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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렬차에 오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은백색의 크고작은 탑들로 숲을 이룬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를 애정넘친 시선으로 바라보시였다.

(일군은 저쯤 돼야 돼. 공장을 살리겠다고 얼마나 애를 썼으면 남의 군에까지 가서 간석지를 일구고 농사를 지을 작정을 했겠는가. 저런 무서운 각오와 배짱이 있어 기업소가 수입을 하던 첨가제까지 자체로 만들수 있었을것이다.)

김정일동지를 모신 야전렬차는 곧 평양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논밭이며 떠가는듯한 야산들을 내다보시며 잠시 피로를 푸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를 시작하시였다.

다계단으로 변이 나는 해여서 그런지 문건들의 내용은 대체로 그이를 마냥 기쁘게 하는 소식들이 들어있었다. 그이께서는 그중에서 금진강발전소운영에 관한 문건을 보시면서 감회에 잠겨계시였다. 함남도 정평사람들이 소문없이 정말 큰일을 하였다. 그들이 지난 10년동안 금진강에 규모가 큰 전기생산능력을 조성하느라 간단치 않게 고생했을것이다. 시간을 내여 거기에 가 전번에 한 약속대로 기념사진이랑 찍어주고 그들을 온 나라에 내세워줘야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른 문건을 펼쳐드시였다. 황해제철련합기업소 지배인 김중건의 사직서가 동봉되여있는 문건이였다. 한참이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시던 그이께서는 중성필로 사직은 변절이라고 큼직하게 써놓으시였다. 그러시고는 눈길을 들어 차창밖을 바라보시였다. 어떻게 하면 주체철생산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투쟁에서 황철이 자기 몫을 하도록 이끌어줄수 있겠는지 생각이 많으시였다.

(김중건이를 금진강에 데려다놓고 정평사람들이 어떻게 자체의 힘으로 일떠섰는가를 보여줄가? 그것을 보면 좀 깨도가 되겠는가? 김중건이뿐 아니라 금속공업부문의 련관일군들모두를 참관시킬 필요가 있다. 어쨌든 황철도 남흥처럼 일어서야 하겠는데.)

김정일동지께서는 금속공업부문의 주체화정형을 료해한 문건을 보시고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분석을 거듭하시였다.

맨 마지막문건은 최근 세계강철공업발전추세자료였다. 자료에는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강철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콕스탄의 국제시장가격이 높아지는데 따라 현대적인 강철생산방법들을 적극 도입하고 철강재의 수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고있는 발전추이가 상세하게 서술되여있었다.

국제시장에서 철광석과 콕스탄의 가격은 전해 9월에 비하여 각각 71%, 81% 더 높아졌다.

강철생산에 필요한 원료 및 연료가격이 올라가고있는 원인은 철광석의 주요수출국들인 오스트랄리아, 브라질과 콕스탄을 거의 독점하고있는 나라에서 수요 대 공급사이의 불균형을 의식하고 인위적으로 그 가격을 조절하고있는데 있다.

이러한 사정과 관련하여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강철공업을 보호발전시킬 목적밑에 새로운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여들고있다.

세계강철공업발전추세에서 주목되는것은

첫째로, 콕스와 파철을 쓰지 않고 강철을 생산할수 있는 선진적인 제철, 제강기술들을 적극 개발도입하고있는것이다.

여러 나라들에서는 강철생산원료가격이 높아지는데 따라 제철시간이 짧고 콕스를 쓰지 않으면서도 투자가 적게 드는 용융환원에 의한 새로운 제철법을 개발하여 생산에 도입하고있다.

이 제철법을 받아들이면 소결로와 해탄로가 필요없게 되므로 설비자금을 20% 절약할뿐 아니라 품위가 낮은 철광석과 일반탄을 원료, 연료로 리용하기때문에 재래식제철법보다 생산원가를 15%나 낮출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결과 해탄공정을 거치지 않기때문에 탄산가스배출량을 종전의 제철법에서보다 90~99% 줄이는 등 환경보호에도 유리하다. 인디아를 비롯한 아시아의 일부 나라들은 용융환원에 의한 제철법을 적용하면 국내에 풍부하게 매장되여있는 품위가 낮은 철광석들을 강철생산원료로 리용할수 있다고 하면서 그 도입에 국가적인 관심을 돌리고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파철수요를 보장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파철을 쓰지 않는 직접환원철에 의한 강철생산방법이 활발히 개발되여 강철공업의 환영을 받고있다고 한다.

콕스대신에 천연가스 등을 리용하여 철광석을 환원시켜 얻은 직접환원철을 가지고 강철을 생산하는 방법은 종전의 방법보다 탄산가스배출량을 3분의 2나 줄이면서도 생산원가를 훨씬 낮출수 있다고 한다.

브라질, 로씨야 그리고 이란을 비롯한 중동지역의 일부 나라들에서는 강철 t당 원가가 130~145$에 불과하며 생산공정이 간단한 직접환원철에 의한 강철생산공정건설을 다그치고있다.

둘째로, 철강재의 수입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대책을 취하고있는것이다.

해마다 3억t이상의 철광석을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중국에서는 철광석의 자급률을 50%수준에서 보장하는 한편 철광석의 수입가격을 낮추기 위한 국가적인 조치를 취하고있다.

브라질에서는 철강재의 수입을 줄이기 위하여 지난 8년동안 백억이 넘는 자금을 투자하여 강철공장들을 현대화함으로써 년간 강철생산능력을 3710만t수준으로 늘이였다.

윁남에서는 앞으로 년간 650만t으로 추산되는 강철소요량의 대부분을 국내산으로 충당하기 위하여 2010년까지 년산 450만t능력의 현대적인 설비를 갖춘 제철소건설을 계획하고 여기에 60억$를 투자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비콕스제철법이 100여가지나 된다고 하면서 21세기는 콕스를 쓰던 일면성을 완전히 극복하고 비콕스제철시대로 될것이라고 보고있다.

자료를 거의다 읽으신 참에 문기척소리가 나서 시선을 드시였다.

그이의 존안에는 금시 반가운 미소가 가득 피여올랐다. 서류가방을 드신 김정은동지께서 집무실에 들어서시였던것이다.

《힘들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에 넘쳐 김정은동지의 과도한 사업을 념려하시였다. 열흘 남짓한 사이에 현지지도를 동행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보좌하시느라 언제 쉬고 언제 자리를 이는지 본적 없으신 그이이시였다.

《잠은 될수록 제시간에 자야 하오. 듣자니 어제밤에도 일을 하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불을 껐다고 하더구만.》

《고맙습니다, 장군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서류가방을 열고 한통의 문건을 드리시였다. 집무실에는 한동안 레루우를 굴러가는 가락맞는 렬차바퀴소리만 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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