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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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협의회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중압감에 눌리워있던 주영호도 일어섰다. 그는
《좀 늦은감은 있지만 주영호동무가 그걸 깨달은걸보니 기쁘오. 그러면 동무가 최정봉동무와 손을 맞잡고 무산광산개건현대화를 시작하오. 제기되는것은 없소?》
《대형원추형파쇄기를 원래 서유럽에서 납입해오는것으로 락착이 되여있었는데 잘 안되였습니다. 그래서 룡성기계련합기업소에 맡기려 하는데 시일이 걸려야 할것같습니다.》
《그건 걱정 안해도 되겠소. 내 그 과제는 3월5일청년광산 지배인에게 주겠소. 그 동무라면 어떡하든 해결할거요.》
《황철의 김중건이 어디 있는가?》
김중건은 죄스러움에 몸둘바를 몰라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예, 여기 있습니다.》
《사직하려고 했는가?》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미처 말씀드릴새가 없었다. 엄하신 물으심이였으나 그속에는 한량없는 믿음과 기대가 담겨 그만에야 그동안 쌓였던 괴로움과 번민이 한꺼번에 동을 무너뜨리였던것이다.
《사직은 변절이라는걸 알아야 돼. 알겠나, 중건이.》
《아―알았습니다.》
《그래 어떻게 하겠소? 아직도 바깥에 계속 미련을 가지고있나?》
《아닙니다. 제 이번에 단단히, 정신을 단단히 차렸습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산소열법용광로 기어이 완성하겠습니다.》
《죽기야 왜 죽겠나. 살아서 끝까지 해내야지.》
《지배인, 우리 잘살라고 도와줄 나라는 하나도 없어. 우리 잘사는거 좋아할 나라도 하나 없고. 그저 제힘이 제일이야. 알겠나?》
《명심하겠습니다.》
김중건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고나서 품고있던 생각을 말씀올리였다.
《일을 바로 못한 처지에 이런 제기를 하는게 죄스럽지만
상당히 오랜 정적이 회의실에 흘렀다. 미동조차 없는 정적이였다.
《산소분리기라…》
《중건지배인, 여기 모인 동무들이 다 야금전문가들이고 경제일군들이니 구체적인 설명을 하오. 산소분리기만 있으면 용광로를 포함해서 기업소전체가 살수 있다는 주장을 과학기술적으로 론증해야지.》
중건의 설명이 끝나자
고경달박사가 일어나 늘 밝아보이는 인상과 달리 랭담해가지고 몇가지 중점적인 반론을 냈다. 약간의 론쟁 비슷한것이 있었으나 그 시간은 5분이 조금 넘었을뿐이다. 박사는 처음의 인상으로 돌아가 명쾌하게 김중건의 주장을 증명해드리였다.
《반드시 풀어야 할 과학실무적인 문제는 있으나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소분리기를 효률적으로 리용하려는 지배인동무의 주장을 저는 지지합니다.
《그렇소? 음- 황철이 이제부터 큰 일판을 벌려놔야 하겠는데 송전망공사는 혼자서 하기 힘들거요.
이건 내각에서 맡아 해줍시다.》
《뭘 제기되는거 또 있나?》
그래도 머뭇거리며 입을 열기 주저하는 김중건이였다.
《
《그럼 내 2. 8에 산소분리기를 이관하려던 결심을 취소하겠소.
지배인, 그러나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돼. 기업소에서 해탄로와 콕스를 먹는 용광로들을 돌리지 못하고있겠는데 그런 낡고 쓸모가 없는 유물들은 계속 끼고있을 필요가 없소.
력청탄은 외화를 주고 사와야 하는데 콕스를 쓰는것은 외화를 불태워버리는것이나 같지 않는가.
이제 내려가면 우선 그 해탄로를 폭파해버리라구. 콕스먹는 용광로들두 당장 해체해버리오.》
이 순간 김중건을 포함하여 회의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전률을 느끼며 고개를 버쩍 들었다. 해탄로 폭파! 용광로 해체! 련이어 내리시는 이
결단속에 얼마나 엄청난 의미가 깃들어있는가.
흥분의 파도로 설레이는 장내에
《왜 그래야 하는가. 그런게 계속 서있으면 황철은 언제가도 콕스미련 버리지 못하기때문이요. 행여나 해서 지경밖을 줄곧 넘보게 된단 말이요. 우린 빠다를 먹지 못하고 강냉이밥을 먹으면서라도 이를 사려물구 반드시 우리 무연탄으로 철을 뽑아야 돼. 콕스와 리혼한것이 아니라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해야 돼, 들었는가, 지배인.》
《알았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비장한 각오가 느껴지는 김중건의 대답이였다.
《이젠 황철의 목표가 명백해졌소. 황철이 승리의 직선주로에 당당히 들어설수 있는 길이 보이오. 다음은 고온공기연소기술의 공업화문제를 협의해봅시다.》
퍼그나 시간이 흐른뒤 고온공기연소기술도입의 적지로 김책제철련합기업소의 열간압연직장이 선택되였고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고온공기연소기술도입조를 현지에 내려보내는 문제가 토의되였으며 그에 따른 조직사업들이 진행되였다.
《우리 일군들속에 산소열법용광로나 고온공기연소기술을 리용한 가열로가 없어도 경제발전에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았는데 천천히 때를 봐가며 해도 되지 않겠는가고 생각하는 동무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행생산과 동시에 이걸 밀고나간다는것이 얼마나 힘든가 하는것도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해야 하오. 이걸 해놔야 금속공업은 다음단계목표인 우리식의 철강재생산체계에로 나갈수 있소. 때문에 이 길에서는 그 어떤 타협이나
제2의 길이란 있을수 없으며 나는 이 문제를 놓고서는 단 반걸음도 양보하지 않겠소. 이것은
한손을 들어 허공을 힘있게 내리그으신
《동무들! 우리 강심을 먹고 해봅시다. 나는 동무들을 믿고 동무들은 나를 믿고 다시한번 강조하는데 우리가 살길은 오직 자기 힘을 믿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소. 제힘이 제일이요.》
장내는 격동적인 박수소리로 차넘쳤다. 엄숙한 맹세와 결의로 충만된 박수소리는 오래동안 끊길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