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 회)
제 3 장
4
(1)
《내가 보고 무슨 큰 도움이야 주겠습니까? 관중의 립장에서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봅시다.》
총장이
《예술영화촬영소의 동무들로부터 권고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만든 영화를 꼭 보여드리고 가르치심을 받으라고 말입니다. 그곳 동무들이 어찌나 자랑하는지… 그래서 이렇게 바쁘신 시간을 내달라고 했습니다.》
총장이
영사실안의 둥근 무리등이 꺼지자 필림이 감기는 고르로운 소리에 이어 화면에 평양종이 포착되면서 둔중한 종소리가 울렸다. 이어 대동문을 배경으로 기록영화 《평양》이라는 제명이 새겨졌다. 화면에 대동문이며 보통문, 모란봉의 애련정, 을밀대, 송가정이 원경, 중경, 근경으로 자기의 고색자태를 드러냈다. 얼굴에 탈을 쓰고 치마저고리를 입은 녀성들이 송가정에서 춤을 추고 북, 양푼을 두드려댔다. 광대가 두드러진 사나이가 목에 피줄을 세우며 판소리를 뽑아대는데 귀청이 아츠러울 정도였다.
평양종의 종소리가 둔중하게 울리며 영화가 끝났을 때는 자정이 훨씬 넘어서였다. 영사실에 조명등이 켜지자
《총장동무, 이것이 완성된 영화입니까?》
총장이 엉거주춤 일어나 반쯤 허리를 굽히며 말씀올렸다.
《예.》
《수고했습니다, 품을 많이 들인것이 알립니다.》
총장은 어줍게 웃으며 뒤더수기를 긁었다.
《며칠전에 김도만부장이 나와봤는데 고구려의 옛 수도 〈평양〉이라는 기록영화의 제목에 맞게 력사유적들에 대해서도 잘 반영했다고 했습니다.》
《평양은 정말 아름다운 수도입니다. 다른 나라들엔 넓은 강이나 수려한 산이 없는 수도도 많습니다. 그런데 평양엔 대동강, 보통강 그리고 만경봉, 모란봉, 룡악산, 대성산이 련련히 솟아있어 사시절 절경을 펼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