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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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며 림춘추를 자리에 앉히시였다.

《책이 나온지 이제는 두석달 지났는데 독자들의 반영이 어떻습니까? 편지랑 오는것이 없습니까?》

《편지만해두 벌써 몇묶음 됩니다. 수령님의 위대성에 대한 반향이 대단합니다.》

그러다가 이마를 치며 벌떡 일어섰다.

《참, 삼복리라는데서 처녀선동원이 아주 감동적인 편지를 보내왔는데 김정일동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회상기를 배낭에 지고 가셨더군요. 그 회상기들을 가지고 독보도 하고 연구모임, 결의모임들을 했는데 실효가 그렇게 굉장했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반색하시였다.

《아, 그래요? 삼복리처녀선동원 차성희지요?》

《옳습니다. 내 그 편지를 보여드리려구 따로 건사했는데

서둘러 집필탁에 가서 빼람들을 열어보던 림춘추는 그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참, 저 네거리량반이 가져갔군!》

《쑤다에브선생 말입니까?》

《예, 책이 나온 다음 기념으로 한부 주었는데 얼마나 열성적으로 읽는지 밤잠도 안자더군요. 재밤중에두 문을 두드리며 들어와서 우리 글에서 자기가 모를 표현이라든가 문구들을 물어보군 했는데 알고보니 그 량반이 우리 수령님께서 공화국창건후 첫 국가대표단을 이끌고 쏘련을 방문하시였을 때 쓰딸린이 차린 연회에 주쏘 벌가리아대사관 참사로 참가했댔답니다. 그때 수령님을 처음 뵈옵고 동방의 신비로운 항일영웅 김일성장군이 그렇게 젊으신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헌데 더 놀라운것은 칠순나이의 사회주의정치원로, 불패의 대원수 쓰딸린이 자기에 비하면 국가정치의 초입구에 들어섰다고 할수 있는 젊으나 젊으신 김일성동지를 전설적영웅이라고 격찬하는것이였답니다.

하지만 이 회상기를 읽어보니 그 격찬이 오히려 모자랐다는 생각이 든다는거지요.

자기도 2차대전때 빨찌산을 해보았기때문에 빨찌산투쟁이 얼마나 간고한가를 잘 아는데 조선빨찌산이 어떻게 아무런 국가적후방도, 정규군의 지원도 없이 장구한 세월 투쟁했는가 하는것이 무척 의문스러웠댔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정확한 로선이 있고 탁월한 지휘가 있은데 그 비결이 있었다고 감탄을 련발합디다.》

《그런데 차성희의 편지는 왜 가져갔습니까?》

《그 량반은 조선독자들의 반향, 특히 청년계층의 반향에 몹시 흥미를 가지고있습니다. 그래서 나한테 오는 독후감편지들을 다 읽어보댔는데 그 처녀의 편지를 읽고서는 김정일동지가 누구인가고 꼬치꼬치 따져묻더니 편지를 좀 가져다가 더 읽어보겠노라고 했습니다. 내 이제 관리원에게 그 방에 가서 편지를 찾아오라고 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을 저으시였다.

《됐습니다. 아직 자겠는데 깨우지 마십시오. 일찍 자고 일찍 깨나는 조선사람들과 달리 그쪽 사람들은 늦게 자고 늦게 깨군 한다지요? 편지는 후에 봅시다. 오늘은 좀 토론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가방에서 림춘추의 회상기를 꺼내서 접어두시였던 부분을 펼치시고 이윽히 생각에 잠겨계시던 그이께서 물으시였다.

《이 회상기에서 아동단원 금순이가 체포되였을 때 사람들한테 놈들이 자기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집에 가두어넣고 불태워죽였다고 말했다는데 누구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습니까?》

림춘추는 기억에 생생한듯 별로 생각을 더듬지 않고 말했다.

《해방후에 연변에서 전권대표로 있을 때 금순이와 같이 체포되였다가 살아나온 사람들한테서 들었습니다. 그때 어른들도 한 열명가량 같이 체포되였는데 놈들은 어린 소녀를 얕잡아보고 쉽게 비밀을 뽑아낼수 있다고 여겼답니다. 그러다가 대지 않으니까 특별히 악착스럽게 고문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굴하지 않자 사형했지요.》

《아버지와 어린 동생이 학살당했다는것은 사실입니까?》

그이께서 심중히 들으시자 림춘추는 기억을 곰곰히 더듬으며 말씀드렸다.

《금순이는 연길유격구의 아동단학교에 다니다가 동만특위가 있는 소왕청유격구로 반일부대 연예활동에 뽑혀온 아이였습니다. 키는 자그마한데 노래와 춤은 얼마나 잘하는지 별명이 마촌콩새였습니다. 수령님께서도 그 마촌에서 금순이를 알게 되시였지요.

금순이가 마촌에 있을 때 왕우구유격근거지에 대한 적들의 토벌이 있었고 그때 아버지,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학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에 어머니는 살아있다는 소식을 다시 듣게 되였습니다.

마촌에서는 어머니를 만나보라고 왕우구로 보내면서 백초구지하조직에 보내는 비밀련락임무를 함께 주었댔습니다. 그래서 백초구에서 체포된것입니다.

금순이 어머니는 연길현인민혁명정부가 있던 왕우구에서 촌장을 하였습니다. 이름은 최옥봉이였는데 내가 연길유격구에 있을 때 만나본적도 있는 녀인입니다. 후에 들은바에 의하면 금순이가 어머니는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지만 실지는 그 녀인도 그때 적들의 토벌에 희생되였다고 합니다.》

《금순이 아버지는 무엇을 했습니까?》

《아버지는 구당간부로 사업하다가 적들의 토벌당시 학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렇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가락으로 펼쳐놓은 책장을 가볍게 도닥이시며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말씀하시였다.

《구당간부였다는것은 사실인것같습니다. 수령님께서 금순이한테서 아버지가 누구라는 말을 들으시고 자신께서도 만나보신적 있는 왕우구의 구당일군이라는것을 알았다고 회상하시였습니다. 그런데 왕우구유격근거지가 토벌당한 후 거기에 있던 연길현인민혁명정부가 처창즈에 들어갔을 때 그 사람은 왕우구에 남아서 지하조직을 책임지고 활동하다가 민생단으로 몰려 희생되였다는 말을 들었는데 토벌당시 학살당했다는것이 잘 리해되지 않는다고 하시였습니다.

자신께서 북만원정을 떠나신 다음에 있은 일이니까 모르시긴 하겠지만 금순이가 적들에게 체포되였을 때 놈들이 자기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불태워죽였다고 한 말은 다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하시였습니다.》

《그럼 수령님께서 아직도?》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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