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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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근엄하신 안색으로 그 이야기를 들으신
《그러니 합숙에서 자고 아침에 돌아섰겠습니다?》
《아닙니다. 다음날 오전에는 현판붙이는것까지 보고 가자고 해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돌아섰습니다.》
《현판? 무슨 현판말입니까?》
《저… 〈항일무장투쟁과 국내혁명운동을 련결시킨 유일한 거점〉이라고 쓴 현판인데 림시로 대문우에 붙였습니다. 앞으로는 화강석으로 표식비를 만들어세운다고 했습니다.》
당중앙위원회 선전부장 김도만의 지시로 황유탁이 리석을 끌고간 의화리의 집, 그 집을 항일무장투쟁과 국내혁명운동을 련결시킨 유일한 거점이라고까지 떠들며 사적지로 꾸리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조국광복의 구성이신
량강도 혜산시에 보천보전투승리를 기념하는 기념비를 건립하여 보천보전투승리 30돐을 맞으며 제막할데 대한 결정이 채택된지 여러해가 지났으나 앉아뭉개고있는 기념비건설…
결정으로 채택된 대기념비건설이지만 당에서 맡아 인민영웅탑으로 건립하겠다고
전에는 관록있는 창작가, 예술인들을 동원시켜 《일편단심》이라는 연극을 만들게 하고 오늘은 혁명전통의 대기념비형성안을 맡은 재능있는 조각가를
끌어다가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을 시작하신 그때부터 늦은 밤 청사계단을 내리시면서도, 이른새벽 정원길을 산책하시면서도 청사안에 흐리터분한 공기가
배회하고있음을 간파하신
《기념비형성안은 지금것으로 완성입니까?》
《그것도 아직 결론되지 않았습니다. 우에서 내려와보고 오늘은 이게 좋다고 했다가도 래일은 또 저렇게 하라고 하니 종잡을수 없습니다. 이번것은 또 어떻겠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에서 내려와 본다는것은 구체적으로 누구들입니까?》
《저…》
《됐습니다. 이름을 찍지 않아도 알만합니다.
내 얼마전에 기념비형성안을 보았는데 그렇게 좌왕우왕하고있으니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좀 물어봅시다. 리석동무는 우리 당의 혁명전통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리석은 어쩐지 새삼스러우신 그 물으심에 약간 주저하다가 대답드렸다.
《항일의 혁명전통입니다.》
《항일의 혁명전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한걸음 더 파고드시는 그 물으심에는 대답을 드릴수 없었다. 항일의 혁명전통. 말로는 번졌어도 그 깊이로는 들어가보지 못했던것이다.
영화가 끝난 다음
《곁눈을 팔지 마시오.》
그 일이 있은 후 이미전부터 당선전사업의 제일선인 문학예술부문, 그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영화부문사업을 두고 깊은 사색을 거듭하여오신
그때의 격정이 다시 치밀어오르는것을 느끼시며
《혁명전통은 혁명의
그걸 명심하고 혁명전통기념비를 창작해야 합니다. 가서 잘 생각해보시오. 후에 다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