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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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구름장들이 겨끔내기로 몰켜들더니 지대정리로 들끓는 기념비건설장에 비방울을 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암처럼 끓어번지는 량강도돌격대원들과 량강도혁명전적지답사로 온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당시)을 비롯한 전국의 대학생답사생들의 함성에 질겁했는지 산산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수령님께서는 김일1부수상으로부터 대기념비건설실태를 보고받으신 후 대학생답사생들이 20일은 대기념비건설전투에 참가하고 12일은 도내혁명전적지들을 답사하도록 조치를 취해주시였다. 이것은 청년대학생들로 탑건설에 필요한 로력문제를 풀기 위해서만이 아니였다.

수령님께서는 대기념비건설을 통하여 청년대학생들을 백두의 혈통을 신념으로 간직한 혁명의 계승자들로 키워야 한다고 하시였다.

이어 수령님께서는 건설에 필요한 뜨락또르, 탑식기중기, 콩크리트혼합기는 물론 선반, 볼반, 뻐스, 지어 영사기도 보내주시고 화물자동차는 40대나 보내주시였다.

건설장유측에 자리잡은 가설건물안에서 리석이 항일유격대원의 조각상을 형상하느라 조각칼을 날리고있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주대성이가 비에 젖은 옷자락을 털며 들어왔다. 방금 황유탁이 왔는데 건설지휘부로 부른다는것이였다.

《조각가들을 모두 모이라는거요?》

《아니, 리석동무만 보내라고 하더구만.》

리석이 현장지휘부 가설천막안으로 들어서니 황유탁은 여느때없이 심중한 낯색으로 담배연기를 날리고있었다. 리석은 묵례하며 지금 창작가들이 대기념비형성안에 대한 안들을 각기 세우고있다고 얘기했다.

리석은 흥분되여 열기를 띠고 말하는데 황유탁은 웬일인지 무심히 스쳐버리며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 하고있는 대기념비형성안은 일단 중지하고 상부에서 급선무로 지시한 사업에 조각가들모두가 착수해야겠소. 설계가들은 그냥 자기 사업들을 하게 하고

심각해서 하는 황유탁의 말에 리석은 미심쩍은 생각을 금할수 없었다. 대기념비형성안창작을 중단하고 하는 사업이란 도대체 뭔가.

황유탁은 가방에서 사업일지를 꺼내더니 벌컥벌컥 뒤졌다.

《거기 앉아서 적소, 내가 말하는걸. 아니, 내 말이 아니라 김도만부장동지가 조각가들에게 주는 긴급과업이요.》

황유탁은 만년필과 종이까지 책상우에 놓아주며 들볶았다.

황유탁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를 《호박》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황유탁이 평양시미술제작소 부소장때 이미 불리워진 별명이였다. 웃으며 하는 롱담이 별명으로 되였지만 여기엔 진담이 비껴있었다. 생활에서 뼈대가 없는데다 상부의 지시라면 무작정 굽석거리기에 목패처럼 붙여진 별명이였다. 그러나 황유탁은 《호박》이라는 비난을 불쾌해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반대로 속으로는 긍지를 느꼈다. 무릇 생활에서 모난 돌이 아니였기에 당선전부 김도만의 총애까지 받게 되였다고 자부하며…

《이제부터 조각가들은 다음과 같은 인물들의 초상을 실지모델을 세워놓구 형상해야겠소. 조각이 아니라 연필화로 말이요.》

황유탁은 리석을 흘끔 보더니 엮어대기 시작했다.

쇠스랑을 든 늙은이, 낫을 들고 달려나오는 농민녀성, 행주치마에 돌멩이를 담아들고 뛰여오는 녀인, 함마를 높이 쳐든 로동자, 이마에 《임금인상》이라는 글발을 쓴 천을 감고 구호를 웨치는 청년

황유탁은 목청을 돋구다가 목안이 칼칼한지 병채로 물까지 마시며 리석에게 눈길을 박았다.

《다 썼소?》

리석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뜨아해서 되물었다.

《아니, 갑자기 이런 인물의 형상은 왜 합니까?》

《거야 나도 모르지. 연필화로 그린 인물초상들을 박부위원장동지가 직접 검토하겠다고 했다오. 그러니 우린 그저 집행만 하면 무사무탈이야.》

리석은 도무지 가늠이 가지 않아 왼손으로 볼편만 슬슬 쓰는데 황유탁이 자못 진중한 어조로 못박았다.

《이 인물형상을 3일안으로 끝내야 하오.》

《3일동안에요?》

《오늘이 금요일이지? 월요일까지 끝내구는 형성안창작에 집중해야겠소. 리석동무가 책임지구 또 철야전투를 하오. 모델이 필요할텐데 그건 걱정하지 마오. 필요한 사람들을 얼마든지 모집할테니까. 조직적으로 말이요.》

사업일지를 가방에 넣던 황유탁은 어깨너머로 리석을 돌아보며 물었다.

《참, 전번에 과업준건 짬짬이 준비하겠지? 의화리 생가에 세울 그 반신상 말이요.》

《소묘는 해봤는데

리석이 어물거리자 황유탁은 한눈을 찔끔 감으며 어딘가 능글스런 웃음을 지었다.

《동무가 명심할건 그게 대기념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거야. 그러니 솜씨를 보여야 돼.》

황유탁은 김도만부장에게 인물초상형상문제를 창작가들에게 과업주었다는것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제기되는 문제가 있으면 려관으로 오라고 못박고는 사라졌다. 리석이 황유탁에게서 받은 과업을 조각가들에게 전달하자 주대성이가 맨 먼저 펄쩍 뛰였다.

《대기념비형성안창작이 바쁜 때 그런 인물초상은 왜 우리가 그려야 하오?》

그러자 조각가들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터쳤다.

《아, 그런 인물초상이야 다른 미술가들을 동원해도 될게 아니요?》

《옳소, 굳이 대기념비창작에 바쁜 조각가들에게 이런 과업을 떨구면 어떻게 하오?》

리석은 좌우간 3일동안에 초상형상을 끝내야 한다고 설복했다. 그러나 주대성만은 종시 형성안도안창작을 해야겠다며 등을 돌려댔다.

이목구비가 방정하고 준수한 주대성은 성미가 유하고 무슨 일에서나 침착하고 여유가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주저하지 않는 칼날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점심식사를 할 때 리석을 이윽히 보다가 미간에 주름발을 세웠다.

《통 리해할수가 없구만, 무슨놈의 감투끈인지.》

농마국수발을 입에 문채 리석이 퀭해서 주대성을 보았다.

《대기념비창작이 얼마나 바쁜가. 한사람이 열사람 몫을 해도 시간이 딸리는 때인데

국수발을 꿀꺽 삼킨 리석이 저가락을 쥔 손을 흔들었다.

《대성이, 나도 그 생각을 했네. 하지만 우에서 지시한 일이니 우리야 집행할 의무밖에 없지 않나. 내 짐작엔 다른 곳에 또 무슨 기념비를 세우려고 그러는것같구만. 그러니 고집부리지 말구 모델 몇장을 그려보게.》

《리석이, 자네도 알지만 창작은 량손의 떡이 아니야. 대기념비창작과 함께 모델연필화에 신경쓰다나면 죽도 밥도 안돼. 기념비형성안을 빨리 완성하여 제출하라는건 김일1부수상동지가 우리한테 준 과업이 아닌가.》

대바르면서도 직통배기인 주대성의 분석은 정확했다. 그렇다고 리석은 황유탁과 충돌할수 없었다. 이 2중심리는 리석을 더욱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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