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7 회)

제 5 장

북두칠성 빛나는 밤

6

(1)

 

리철봉은 무선기앞에 털썩 주저앉았다가 황급히 작전탁우에 펼쳐놓은 지도에서 398. 4고지를 찾아보았다. 콤파스로 거리를 재여보니 군단지휘부로부터 대략 350리가량 되였다.

350리!

보통상식으로 치면 이틀간 강행군을 해야 할 거리이다.

그들이 이제 남은 14시간동안에 그만한 거리를 달려올수 있으리라고는 믿을수 없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뒤떨어진 김철환영웅중대를 그냥 두고 다른 중대들만 들어오도록 명령을 내려야 하는가?

어버이수령님께서는 34려단 5대대가 한명도 빠짐없이 들어오는가를 보겠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때는 이런 정황이 생길줄 미처 몰랐었다.

새로 생긴 정황을 다시 보고드려야 하지 않을가?

리철봉은 착잡한 생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작전탁앞에 우두커니 굳어져버렸다.

어버이수령님께서 민족보위성의 책임일군들과 함께 새로 꾸린 군단지휘부청사에 찾아오신것은 두시간전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함께 오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아직 채 완성되지 못한 지휘부청사를 다 돌아보시면서 시작이 절반이라고 이제는 그만하면 틀이 잡혔다, 위치도 좋은 곳에 앉혔다고 하시며 그동안 수고가 많았겠다고 거듭 치하를 해주시였다.

《왔던김에 군인들을 좀 만나볼수 있겠소? 여기까지 왔다가 건물이나 보고 가서야 안되지.》

리철봉은 지금 지휘부직속 구분대군인들은 500여리 떨어진 곳에 벼랑극복훈련을 나가있고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려단은 이틀이면 도착할수 있다고 보고올리였다.

《이틀? 그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는 군인들은 없소?》

곁에 서있던 리오송부군단장이 려단은 없고 지금 천리행군훈련을 하고있는 한개 대대가 250리정도 떨어진 곳에서 행군중에 있다고 말씀드렸다.

《250리라… 가깝지는 않구만. 부관동무! 우리가 래일일정이 어떻게 되여있던가?》

아침에 내각에서 경제부문 일군들의 긴급협의회가 있다는 부관의 대답을 들으신 그이께서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시였다.

《그렇지. 협의회뒤끝에는 또 정치국회의가 있소. 래일일정이 몹시 긴장한데 아마 여기서 늦어도 6시에는 떠나야 할거요. 어떻소? 이제 15시간동안에 250리를 꽤 행군해들어올수 있을가?》

수령님께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시는 사이 리철봉은 속으로 제꺽 속구구를 해보고나서 가슴을 쭉 폈다.

수령님! 얼마든지 들어올수 있습니다. 우리 동무들은 다 그렇게 준비되였습니다.》

리철봉은 군단의 병사들을 자기자신처럼 믿을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우등불가에서 감자를 구우며, 불찌에 군복을 태우며 걸어온 수천리의 밤길들이 바로 그의 믿음이였다.

그사이 리철봉은 군단지휘부청사건설은 리오송부군단장에게 떠맡기다싶이 하고 자신은 늘 훈련장에 나가 살았다.

승용차는 별로 타본 기억이 없었다. 군단을 오늘의 빨찌산부대로 키우기 위하여 이를 악물고 달려왔다.

바로 그 길에서 흘린 땀을 오늘 수령님앞에서 검증받게 된것이다.

수령님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오진우총참모장을 돌아보시였다.

《오동무, 마촌에서 요영구까지 거리가 한 260리되던가? 그래, 그쯤 되였을거요. 우리가 유격대창건초기에 저녁을 먹고 소왕청 마촌을 떠나서 대두천을 거쳐 쟈피거우고개를 넘은 다음에 큰 골짜기 두개와 대홍구골을 지나 요영구에 도착하면 날이 밝군 했소. 그러고보면 250리가 그리 멀지는 않아.》

수령님께서는 현재 행군중에 있는 대대에 명령을 내려 새벽까지 군단지휘부에 도착하도록 하라고 하시면서 그러되 한명도 빠짐없이 들어와야 한다고, 군인들을 만나보자는데도 목적이 있지만 그동안 리철봉이 청사건설을 하면서 훈련을 어떻게 했는지 최고사령관이 판정을 해보겠다고 웃으며 말씀하시였다.

《나는 이제 저 대동강상류쪽으로 올라가서 새로 세울 언제위치를 좀 봐주고 북천시내 공장들을 돌아보다가 새벽에 다시 오겠소. 하지만 그 동무들이 더 빨리 도착하면 밤중이고 뭐고 나에게 알리시오. 알겠소?》

리철봉과 군단지휘부 군관들은 《알았습니다!》하고 목소리를 합쳐 힘껏 대답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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