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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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부지구의 여러곳을 돌아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김책제철련합기업소로 향하시였다. 수성천다리를 지나 인차 김책제철련합기업소정문에 도착한 야전차일행은 직두천을 넘어 곧장 제철지구에 건설한 주체철용광로직장으로 향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차에서 내리시자 영접나온 책임일군들이 인사를 올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제철지구를 한번 휘둘러보시고나서 주영호를 가까이로 부르시였다.

《무산광산걸음을 금방 마쳤겠는데 또 마천령을 넘어오느라 피곤했겠소. 내 동무를 찾은건 김철을 함께 돌아보며 토론할것도 있고 무산얘기랑 듣고싶어서였소.》

그러시고는 현지일군들에게 주체철용광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청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설명을 들으시며 자신께서 파악하시였던 갈탄에 의한 주체철로를 감회깊게 바라보시였다.

김책제철련합기업소의 주체철용광로생산공정은 수직환원로에서 생산한 직접환원철을 용융가스화로에 장입하고 최종환원 및 용융하여 선철을 생산하는 2단계제철공정으로 되여있다. 소결광, 구단광, 비콕스탄, 산소를 원료 및 연료로 하고있는 이 주체철용광로에 의한 제철기술의 우점은 다음과 같다.

콕스를 전혀 쓰지 않으며 원료의 질에 대한 요구가 낮으므로 원료리용범위가 넓다.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강냉이밥이든 수수밥이든 얼마든지 소화해낸다는 말이다.

유해가스와 먼지의 배출량이 콕스용광로에 비해 매우 낮으므로 환경보호효과가 크다.

로동생산능률이 높고 생산원가가 낮다.

철을 생산할 때 나오는 가스를 발전 또는 가열을 비롯한 여러가지 목적에 리용할수 있다.

생산진출이 빠르고 개발잠재력이 크다.

현재 기업소에서는 몇십차례의 시험을 진행하였으며 그 과정에 콕스첨가비률을 낮추는데서 일련의 전진을 이룩하였다.

《시험과정에 때로는 100% 갈탄과 무연알탄으로 선철을 뽑은적도 있다는건 가능성이 있다는것을 말해주오. 콕스비률을 낮추는것이 아니라 결정적으로 콕스를 배제해야 돼. 이전에 지배인을 했던 손경준, 최현기동무들이 이걸 알면 아마 무덤에서 자릴 차고 일어나 달려올거요. 그동안 수고들 많았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에게 시선을 주시였다.

《그러니까 마지막엔 발열량이 높은 갈탄을 충분히 대줘야 주체철용광로가 빛을 볼수 있다는것으로 떨어지는구만. 우리 나라 갈탄은 발열량이 대체로 4 000Kcal인데 경원지구엔 그 이상이 있다지?》

《그렇습니다. 한데 서부지구에도 발열량이 높은 석탄이 매장되여있습니다.》

《서부지구의 탄은 그쪽에서 써야 하오.》

장군님, 그래서 함북동무들이 경원지구의 대정갱개발에 총력량을 집중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믿음에 넘친 시선으로 주영호를 바라보시였다. 원래 그는 전자공업상을 하다가 최근에야 금속공업부문을 담당한 부총리로 사업하고있었다. 그런데 그의 답변을 들어보니 그새 자기 사업에 정통하느라 노력을 많이 기울이였다는것이 느껴지시였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에게 하늘멀리 어딘가를 가리키시였다.

《주체철용광로를 돌아보니 우리 자원이 최고이고 우리 석탄이 그저그만이라는 자부심이 드오. 한데 저기 평양에 가면 아직도 탄을 팔게 해달라는 사람들이 더러 있거던. 그들은 때로 나로서도 반대할수 없게 탄수출의 합리성을 집요하게 제기해오고있소. 그렇지만 여기 와보니 다른 나라에 석탄을 팔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결심이 더 굳어지는구만.

금속공업에 필요한 석탄생산량을 결정적으로 늘여야겠소, 함북도에서는 대정갱개발속도를 높이고 필요하다면 인민군대를 동원시켜서라도 빨리 탄을 캐서 김철의 주체철용광로에 대주어야 하오.》

현지일군의 패기넘친 대답을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며 수행일군들쪽으로 몸을 돌리시였다.

《남문지구를 돌아보기요.》

김정일동지를 모신 야전차일행은 곧 북문을 벗어나 굴지의 강판생산기지인 남문지구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신 그이께서는 2강철직장에 이어 조괴직장을 돌아보시고나서 열간압연직장으로 향하시였다.

넓다란 직장의 생산현장에 도착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설명을 들으시기에 앞서 기쁨에 젖은 음성으로 동행한 한 일군에게 말씀하시였다.

《김철이 압연공정을 살려냈소. 동무가 이제는 발편잠을 자게 되였구만.》

그러시고는 앞에 서있는 현지일군에게 김철이 압연공정을 어떻게 살려냈는가를 수행일군들모두가 듣게 큰 목소리로 말해주라고 하시였다.

퍼그나 시간이 흘러서야 설명이 끝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한 시선으로 가열로들이며 여러종의 압연기들, 쇠껍질제거기들을 여겨보시다가 말씀하시였다.

《이 동무들이 소문없이 큰일을 해냈소. 우리 나라의 조선업이 입이 벌어지게 되였구만. 그런데 배정안이 내려갔으면 토의한대로 여기에 빨리 중유를 실어보내줘야지 언제까지 세워놓고있을 작정이요?》

《이번주에 김철이 전량 받게끔 수송조직을 해놓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이 놓이신듯 생산공정을 보시다가 한손을 들어 3호가열로를 가리키시였다.

《로가 크구만. 얼마짜리요?》

주영호는 어딘가 자랑기가 어린 목소리로 로의 규모를 말씀올리였다.

《그럼 기름을 많이 먹겠구만. 얼마나 먹소?》

약간 주저하면서 올리는 그의 대답을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가열로들을 일별하시며 기가 막히신듯 곱씹으시였다.

《너무 많소, 너무 많아.》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금 되뇌이시였다.

《이건 말그대로 화차로 생돈을 실어다 불때는 격이요.》

 

×

 

김책제철련합기업소에 대한 현지지도를 마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발전소건설정형을 비롯하여 도안의 여러 단위들의 생산실태를 료해하시고나서야 렬차에 오르시였다.

《그래 내려가보니까 무산이 어떻소?》

렬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에게 맞은편 쏘파를 권하며 물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당중앙위원회료해소조가 올린 문건에 손을 얹으시고 보고에 주의를 기울이시였다.

군더더기가 없는 주영호의 보고를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료해소조문건내용을 상기하지 않을수 없으시였다.

가실 때마다 듣게 되시는 추정 수십억t의 광석매장량자랑, 로후한 생산공정과 설비들, 똑똑한 일가견도 없이 합영을 주장하는 광산의 책임일군들, 무산광산을 찾으셨을 때 느끼시였던 련합기업소의 지지부진한 경영실태가 문건에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씌여져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문을 금하실수 없으시였다.

해방직후부터 무산광산은 어버이수령님의 깊은 관심과 믿음속에 성장한 기업소이다. 그래서 당에서는 무산광산의 생산과 경영활동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풀어주군 하였다. 이 나날 무산광산은 우리 혁명발전의 매 시기, 매 단계마다 사회주의경제건설의 돌파구를 열어제끼는 일 잘하는 기업소, 힘있는 기업소로 이름을 떨치였으며 전국의 본보기로 되여왔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무산광산이 이 모양이 되였단 말인가. 과연 무슨 원인때문에 이렇게까지 한심하게 되였는가. 엄혹한 시련과 난관의 장기성에 겁을 먹고 기가 꺾인것인가. 10만산대발파를 성공시키고 련합오리목장과 화평농목장의 물질기술적토대를 강화한것을 보면 광산로동계급의 혁명적열의와 전투적인 일본새는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

주영호가 옳게 보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속으로 주영호의 분석을 지지하시였다.

(일군들탓이다. 오분열도식사업방법, 전략적안목의 결여, 기업경영에서의 굳어질대로 굳어진 의존심, 기업소경영두뇌진의 이런 정신상태가 문제일것이다.)

주영호는 실태보고를 마치고나서 개건현대화계획초안내용을 말씀드리였다.

《국가적인 총공격안이라, 음- 그러니까 지난 세기에 그랬던것처럼 온 나라가 달라붙어 무산을 지원하자는거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직이 숨을 내그으시며 말씀을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주영호의 총공격안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으시였다. 오늘의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대전장에는 무산광산에 못지 않게 국가적인 힘을 들여야 할 중요공장, 기업소, 부문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무산광산이 중요하다고 하여 여기에 필요한 모든것을 각 부문에 분담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려 한다면 나라의 경제전반은 어떻게 되겠는가. 한개 전선이 약화되였다고 하여 다른 전선의 전투력을 뽑아 지원하고 또다른 전선이 약화되면 이쪽전선을 허물어 보충하는 방법은 악순환이나 마찬가지이며 나중에는 전선전반이 약화되는 결과를 빚어내게 될것이다. 게다가 일부 설비는 합영투자위원회에 기대를 걸고있다. 그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그이께서는 문건에서 손을 떼시며 주영호에게 물으시였다.

《무산사람들과 얘기를 좀 나누어보았소? 내 알기엔 그곳 당책임일군같은 사람은 보통실무가가 아니요.》

《최정봉동무는 저도 알고있습니다.》

《그렇소? 그 동문 뭐라고 하오?》

《저의 생각에 의견을 가지고있었습니다.》

《?》

《모름지기 금방 임명되여와서 실정을 다 몰라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의 등뒤너머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그에게서 기대와는 너무나 어긋나는 분석을 들으시였던것이다. 그이께서는 최정봉이와 낯을 익힌적은 없지만 여러 일군들에게서 많이 들어 잘 알고계시였다. 그의 일군경력을 보면 금속, 화학, 석탄, 광산, 농촌과 수산부문, 지어 행정일군에 이르기까지 종사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고 한다. 이런 연고로 함경북도당에서는 일이 글러지는 곳에는 언제나 최정봉이를 파견하군 했는데 그래서 그에게 《마개참모》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하였다.

때문에 김정일동지께서는 무산광산련합기업소의 책임비서를 고르는 문제가 제기되였을 때 다문박식에 실무적자질이 높고 군중성이 좋은 최정봉이 무산에 틀고앉아야 광산일이 바로잡힐것이라고 여기시고 그를 직접 천거하시였다.

(그럴수가 없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의 견해가 옳지 않다는것을 다시 확정하시였다.

(실정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은 최정봉이 아니라 주영호일것이다. 주영호야말로 금방 금속부문을 담당하다보니 아래실정을 깊이 모를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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