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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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벽 4시.
《1부수상동지 치료는 정말 여간 베차지 않습니다. 입원한 날부터 일이 바쁘니 병원에 있을 형편이 못된다면서 약만 주면 사무실에서도 착실하게 병치료를 하겠다고 그냥 뻗쳐대는데… 오죽하면 간호원들이 막 속상해서 울기까지 했겠습니까.》
《김일동지의 그 심정을 리해해줘야 합니다. 부원장선생도 다 체험한 일이겠지만 자기의 생명을 놓고 타협을 하는 환자가 있습니까? 하지만 투사들은 다릅니다. 눈앞에 죽음이 기다려도 총을 들고 돌격로를 연것이 투사들입니다. 그 신념은 빨찌산때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니, 난 〈알겠습니다.〉 하는 대답을 듣자는게 아닙니다. 김일동지를 대신해서 병원규률을 위반한 문제를 놓고 부원장선생에게 사과한겁니다.》
《?!…》
《왜 놀랍니까? 김일동지를 입원시킨거야 내가 아닙니까? 그러니 내가 환자를 대신해서 사과하는거야 응당하지요.》
한걸음 앞서
《쉬겠는데 깨우지 마십시오.》
부원장은 자기의 실책을 깨닫고 문앞으로 내밀었던 오른손을 내리며 물러섰다. 그러자
《지금 환자의 체온은 얼마입니까?》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녀의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김일의 담당의사였다.
《병원에 후송되여 왔을 때는 38° 2’였는데 지금은 36° 7’입니다.》
《36° 7’면 감기기운은 없구만. 진단은 변형성척수증으로 내렸습니까?》
옆차대옆의 쏘파에서 부원장이 엉거주춤 일어섰다.
《의사협의회에서 내린 진단은 변형성척수증입니다.》
《앉아서 말씀하십시오. 부원장선생까지 다리운동시키면 내가 옹색하지 않습니까.》
《변형성척수증이라… 확정적입니까?》
《저희들의 소견엔…》
《그러니 더 토론할 필요도 없다, 그 말씀이군요.》
《물론 앞으로 치료하면서 병상태를 더 감시해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거의나 확정적이라고 합의했습니다.》
《치료대책은 어떻게 세웠습니까?》
《촬영결과 흉추 10~11사이에 심한 변형과 황인대가 비축되여있다는것이 확인되였습니다.》
《그러니 척수주공절개수술을 하여 비축된 황인대를 뜯어내고 압박하던 부분들을 해체해야 허리와 팔, 다리의 진통을 없앨수 있겠군요.》
의학술어들을 거침없이 구사하시는
《김일동지의 병치료때문에 나도 이젠 반의사는 됐습니다. 자격증은 없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환자의 방에 전화기를 놓은건 뭡니까?》
《사실 저희들은 안된다고 했는데 1부수상동지가 너무도 강경히 요구해서… 전화기를 놓지 않으면 당장 내각으로 돌아가겠다며 성을 내기에 할수없이 놓았습니다.》
《부원장선생님부터 뒤걸음이니 치료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일단 병원에 입원했으면 환자지 1부수상이 뭡니까? 그러니 의사의 요구에 환자가 복종하는게 아니라 1부수상의 지시에 의사가 복종하는 무규률이 조성되지 않습니까?》
《사실 저부터두 양보하면서…》
부원장이 말꼬리를 흐리는데 깊은 생각에 잠기셨던
《척수주공절개수술이라… 언제 하려고 합니까?》
《의사협의회에서 다시 토론한 후 인차 했으면 합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의사협의회의 결정에 〈도전〉한다고 할수 있는데 철저히 개인적의견입니다. 현재 환자의 건강상태로는 척수주공절개와 같은 대수술을 받기 어려울것같습니다. 때문에 정신육체적으로 안정치료를 하면서 건강을 일정하게 회복한 후에 수술해야 수술후 회복도 빠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부원장이 엉거주춤 일어서며 말씀올렸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니, 무턱대고 〈예.〉가 아니라 참고해보십시오, 군대에서처럼 지휘관의 명령에 대한 〈알았습니다.〉가 아니니까.》
《의사협의회에서도 그런 문제가 론의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환자의 진통이 심하다는 생각만 앞세우던 나머지 수술문제를 합의했댔습니다.》
《현재의 진통은 물리치료와 함께 약물과 치료체육을 병행하면 좀 진정될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허, 이거 부원장선생님이 계속 찬성투표만 하니 내가 이 병원 원장같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