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 회)

제 3 장

11

 

사격장의 변두리엔 소소리높이 솟은 소나무, 잣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산바람에 송진내가 줄달음쳐오는게 여간 흥그럽지 않았다. 최현은 바다로 가라면 눈섭을 쭝깃거려도 산으로 갈 일이 생기면 뚝한 성미에도 입가녁에 미소가 서리군 했다. 빨찌산시절 울창한 수림을 집삼아 살아온 그로서는 지금도 폭신한 침대보다 산속에 들어서면 안정감을 느끼였고 송진내 풍기는 덤불우에서 돌베개를 하고 누우면 눈을 감기 바쁘게 코를 골군 했다. 그러나 오늘은 류다른 감미를 불러일으키는 송진내도 최현의 착잡한 마음을 달래주지 못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왜 자기를 여기로 부르셨는지 통 가늠이 가지 않았다.

최현은 아까부터 사격장변두리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의 쪽문을 열었다닫았다했다. 이 최현의 사격솜씨를 시험쳐보려고 찾았을가?

최현은 김정일동지를 모시고 여러 사격장에 한두번만 가지 않았으며 사냥도 몇번씩 했었다. 그때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빨찌산때의 사격솜씨는 여전하다시며 못내 기뻐하시였다.

빨찌산시절부터 해방후, 전쟁시기, 전후에도 최현은 혁명의 총대와 함께 살았다. 가정을 이루고 자식들이 태여났을 때 있은 일이였다. 젖떼기가 되자 안해 철호는 아이들에게 숟가락을 쥐여주는 법을 배워주기 시작했다. 그때 부대에 나갔다가 돌아온 최현은 자기의 권총을 꺼내여 아이의 손에 쥐여주었다. 고사리같은 손에 철덩어리가 무겁기도 하거니와 너무 커서 쥐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도 최현은 그 손에 총을 쥐는 법을 배워주느라 한동안 씨름질했다.

《녀석, 숟가락 쥘줄은 몰라도 총 쥘줄은 알아야 해!》

최현의 말에 김철호는 말없이 웃음만 지으며 지켜보았다.

수령님께서 체신상을 하라고 하셨을 때 최현은 군복을 벗기가 괴로왔지만 빨찌산시절처럼 《알았습니다.》 하고 체신성으로 나갔다. 지금도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을 보고있지만 마음은 늘 군복에 가있었다.

최현은 당력사연구소 과장 김태호며 사격장 훈련교관 박대위와 함께 스적스적 걷다가 혼자소리하듯 내비쳤다.

《오늘 여기서 무슨 회의를 하는가?》

박대위도 선뜻 대답을 못했다.

《과장동무, 우리 부서사람들이 온건 없소?》

《없습니다.》

최현은 담배 한가치를 꺼내여 붙여물었다.

김정일동지께서 찾으셨을 때에는 분명 범상치 않은 일이라 짐작하며 무거운 걸음으로 오락가락하는데 승용차의 발동소리가 울리였다.

최현이 고개를 드니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승용차가 사격장구내에 들어와 멎어섰다.

그가 바삐 다가가는데 김정일동지께서는 로투사를 향해 마주오시며 반색하시였다. 그이의 뒤로는 신인하가 따르고있었다.

《최현동지, 오래 기다리지 않았습니까?》

《웬걸, 방금 왔습니다.》

그이께서는 높이가 2m도 넘을 장애물이 설치되여있고 사격판대신 병들이 매달려있는 사격장을 둘러보신 후 군마들이 서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셨다. 가라말, 공골말들이 있는 앞에 눈부신 흰털의 백마가 서있었다. 이 백마는 김정일동지께서 수령님께 올리려고 키우도록 하신 말이였다. 그래서 박대위는 백마를 온갖 정성을 다하여 키우고있었다.

《최현동지, 내가 왜 오늘 찾았는지 압니까? 이 백마가 어떻습니까?》

최현은 첫눈에 백마를 보고 닭알침을 꿀꺽 삼켰던터라 뒤더수기를 긁적이며 입을 실룩이였다.

《거참, 욕심이 나는걸. 빨찌산때 수령님께서 타시던 백마처럼 참 잘생겼소다.》

그이께서는 뒤짐을 지고 거니시다가 최현을 돌아보시였다.

《최현동지, 오늘 저 백마를 타고 한번 사격해보지 않겠습니까?》

《백마를 타고 말입니까?!》

최현은 이게 웬 횡재냐고 입이 벙글써해졌다. 말이 욕심나기도 했거니와 그보다는 김정일동지께서 마음속에 돌덩이를 안으시고 오신것이 아니라 피로를 푸실겸 잠시나마 휴식을 위해 사격장으로 나오셨다는 생각으로 겹쌓였던 시름이 다 풀리는것만 같았다.

김정일동지의 말씀에 속이 철렁한것은 박대위였다. 이 백마는 김정일동지께서 수령님께 올리려고 몸소 고르시여 키워오시는 말이였기때문이였다.

게다가 백마는 여간 사납지 않았다. 박대위가 애지중지하며 정을 쏟은 백마지만 지금껏 자기도 올라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박대위는 백마를 다룰수 있는분은 오직 우리 수령님뿐이시라고 생각하며 살붙이처럼 보살폈었다.

그런데 그이께서 최현에게 말을 타보라고 하시니 박대위로서는 여간 마음이 번거롭지 않았다.

박대위는 김정일동지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씀올렸다.

《저, 이 백호는 성미가 여간 사납지 않아 지금껏 누구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박대위의 맘을 알길 없는 최현은 자기를 얕잡아보는것같아 밤송이같이 짙은 눈섭을 꿈틀거리며 백마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사나워두 말이지 호랑일가?》

최현은 보란듯이 백마의 고삐를 와락 거머쥐였다. 순간 백마가 투레질하며 머리를 휙- 내저었다. 최현은 넘어질듯 비칠거리다가 고삐를 더 으스러지게 틀어쥐며 말안장에 오르려고 휭 몸을 날랐다. 순간 백마는 무섭게 호용하며 껑충 솟구쳤다. 그통에 최현은 고삐를 놓친채 몸의 균형을 잃고 궁둥방아를 찧었다. 김태호며 박대위가 비명을 터치며 바삐 다가갔다.

김정일동지께서도 급히 가시여 넘어진 최현을 부축하시였다.

《상하지 않았습니까?》

《허, 그놈 정말 보통이 아닌데요?》

최현은 그이께 부축되여 일어나며 《이놈두 내가 사복쟁이라구 숙보지 않습니까.》하며 양복앞섶을 툭툭 털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백마에게로 가시여 등털을 쓸어주시고 목덜미며 주둥이도 주물러주시였다. 사납게 갈개던 백마가 삽시에 공손해지며 머리를 떨구었다.

김정일동지께서 왼손으로 고삐를 잡으시고 안장에 오르시였다.

순간 사람들의 입에서 약속이나 한듯 《야!-》하는 환성이 터졌다.

신인하의 눈이 화등잔이 됐다가 이어 기쁨이 일렁이였다. 백마가 위인을 알아보는것이 여간 영민하지 않았다.

《말은 고삐를 잡는 사람의 손을 알아보고 순응하든가 아니면 반발합니다. 말을 길들이는것은 고삐를 어떻게 잡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신인하와 김태호에게 군마 한필씩 고르게 하시고는 사격솜씨를 보자고 하시였다.

신인하는 말을 타고 사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여서 손에 땀을 쥐지 않을수 없었다. 아니나다를가 박대위의 도움으로 말안장에 올랐으나 장애물을 뛰여넘으면서는 말에서 떨어졌다. 다행히도 사격장은 축구경기장처럼 푸른 잔디들이 무성하여 상하지는 않았다. 다시 말을 타면서 과녁으로 매달아놓은 병을 사격했는데 다섯개중에서 세개만 박살냈다.

《두놈은 놓쳤구만.》

다음차례로 김태호가 말에 올랐는데 그도 다섯개의 병중에서 세개를 박살냈다.

김정일동지께서 백마에 오르시였다.

백마는 날개라도 돋친듯 땅을 박차며 훨훨 날기 시작했다.

그이께서 권총을 쳐드셨다.

목화솜같은 흰구름이 피여난 하늘가에 총성이 울렸다.

하나, 둘, 셋, 넷

마지막병 한개가 산바람에 가볍게 흔들거리고있었다.

《땅!》

총소리는 울렸지만 병은 그냥 매달려있다.

최현은 저도 모르게 《아》하며 눈을 감았다.

(실수하셨구나!)

신인하는 천만뜻밖의 일이라 못내 아쉬워서 볼편만 썩썩 문질렀다. 말을 타고 달려오시다가 고삐를 당기신 김정일동지께서 백마에서 내리시였다.

백마가 앞발을 쳐들며 호기있게 호용했다. 그이께서는 박대위를 보시며 활력에 넘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수령님께 올리려고 키운 백마가 다릅니다.》

최현이 어줍은 미소를 지으며 더수기를 긁적이였다.

《그러니 나에게 먼저 말을 시험해보게 하시느라 타보라고 하셨군요.》

최현이 그이께로 다가서며 이번엔 옆의 시람들이 듣지 못하게 목소리를 죽여 《다시 사격하십시오.》 하고 청을 드렸다.

《또 한번 쏘랍니까?》

《저 병 한개를 그만 놓쳤으니 말입니다.》

그이께서는 과녁으로 매달린 병을 보시였다.

《마지막병을 사격하려는데 저기 소나무로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오더구만요. 그래서 그놈을 쐈습니다.》

《까마귀가 떨어지는걸 못봤는데》 최현이 머리를 기웃거리자 그이께서는 사격장변두리에 아지를 뻗고 솟은 소나무쪽을 돌아보시였다.

《그놈의 까마귀 꽤 령리한걸, 부동목표는 쏘기가 싱거워 까마귀한테 한방 날렸는데 놓쳤구만.》

《말을 타고 장애물을 넘으면서 날짐승을 쏘는건 조련칠 않습니다.》

《아, 전 또 그런줄 모르고 병 하나는 박산나지 않길래 실수하신줄 알구…》

신인하도 게면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꼬리를 흐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박대위를 부르시였다.

《교관동무, 저기 저 소나무에 가서 흔들어보시오. 까마귀가 떨어지면서 가지에 걸렸을거요. 날개를 쐈으니 아직 살아있을겁니다.》

《알았습니다.》

박대위가 소나무쪽으로 달려갔다. 뒤따라 김태호도 달려갔다.

김태호와 박대위는 소나무를 올려다보며 가지들을 잡고 흔들었다. 아니나다를가 나무가지에서 까마귀가 떨어지며 푸들쩍거렸다. 신통히도 날개에서 피가 흐르고있었다. 김태호가 가져온 까마귀를 보던 신인하는 다소 멋적은지 《전 놓쳤다고 하시길래 정말인가 했습니다.》하며 최현의 곁으로 다가섰다.

《나두 롱인가부다 하면서두 떨어진 까마귀를 보진 못했기에 진짜 실수구나 했소. 허허

최현도 담배물주리를 꺼내며 웃었다.

그이께서는 사격장구내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최현이 그이의 안색을 살피니 방금전과는 달리 짙은 그늘이 비껴있었다.

최현은 신인하의 오른쪽팔굽을 툭 치며 목소리를 죽여 장군의 안색을 보니 심중에 무거운 철덩이를 안은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가고 슬며시 물었다.

신인하는 혜산에 건립하는 대기념비를 두고 터져나오는 잡소리들에 대하여 얘기했다.

결국 그이께서 높이 드신 총구는 사격장의 과녁을 향했지만 마음속의 과녁은 바람에 흔들리는 병들이 아니였다.

수령님께서는 현정세에 대처하여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진시킬데 대한 로선을 제시하시였습니다. 그래서 멀고험한 검덕에도 여러차례 다녀오셨습니다. 지금 청와대는 남녘땅을 미국의 핵화약고로 만들고도 성차지 않아 미국에서 비밀리에 핵물리학자들을 끌어들여 원자탄연구요, 미싸일개발이요 하며 소동을 피우고있습니다. 며칠전에도 청와대에서 학자들과 먹자판을 벌리며 밀담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곧 총대에 의해 담보되는 평화입니다.》

그이께서는 경제건설도 외교도 인민생활향상도 혁명의 총대를 앞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시며 이것이 자신의 신념이고 의지라고 하시였다. 그러시면서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국방건설을 힘있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이르시였다.

최현은 기계공업의 오랜 력사를 가지고있는 동유럽나라들인 경우에도 현대적인 국방공업문제만은 대국들을 쳐다보면서 손을 내밀거나 아니면 대국의 힘을 빌려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을 막아보려는것을 전략적상책으로 여기고있다는것을 알고있었다. 바로 이것을 노리고 수정주의자들은 제국주의와의 소위 공존을 운운하며 대포를 녹여 보습을 만들게 했고 종당에는 까리브해의 위기때 제국주의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것은 혁명의 붉은기를 모독하는 배신행위였으며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에 흰기를 든 저렬한 투항주의였다.

《최현동지, 빨찌산식으로 하면 불가능이란 있을수 없지 않습니까.》

《빨찌산식!》

최현은 평시에 사람들을 만나면 《빨찌산때는하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리군 했다. 그런데 그이께서 하시는 《빨찌산식》이라는 말씀을 접하자 처음 받아안는 말처럼 가슴이 쩌릿이 달아올랐다. 항일대전의 피어린 수천수만리의 장정도 두자루의 권총으로 첫걸음을 떼신 수령님의 그 담력과 배짱으로 오늘도 빨찌산식을 생각하시는 김정일동지를 뵈오며 최현은 출중한 위인의 지략으로 만사람의 인망을 한몸에 모으시는 그이를 량심과 의리로 받들 결심을 더 굳히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신인하를 일별하시며 물으시였다.

《환경변화를 하니 피로가 좀 풀립니까?》

《몸도 거뜬해지구 대적투쟁에서 승리할 종자도 찾았습니다.》

《종자?! 그 종자가 뭡니까?》

《현대화된 국방공업이 아닙니까.》

《대적투쟁에서의 승리가 현대화된 국방공업이라물론 아니라고 할수는 없지. 하지만 그 현대화된 무장장비를 만드는건 누굽니까? 그 무장장비를 다루는건 또 누구구요? 지금에 와서 핵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핵을 가진 나라라고 하여 미국과 맞서 제할소리를 다 하는것도 아닙니다.

우리 나라에 이런 속담이 있지요? 농사군은 굶어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 그럼 우리가 베고 죽어야 할 종자는 뭔가. 그 종자가 백승의 열쇠가 아닐가요?》

신인하는 물론 김태호도 그 종자를 두고 자기딴의 생각을 굴리며 그이의 뒤를 조심히 따랐다. 그이께서는 련련히 뻗은 푸른 계곡을 보시며 낮으나 진중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가 베고 죽어야 할 종자란 바로 백두의 전통에 대한 계승입니다. 백두밀림에서 창조된 혁명사상과 업적, 투쟁정신과 사업기풍으로 군대와 인민을 무장시키는데 필승의 열쇠가 있습니다. 사령관동지의 의도를 절대적으로 받들고 한치의 드팀도 없이 관철한 항일유격대원들의 투쟁정신, 사령부가 울리는 총소리만 듣고도 그 의도를 제꺽 아는 오중흡동지처럼 언제나 마음을 사령부뜨락에 두고 살 때 우리 혁명은 그 어떤 파란곡절속에서도 승리만을 떨칠수 있습니다. 우리 혁명의 천하지대본인 백두의 전통을 새세대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바로 최현동지와 같은 투사들의 어깨에 지워져있습니다.》

잠시 말씀을 끊으시고 백마의 깃털을 쓰다듬으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혼자말씀처럼 나직이 뇌이시였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보천보전투를 목격하며 만세를 불렀던 바로 그 로인들을 데려다 모델로 쇠스랑이며 낫, 망치를 든 각계층의 모습들을 그려내게 하고 대기념비에 형상하려고 하고있습니다. 얼핏보기에는 한장의 소묘같지만 여기에는 방관할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문제가 있습니다.》

최현은 그이께서 자기를 부르신 이곳이 평온이 깃든 사격장이 아니라 항일전의 피어린 전구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이께서는 백두밀림을 헤치듯이 잡관목숲속의 오솔길을 따라 푸른 잎새가 산바람에 흩날리는 소나무등판으로 오르시였다. 그이를 따라 최현도 걸음을 옮기였다. 빨찌산시절 사령관동지의 거룩하신 자욱을 따라 울창한 밀림속을 걷듯이.

그이께서는 비탈길에 오르시면서는 최현의 팔을 끼시고 부축하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김일동지가 서해지구 농장들의 밭관개도입정형을 료해하느라 나갔다는데 너무 무리하지 않는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여 가보려고 합니다.》

최현이 뚝 멈춰서더니 숱진 눈섭을 쭝깃거리며 김정일동지의 손목을 꽉 잡았다.

장군, 당장 떠납시다. 나도 서해지구의 사업정형을 료해하러 나가려던 참입니다.》

《마침이구만요. 그럼 김일동지한테 가서 등산도 하고 사냥도 하면서 좀 쉬도록 풍구질을 해주십시오. 다음주에 김일동지의 병치료와 관련하여 외국의 의료진들과 협의회를 하는데 난 그 결과를 보고 인츰 뒤따르겠습니다.》

최현은 로투사들을 아끼고 위하시는 그이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왔다.

《알겠습니다. 그럼 장군의 어명대로 래일 가겠습니다.》

《왜 자꾸 젊은 사람을 보고 이러십니까,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이건 저의 부탁입니다.》

최현은 수령님과 김정일동지 두분을 장군으로 모시고 사는것을 생의 신념으로 간직하고있었다. 이 신념은 어제오늘 지어먹은 마음이 아니였다. 김책, 류경수, 최춘국들이 지녔던 그 마음을 오늘은 그들을 대신해서 백옥으로 간직하고있었다.

서켠하늘을 물들이는 황혼이 그이를 모시고 오르는 수림에 찬연한 금빛을 뿌리고있었다. 최현은 그이께서 천금같이 귀한 시간을 내시여 자기를 사격장으로 부르신 심중을 마음속에 새기고 또 새기였다.

(빨찌산식!)

최현은 자신이 지금 백두의 밀림속으로 항일의 군복을 입고 오르는것만 같아 청년장군 김정일동지의 모습을 흥분에 뜬 마음으로 우러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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