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1 회)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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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정일동지께서는 격정에 싸여 서있는 유명혁을 보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부국장동지, 어떻습니까. 오늘은 아들을 찾은 기분이 아닙니까?》

유명혁의 입술이 경련을 일으키듯 파르르 떨더니 눈가에 물기가 괴여오르기 시작했다.

유명혁은 얼굴을 싸쥐고 어깨를 무섭게 떨고있는 량남에게 다가가 그의 두팔을 꽉 잡으며 목메여 떠듬거렸다.

《량남아… 한생 이 고마움을 잊지 말고 살아라. … 넌… 넌… 우리 당의 아들이다! 당의 아들!》

《부국장동지!》

량남은 울음을 터뜨리며 유명혁의 품에 와락 얼굴을 묻었다.

유명혁도 량남의 등을 쓸며 소리없이 흐느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수건으로 눈굽을 훔치시며 창가에서 돌아서시였다.

그이의 심중엔 더없는 행복감과 함께 량남을 위해 하나라도 더해주고싶으신 마음이 북받쳐오르시였다.

그이께서는 량남의 두팔을 잡아 일으키시였다.

《자, 오늘은 기쁜 날인데 이 양복을 한번 입어보오. 맞겠는지 모르겠소.》

김정일동지께서 세포당원들이 지어올린 양복을 드시였다. 그러시고는 목메여 흐느끼는 량남에게 그 양복을 입혀보시고 손수 단추까지 하나하나 채워주시였다. 팔소매와 바지기장이 약간 길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웃으시였다.

《다행이구만! 난 작으면 어쩌랴 했댔는데 큰거야 뭐라오? 양복점에 가서 조금 줄이면 되지 않겠소. 다시 봅시다. 오, 이만큼 줄이면 되겠구만. 됐소, 됐소.》

새옷을 입은 량남을 앞에서도 보시고 또 뒤에 가시여 바지기단도 줄일만큼 가늠해보시던 김정일동지께서 신인하를 돌아보시였다.

《이 정도로 줄이면 꼭 맞지 않겠습니까? 어떻습니까?》

《예. …》

신인하는 목이 메여 눈길을 돌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두눈이 슴벅거렸다. 격정에 온몸을 떨며 흐느끼던 김량남은 그이의 품에 와락 안기며 목메여 웨쳤다.

김정일동지!-》

김정일동지께서도 격정으로 심장이 쾅쾅 고동치는 뜨거운 품에 김량남을 꽉 그러안으시였다. 세상에 태여나 부모의 사랑도, 형제의 따뜻한 정도 모르고 살아온 고아, 격랑세찬 태양의 쪽배마냥 수난의 파도에 밀려 설음의 곤욕속에 떠살이한 불우한 인생.

그이께서는 김량남을 보시며 백두의 피줄기를 꿋꿋이 이어갈 혁명동지로, 전우로, 순간도 떼여놓을수 없는 자신의 혈붙이로 인생을 함께 하리라 마음굳히시였다.

믿음이 가시였다. 어제도 아홉살, 오늘도 아홉살, 수수천년 세월이 흘러도 아홉살의 렬사로 백두의 행군길을 걷고걸을 금순이와 한대오에 서있는 량남은 천만금과도 바꿀수 없는 그이의 기쁨이고 행복이였다.

《자, 이젠 가자구. 수령님께서 량남일 기다리시오.》

 

당중앙위원회정원의 신록이 짙어가는 숲속으로 새들이 춤추듯 날아예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량남의 손을 잡으시고 정원으로 나오시였다. 망울을 활짝 터친 갖가지 꽃들이 잔풍에 설레이며 그이를 반겨 싱그러운 향기를 한껏 풍기고있었다.

저기 정원길의 옆에서 수령님께서는 하늘높이 아지를 솟구치고 푸른 잎을 설레이는 소나무가지들을 보시며 사색의 심연을 헤치고계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수십년동안 그리도 마음속에 간직하시고 잊지 못해하시던 아동단원 금순이의 동생을 찾으신 감개가 자못 크시여 목메인 회억의 세계를 더듬고계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수령님께로 다가가시여 조용히 말씀드렸다.

수령님, 아동단원 김금순이의 동생 김량남동뭅니다.》

김량남이 삼가 큰절을 올리자 수령님께서는 환한 태양의 미소를 지으시며 다가오시였다.

《너 어데 있다 이제야 왔느냐. 어디 좀 보자.》

수령님께서는 흐느끼는 량남을 부축하여 일으키시였다.

《원, 신통히도 금순이를 꼭 닮았구나. … 이 눈매랑…》

수령님!-》

《우리가 전각루에서 북만원정을 떠날 때 금순이네 연예대원들이 유격대원들앞에서 공연을 했지. 금순인 노래도 부르고 단심줄춤도 추고…

우리가 그날 노루를 사냥했는데 난 그 노루고기를 넣고 교즈를 만들라고 작식대에 과업을 줬댔다. 그래서 금순이랑 아동단원들에게 교즈를 먹였댔는데 그게 내가 마지막으로 본 금순이의 모습이였다.》

수령님께서는 저 멀리 하늘가를 바라보시다가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량남아, 아홉살 어린 나이에 혁명을 위해 생명을 바친 금순일 난 언제 한번 잊은적이 없다. 그래서 널 찾아 금순이가 못다 산 혁명가의 생을 잇도록 해주자구 늘 마음썼는데 오늘에야 그 소원을 이뤘구나.》

《아버지!…》

김량남이 수령님의 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쳤다.

《그래, 내가 네 아버지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수령님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량남을 보시다가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수령님, 이제부턴 제가 량남동물 데리고있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요. 량남이가 음악대학졸업생이라니 당선전부 일감을 맡겨주면 되겠구만.》

《영화부문처럼 무대부문에서도 할일이 많습니다.》

《이제 영화혁명의 포성이 울리면 무대만이 아닌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사상혁명의 포성이 높이 울리겠구만.》

수령님께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 영화가 한동안 진통을 겪었지.》

수령님, 그런 심각한 곡절과 파동은 우리 문학예술이 자기의 혁명전통을 똑바로 찾지 못하고 거기에 뿌리를 박지 못했기때문이였습니다.

우리 문학예술이 뿌리를 박아야 할 전통, 그것은 항일혁명투쟁의 불길속에서 창조된 문학예술유산이라고 봅니다.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창작된 문학예술작품들이 우리 문학예술이 계승할 토양이고 이 토양이 바로 주체의 문학예술이 뿌리박아야 할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일동지의 낮으나 강인한 의지가 실린 말씀에 수령님의 존안에도 진중한 빛이 어리였다.

《전통… 뿌리…

그거야말로 위대한이라는 말을 붙일만 한 발견이구만. 진리란 찾고보면 단순한건데 문학예술에서의 전통계승은 쑥대밭에서 헤매던 당사상사업에서 일대 혁명으로 될거요.》

《그 포성으로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준공식을 성대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보천보… 보천보라…》

수령님과 김정일동지께서는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량남을 데리고 정원길로 산책하시였다.

새들이 떼지어 날으며 깃을 퍼덕이고있었다. 가없이 푸르른 하늘에 떠있는 목화솜같은 흰구름사이로 따사로운 해살이 눈부시게 비쳐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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