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5 회)

마흔번째 봄날에

(3)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김철환영웅중대를 만나보고 돌아오시던 날 이제는 군단을 젊은 사람들에게 맡겨도 마음을 놓을수 있을것같다고 하시며 오송이가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덕흥과 철령을 거쳐 18군단에까지 와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평양에 데려다 자신의 몸가까이 두어야 하겠다고 말씀하시였던것이다.

《리오송이 버릇은 여전하구만. 그래 아직두 지각대장노릇을 그만둘 때가 안됐소?》

늘 바삐 돌아가는 리오송의 일욕심을 칭찬하시는 말씀이였다.

수령님께서 만경대에 나오신걸 어떻게 알았는지 원아들이 몽땅 따라나오겠다고 하는통에 포위에서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다 데리고올게지. 혹시 지각한 변명을 하느라구 그러는건 아니겠지?》

또다시 웃음소리가 터져올랐다.

《자, 그럼 이젠 누가 또 못왔나? 총참모장이 어디 한번 점검을 해보라구. 기념이 되게 사진을 한장 찍어야 하겠는데 빠진 사람이 있으면 안되지.》

오진우가 생가사립문앞에 모여선 투사들을 이리저리 훑어보고나서 이제는 다 온것같다고 보고드리였다.

《다시 보라구. 아직 없는 동무들이 있는것같애서 그래. 군대들은 다 왔고… 사회에서도 다… 가만, 최광이네 량주가 빠졌구만.》

수령님을 모시고 사진을 찍게 되였다고 환희로 끓던 사립문주변이 일시에 조용해졌다. 최현이 가까이로 다가서며 최광동무는 이번 열병식대표로 올라오지 않았기때문에 따로 련락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다.

《알고있소. 그 동무들을 부르자는건 아니고… 최광이는 좀더 두었다가 이제 크게 쓸데가 있소. 내 딱 점찍어놓고있어!》

수령님께서는 그만하면 다 온것같다고 하시며 투사들을 가까이로 부르시였다.

《젊은 군단장들도 가까이 오라구. 그래, 앞줄에는 동무들이 서고 뒤에는 우리가 나란히 서기요.》

투사들이 서로 어깨밀이를 하며 수령님곁에 바투 다가서겠다고 싱갱이를 하고있는데 사진사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고계시는 김정일동지를 띄여본 김일제1부수상이 빨리 이쪽으로 들어서시라고 큰소리로 말씀드렸다. 그제서야 수령님곁으로 조여들던 투사들이 한걸음씩 물러서며 수령님께서 서계신 가운데자리에 공간을 내여드렸다.

《아니, 저는 젊은 군단장동무들과 함께 찍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투사들이 내여드린 자리를 사양하시며 젊은 장령들쪽에 들어서시자 어버이수령님께서도 그것이 좋겠다고 하시며 자, 그럼 뒤에는 전세대고 앞에는 새세대요 하고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집체사진촬영이 끝나자 투사들이 저저마다 수령님의 팔을 끼며 개별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청을 드렸다.

《좋소, 오늘은 동무들의 날이니 동무들 하자는대로 다 하기요.》

찰칵… 찰칵…

사진기샤타를 누르는 소리가 연방 울렸다.

수령님께서는 젊은 사람들도 함께 찍자고 하시더니 가까이 다가온 로일수에게 말씀하시였다.

《총정치국사업이 중요해. 그만큼 동무에 대한 당의 신임이 작지 않소. 그렇다고 해서 혁명선배들도 몰라보고 그러면 안되오.》

로일수는 수령님의 팔을 끼고 가까이 다가서며 말씀드리였다.

수령님, 우리는 혁명선배들을 존대하시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고매한 풍모에서 많은것을 배우고있습니다. 앞으로도 그이의 숭고한 모범을 계속 따르겠습니다!》

찰칵… 또다시 샤타소리가 울렸다.

사진촬영이 끝나자 투사들은 수령님곁에 모여들기도 하고 김정일동지곁에 나란히 서기도 하면서 주차장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수령님과 약간 거리를 두고 뒤따르시는 김정일동지의 곁에서 젊은 장령들의 웃음소리가 와그르르 터진다.

맨 뒤에서 걸어내려오던 최현이 김정일동지를 모시고 한껏 행복에 겨운 그들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 시각 그의 눈앞에는 먼저 떠나간 전우들의 모습이 한꺼번에 안겨오는것만 같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들을 향해 웨치였다.

《동무들, 우리가 혁명을 어떻게 시작했소? 수령님인품에 매혹되구 그이께 끌려서 무엇을 해두 사령관동지처럼 하는게 멋이로구나. 이분을 따라가야 살겠구나 하구 생각했길래 죽음두 두려워하지 않구 따라나섰댔지. 이제 우리의 후배들은 바로 저분의 사상과 령도를 따르며, 저분의 인간애와 열정에 매혹되여, 저분의 담력과 배짱을 닮으려고 애쓰면서 혁명가로 자라날것이요. 우리 군대는 안도의 그 봄날처럼 또 한분의 장군을 모셨소. 혁명의 고향인 만경대의 이 화창한 봄날에 우리모두가 또 한분의 백두령장과 함께 걷고있소.》

무럭무럭 피여오른 구름사이로 눈부신 해살이 쏟아져내린다.

1972년 4월 22일, 조선인민혁명군이 창건된 력사의 그 봄날로부터 마흔번째로 찾아온 봄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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