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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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밤따라 현지지도의 멀고 험한 길을 걷고계시는 수령님이 못견디게 그리우시였다. 그리움에 젖어드는 가슴속에 수령님께서 안타깝게 하시던 말씀이 다시금 울리였다.

수령님께서 검덕광산에서 광물생산을 얼마로 올리라고 교시하시여 그에 따르는 국가계획이 작성되였는데 휴양소에 가있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 들린 바로 그 의화리 《생가》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선심이라도 베푸는것처럼 할수 있는껏 적당히 하라, 능력에 맞게 하라고 계획을 조절해버렸다.

이 사실을 아신 수령님께서는 준절히 말씀하시였다.

《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장이고 내각수상이지만 현지에 내려가보고 우리가 이미 결정한것들중에 고칠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마음대로 고쳐라 어째라 하지 않소. 충분히 알아보고 돌아와서 당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나 내각회의에 상정시켜 다시 협의해가지고 고칠것은 고치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왜 일단 당에서 결정하고 국가계획에 물려놓은것을 제 마음대로 뜯어고치는가?

검덕광산의 생산계획이 내가 사무실에서 천정이나 올려다보면서 문득 궁리해낸것인줄 아는가? 우리가 병진로선을 관철해서 금속공업과 기계제작공업을 얼마만큼 올려세워야겠는데 검덕광산의 광물이 얼마나 더 있어야 하겠는가, 또 우리한테 없거나 모자라는것을 그 광물을 팔아서 얼마만큼 사들여오겠는가, 그 광산의 현존생산능력을 얼마만큼 더 올릴 가능성이 있는가, 이런것들을 현지에 가서 구체적으로 알아봐가지고 온 다음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 동무들과 협의한 후 당에 제출하여 누른 계획이란 말이요. 그런데 그걸 왜 보고도 협의도 없이 제 마음대로 뜯어고치오? 누가 룡왕의 둘째아들같은 그런 권한을 주었소?》

수령님! 혁명의 중하를 한몸에 안으시고 불면불휴하시는 우리 어버이-

얼마나 무거운 마음속고충을 묵새기시며 조선혁명을 이끌고계시는가.

촬영소 부총장이 황급히 다가와서야 그이께서는 사색에서 깨여나시였다.

새로 제작중인 현실주제의 영화에 넣을 음악편성이 끝났는데 그이께서 대사록음을 들으시겠다고 말씀하셨기때문에 록음사들이 기다리고있다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록음실쪽으로 걸음을 옮기시는데 부총장이 뒤따르며 또 무슨 말씀인지 올릴듯말듯 바재이였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저, 다름이 아니라 이거참

부총장이 선뜻 말을 떼지 못하고 갑자르는것으로 보아 딱한 사정이 있는듯싶었다.

《무슨 일이기에 우물쭈물합니까?》

부총장은 귀밑의 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나서 품속에서 편지봉투 하나를 꺼내들었다.

《량강도에 현지촬영조건을 료해하러 갔던 동무들이 어제 돌아왔는데 연출가동무가 보천군에서 사는 로인한테서 편지를 받아왔습니다. 꼭 당중앙위원회에 계시는 김정일동지께 드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그래서 제가 받아는 두었는데

《그러면 제꺽 줄것이지 왜 그렇게 갑자릅니까?》

《편지내용도 모르는데다가 이렇게 인편으로 당중앙위원회에 편지가 와도 일없겠는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언제봐야 바쁜 걸음을 치고 소심해있는 부총장을 바라보시며 허거프게 웃으시였다.

《허헛참, 이리 주십시오.》

사람이 고지식하기란 이를데 없는데다가 그이께서 영화부문을 직접 틀어쥐신 다음부터는 누구도 함부로 간참을 못하지만 영화부문이 한때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끼워들어 감놔라배놔라 하던데가 되여서 그런지 아직도 양기를 다 되찾지 못하고있는 일군이였다.

그이께서는 구내 야외등의 불빛밑에서 편지봉투를 눈여겨보시였다. 나이많은 로인의 필체인듯 획이 곧지 못한 글씨로 겉봉에 씌여진 이름이 불빛에 비쳐졌다. 순간 그이의 안광에서 반가운 미소가 확 뿜어져나왔다.

《아, 보천보의 목천복아바이! 내가 잘 아는분입니다.》

10년전 중학시절 백두전구에로의 첫 답사행군대를 이끄실 때 보천보에서 리명수까지 길안내를 나섰던 로인이 아닌가!

그이께서 무척 반가와하시자 부총장은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웃음을 지으며 버릇처럼 귀밑머리를 쓸어올렸다.

《10년세월이 흘렀는데 지금의 내 직무를 그 산골에서 어떻게 알았을가요?》

부총장은 어줍게 두손을 마주비볐다.

《거기 갔던 동무들이 우리를 지도하시는 웃분께서 중학시절에 벌써 백두밀림전적지들을 답사하시였다고 얘기를 좀 했다는것같습니다. 전번에 연출가동무를 보내시면서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랬구만요.》

그이의 마음속에 향수마냥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잊을수 없는 고장들이였다. 이밤따라 구슬같이 맑은 물이 출렁이는 가림천이며 이깔나무, 전나무들이 억센 아지를 대공으로 솟구친 곤장덕, 삼지연과 리명수의 수림이 그리움을 싣고 그이의 사색에 비껴흘렀다.

그러시다가 문득 생각히우는것이 있어 부총장을 돌아보시였다.

《참, 이자 뭐라고 했습니까? 그만큼 말했는데 자꾸 웃분, 웃분 하겠습니까?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부르면 되지.

그 동무들이 거기 가서까지 그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총장부터 문제를 되게 세워야겠습니다.》

짐짓 엄하게 하시는 말씀이였지만 부총장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주눅이 들지 않았다.

《문제를 세우실게 따루 있지 그런 문제두 세우시겠습니까?》

《뭐라구요?》

그이께서 어처구니없으신 웃음을 지으시자 부총장은 버룩이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웃음을 자아내여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시는데 부총장도 한껏 기분이 떠서 즐겁게 따라웃었다. 별안간 터진 그 웃음소리에 밤깃을 들였던 새 몇마리가 잎새무성한 나무우듬지에서 푸드덕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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