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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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복리를 떠난 승용차는 읍소재지에 들어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도로옆의 소로길에 승용차를 세우시고 《온반집》이라고 간판을 붙인 식당에 들어가시였다. 마침 점심때여서 식당안에서는 얼마 안되는 손님들이 식사하고있었는데 이곳 주민들은 아니고 출장온 사람들이거나 지나가는 사람들 같았다. 식탁을 보시는 그이의 안색은 흐려졌다. 온반 한그릇에 료리라고는 작은 공기에 담긴 김치뿐이였다.

김태호가 조용히 물었다.

《제가 군당에 갔다오랍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저으시며 식당을 나서시였다. 이어 그이께서는 길을 건느시여 이번엔 공업품상점으로 들어가시였다. 청기와를 얹은 단층짜리 공업품상점안에서는 온반집과는 달리 숱한 아주머니들이 웃고떠들며 상품을 사느라고 떠들썩했다.

《야, 신통히는 만들었다. 이 자동차와 뜨락또르를 좀 보라요. 정말 우리 목재공장에선 아이들의 놀이감두 잘 만든다니까.》

《이 밥상두 멋쟁이다야. 판매원동무, 나 밥상 사자요.》

《난 식칼을 달라요.》

식칼을 쥐고 보던 녀인이 옆의 아주머니를 툭 친다.

《쌍둥이엄마, 이 식칼을 보라요. 손잡이랑 꽤나 맵시있지요? 아야 때벗이했다야-》

《철제일용협동조합 관리위원장이 새로 온 군당위원장한테 여간 닥달질당하지 않았대요. 그래서 철재일용품공장에서 만든 국자랑 가마는 이젠 도에까지 소문이 짜- 하다지 않나요.》

《우리 도자기공장 그릇이라든지 꽃병이라든지 요전에 평양에 올라가서 1등을 했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매대를 돌아보시며 주민들의 반영을 깊이 새겨듣고계시였다.

그이의 안광에 미소가 피여오르자 김태호의 얼굴에도 안도의 빛이 서려올랐다.

《여기 지방산업공장들이 괜찮은것같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좋아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나도 평양시상점들을 돌아보군 하는데 여기 군상점엔 그만하면 자체로 생산한 상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령님께서는 늘 인민생활문제에선 만족이란 있을수 없다고 교시하시였습니다.》

이때 갑자기 상품을 사느라 몰켜섰던 아주머니들이 어성을 높이며 떠든다.

《아니, 이 뜨개옷은 뭐야요?》

《어마, 어제 채칼을 살 때도 뜨개옷을 끼워줬댔는데 오늘 또 사라요? 집에 입을 사람두 없는데…》

《세상에. 아니, 식칼을 사는데도 뜨개옷을 끼워줘요? 아이보다 배꼽이 더 크다야.》

아주머니들의 항변에 외태머리처녀판매원이 급해맞아 몸둘바를 몰라했다.

《저두 안타까워요. 체화상품을 없앨 방도가 없다니까 인기상품에 끼워서 무조건 팔라지…》

《글쎄 우리두 웬만하면야 이 뜨개옷을 사지요. 그런데 이건 모양새두 그래, 색갈두 너무 칙칙하니 어떻게 입겠어요?》

《뜨개옷을 끼워주면 난 밥상 안사겠수다. 자, 받으라요.》

《나두 이 식칼을 못사겠구만. 그 잘난 뜨개옷때문에…》

너무도 창피하여 돌아서며 머리태끝을 입에 문 판매원처녀를 보던 김태호가 김정일동지께 다가서며 뭐라고 말씀올렸다. 그이께서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시자 김태호는 씽- 바람을 일구며 상점에서 나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녀인들쪽으로 다가가시여 매장우에 놓인 뜨개옷을 쥐고 보시였다. 녀인들이 터친 불만처럼 퇴색되다싶이한 희멀건 뜨개옷은 목깃모양도 고르롭지 못하여 겉옷으로 걸치기에는 꼴불견이였다. 그이께서는 뜨개옷을 놓으시며 부드러우신 음성으로 판매원을 찾으시였다.

《판매원동무, 이 뜨개옷들을 내가 다 삽시다.》

판매원은 물론 녀인들이 아연해서 눈이 휘둥그래졌다.

《매장에 있는걸 다 주시오.》

《어마나, 이 손님 그 한심한 뜨개옷은 뭣하려구 사요?》

《정말 사나요?》

《왜, 거짓말같습니까?》

《에그야, 입지두 못할 뜨개옷을 사선 뭘하겠어요?》

《판매원처녀가 우는걸 보구야 어떻게 그냥 가겠습니까.》

《어마나- 정말 마음두 곱다야. 헌데 돈이 그렇게 많아요? 판매원동무, 뜨개옷 끼워주지 않으면 그 밥상 사가겠어.》

《나두 식칼 달라요.》

그러자 새침해진 판매원처녀가 뜨개옷들을 다 거두어 매장밑에 넣었다.

《됐습니다, 이런 뜨개옷들을 뭣하러 사시겠습니까.》

《그러지 마오. 상점에 계속 체화상품을 쌓아놓구 판매원동무만 닥달질 당하겠소? 다 가져오오, 한개도 남기지 말고

그이의 말씀이 진담이라는것을 안 판매원은 의아해서 굳어졌다. 녀인들도 통 리해가 되지 않는듯 머리를 기웃거렸다. 이때 김태호를 따라 두 사나이가 상점안으로 뛰여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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