로, 무산광산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야 하오. 나는 동무의 주장에 동감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적인 지지를 표시하시였다.

《전에 황철의 김중건이 산소열법운명을 김책공대랑 국가과학원에 맡기고 그들의 도움에 의존하려구 나돌아다니길래 내 말해주었소. 황철이 우리 나라에서는 산소열법선구자기업소인데 원래 꾸려놓았던 산열기술집단을 환원복구하고 자기 터밭에서 기술자들을 양성하라고 말이요. 무산광산이라고 례외가 될수 있소? 거기에도 황철처럼 수령님께서와 우리 당이 품들여 키운 과학기술인재들이 있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나는 부총리동무가 옳게 선을 세웠다고 보오.》

장군님, 고맙습니다. 제 그대로 내밀겠습니다.》

《주영호동무, 그렇지만 방법론은 있어야 하오. 지식인들과의 사업을 별다르게 생각하진 마오. 로동계급과 이야기하는것처럼 역시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해야 하오.》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건강에 류의하라고 이르시고는 전화를 마치시였다. 주영호는 이름할수 없는 신심과 힘이 뻗쳐 오래동안 자기를 다잡지 못하고 서성거리기만 하였다.

 

×

 

주영호와 통화를 마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벽에 걸려있는 조선지도앞으로 다가가시였다. 그이께서는 지도에서 자신께서 진행하신 현지지도의 로정을 더듬어보시였다. 그러자 나라의 동부며 북부, 서부며 서북부를 오가며 체험하시였던 일들이 화면처럼 시선앞에 다가오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주기의 현지지도를 마치실 때면 언제나 그러하신것처럼 다녀오신 로정에 있었던 일들을 분석총화해보기 시작하시였다.

이번의 현지지도에서 무엇보다 그이를 기쁘게 한것은 그 어디를 가보시나 들리시는 곳, 만나시는 사람들에게서 느끼게 되는 전에없이 드높은 정신력과 혁명적인 일본새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것을 생산제품들, 사업방법과 작풍에서 력력히 알게 되시였다.

함주군 동봉협동농장을 봐도 그러했다.

지난해에 진행한 사회주의경쟁에서 농업부문에서는 벌방과 중간지대, 동해안을 대표하여 동봉협동농장, 삼지강협동농장, 미곡협동농장, 신암협동농장, 은흥협동농장들이 모두 1등을 하였다. 그런데 동봉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은 시상식이 끝난 다음 당위원회에 찾아가 당적량심대로 말한다면 자기네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봐주셨기때문에 1등을 했을따름이라 하면서 래년에는 기어이 중간지대를 대표하는 은흥농장을 따라앞서 진짜로 근실한 1등농장이 되여 장군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하였다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악이 발발하고 야심도 보통이 아닌 동봉관리위원장의 속내가 짐작되시였다. 해놓은 일이 아무리 커도 어쨌든 벌방지대나 중간지대의 1등농장들에 비해 알곡생산량이 높지 못한것은 사실이니까 자존심이 상했을것이다. 그래서 먼저 중간지대 은흥농장을 목표로 삼고 따라앞설 결심을 했을것이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동봉협동농장을 현지지도하시면서 관리위원장의 결심이 실천에 옮겨지고있다는것을 확인하시였다. 농장에서는 과학기술을 최우선시하고 여기에 의거하여 우량종자확보로부터 시기별, 공정별에 따르는 영농계획을 세우는것을 철칙으로 하고있다. 높이 세운 목표를 실천하는 사업의 앞장에는 항상 관리위원장이 서있었다. 거름확보사업 하나만 들어봐도 이것을 직관적으로 증명하고있었다. 관리위원장이 뜨락또르와 소달구지, 손수레를 끌고 함주군은 물론 이웃군인 정평도 모자라 함흥시내에 들어가 진거름을 실어들이였다고 한다.

김정일동지께서 제일 감동되신것은 제기할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시자 키작고 체소한 녀성관리위원장이 《없습니다. 장군님, 농장의 힘으로 작년보다 높이 세운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기어이 점령하겠으니 동봉은 걱정말아주십시오》라고 한 대답이였다.

랭습과 찬바람을 비롯한 기후와 토지조건이 경쟁농장들중 제일 나쁜 동봉협동농장인데 농사준비를 아무리 잘해놓았다 하더라도 왜 걸린것이 없겠는가. 그런데도 관리위원장은 제힘으로 해내겠다고 한다. 그이께서는 녀성관리위원장이 대견스러우시였고 그 결의를 믿고싶으시였다.

단정광산기계공장 역시 그러하였다. 그전에는 공장이 생산정상화는 고사하고 구내관리조차 변변히 하지 못하여 시민들로부터 《망탕기계공장》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이러했던 공장이 분발하여 오늘은 생산동음이 울리기 시작한것은 물론이고 공장구내를 하나의 공원으로 꾸려 그이를 기쁘게 하였다. 그 면모가 어찌나 깨끗이 달라졌는지 이제는 그곳 사람들이 이 공장을 《향상기계공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나라의 서부와 동부에서 승전의 포성을 울린 2. 8비날론련합기업소의 비날론이며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비료폭포를 되올려보시였다. 대흥청년영웅광산의 경소마그네샤크링카생산공정과 락원기계련합기업소의 성과들, 주령광산의 기적이며 새롭게 분발한 무산광산련합기업소, 지어 작고도 큰 공장이라고 칭찬하시였던 북부의 어느한 강철공장의 성과도 헤아려 되새겨보시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 현지지도의 길에서 체험하신것은 결코 이러한 성과만이 아니였다.

그이께서는 대고조의 전진운동에 저애를 줄수 있는 낡고 진부한 사상잔재들이 여전히 여기저기 남아있는것을 간파하시였다.

례를 들면 동부지구화학공장들에서는 성과가 좀 있다고 만세에만 그치지 말고 생산정상화에로 총돌격해야 한다. 농업부문을 실례든다면 주령이나 미곡, 삼지강협동농장들은 벌방지대농장들중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서있다는데 자만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내세우고 실천해야 하는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한해농사를 지으면서 터득한 귀중한 경험을 꿍지고있지 말고 지역의 다른 농장뿐만 아니라 은흥이나 동봉과도 서로 교환해야 한다. 기계공업부문이나 석탄 등 다른 부문도 이러한 편향이나 페단들이 없지 않다.

(한번 안되면 두번, 세번이라도 좋으니 꼭 짚고넘어가야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분석을 매듭지으시였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했으면 좋겠는가.)

집무탁으로 돌아오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중앙위원회의 한 일군을 찾으시려다가 그만두시였다.

강연이나 학습제강을 통한 방법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회의를 통하여 추궁하고 지적하는 방법 또한 마음에 들지 않으시였다.

그렇다면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자기의것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감정정서적이면서도 참신한 방법이 없겠는가.

한동안 사색을 거듭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불현듯 스쳐가는 령감을 감촉하시고 집무탁서랍을 여시였다.

그이께서는 일전에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가 올린 경희극 《산울림》 CD원판을 꺼내드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록화기에 CD원판을 넣으시고나서 동작건을 누르시였다. 경희극을 보시는 동안 그이의 존안에는 작품을 긍정하는 미소가 자주 비끼군 하였다.

저녁노을이 창문을 불그름하게 물들무렵에야 경희극감상을 끝내신 그이께서는 책임서기를 불러 래일 자신의 일정에 국립연극단의 경희극 《산울림》공연지도를 넣도록 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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