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2 회)
제 4 장
2
《오진우동무를 찾아갔댔더구만.》
《영화촬영을 하는데 말이 없어서 갔댔습니다. 그래도 바쁜 일이 생기면 투사동지들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뒤짐을 지시고 앞서 걸으시던
《헌데, 오진우동문 말을 빌려준 값을 톡톡히 받을 잡도리더구만.》
《영화가 완성되면 민족보위성에 맨 먼저 필림을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오진우 말은 그게 아니구 이제부턴 영화부문처럼 자기네 보위성사업도 좀 보게 해달라는거요.》
《국가과학원 연구사들이 구호나무현출시약연구에서 성과가 있는것같습니다.》
《그들은 꼭 해낼거요. 현출시약만 완성해내면 신흥지구에서도 많은 구호나무들을 찾아내겠지.》
《아직 못찾았지? 금순이의 혈육을…》
《예, 하지만 지금 당력사연구소 김태호과장이 무척 애쓰고있습니다. 어떻게 하나 찾겠습니다.》
《음. 금순인 아동단연예대에서 춤 잘 추고 노랠 잘 불러 〈마촌콩새〉라구 사랑담아 부르던 애였소.》
《금순인 통신련락가며 늘 〈어데까지 왔니〉의 노래를 어깨를 달싹거리며 부르군 했소. 그처럼 귀엽구 발랄하던 금순이가 아홉살 어린 나이에 왜놈들한테 학살됐으니…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두 그 앨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막 미여지는것만 같소.》
그 노래에 대한 한가지 추억이 더 있었다. 중학시절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날이였다.
깨끗하게 정돈된 교실에서는 어린이들의 예술소조경연이 시작되였다. 심사성원으로 평양시인민위원회 교육부를 비롯한 각급 교육지도기관들과 중학교
음악교원들, 전문단체들에서까지 여러명이 동원되였다.
이날 어느한 유치원에서 출연한 독창 《어데까지 왔니》는 노래도 잘 불렀지만 기악과 노래의 안삼불도 손색이 없어 듣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감흥을 주었다. 그런데 심사결과에서는 외국노래들을 부르고 연주한 단위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고 혁명가요 《어데까지 왔니》는 락선되였다.
경연심사결과가 발표되고 심사성원들과 유치원어린이들이 떠나간 뒤
《그 노래는 항일의 피어린 전장에서 아동단원들이 불렀던 혁명가요입니다. 만약 오늘 그 아동단원들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뭐라고 했겠습니까? 우리 조선의 학생소년들은 바로 〈어데까지 왔니〉와 같은 혁명가요를 부르며 항일의 아동단원들처럼 조선을 위하여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후
《금순이 혈육을 찾기가 힘들테지, 하두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
《
《영화를 보면서 무대예술부문까지 맡아보는데 몸이 견뎌내겠소?》
《일없습니다.
《일심단결, 음 배심이 든든해져. 난 그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하오.》
《보천보전투승리를 기념하는 탑인데 흰기발을 세운다?》
《우리 나라엔 붉은 화강석이 없다고 하면서 흰 대리석으로 기발형태만 세우라고 했답니다.》
《음-》
담배를 꺼내여 쥐시는
《내 천리마
《그래서 김일동지와 토론했습니다. 우리 나라 대리석을 수출하고 붉은 화강석을 수입하자고 말입니다.》
《붉은 돌이 나오는 나라가 몇개 있다는데 아직은 우리의 무역판도가 넓지 못하다나니 현재 무역상대국들중에서 당장 그걸 들여올수 있는 나라가 쏘련밖에 없을거요. 헌데 〈쎄브〉에 들지 않은것때문에 쏘련과의 무역이 애를 먹고있소.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절실히 필요한것들마다 딱딱 받아들일수 없는 부대조건을 걸군 해서 김일의 화를 돋구군 하는데 이번에도 그러지 않겠는지 모르겠소. 외무성과 협동해야 할거요.》
《알았습니다. 그 말씀을 허담부상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음, 그래 허담이가 적임자지. 해낼거요. 허담인 갈수록 마음에 든단 말이야. 그 괄랭이가 사람을 참 잘 골라잡았거던!》
허담의 안해를 두고 하시는 그 말씀에
푸르른 소나무가 억세게 아지를 뻗치고 선 바다기슭의 바위를 덮으며 검푸른 물결이 솟구쳐올랐다. 기름진 토양도 아닌 바위우에 뿌리를 내리고 솟구친 소나무옆에는 잔솔들도 키돋움하며 푸른 가지를 흐느적이고있었다.
파도가 소나무들이 솟은 바위에 와서 부딪쳤다. 파도가 일으킨 물보라는 장쾌하면서도 숭엄하였다.
백사장에 찍혀지는 두분의 발자욱에 하얗게 머리를 숙인 잔파도가 숭엄히 다가들고있었다. 사연깊은 그 자욱들이 찍혀져가는 백사장 저너머로 붉은
노을이 밝게 비쳤다. 우리 당과 혁명의 빛나는 앞길을 암시하듯 찬란하게 비껴오는 그 노을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