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2 회)
제 5 장
북두칠성 빛나는 밤
3
(2)
아득히 먼 공간을 응시하시듯 추연한 빛이 흐르던
《찾았소!》
《주인공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북극성은 절대로 북두칠성과 떨어지지 않는다는것을 믿었습니다. 이것은 한갖 자연의 현상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는 주인공의 감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할수 있는 초점이 없이 무턱대고 배우에게 감정폭발을 요구하였습니다. 전체 인민군군인들의 열화같은 감정을 배우의 인위적인 연기만 가지고 해결하려 한것은 창작가들의 주관적욕망입니다. 이 장면에서는 전인민적감정을 담은 명곡이 울려야 합니다. 바로 그 노래로써 배우가 주인공의 내면세계뿐만이 아니라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의 마음을 터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관중들에게 공감을 줄수 있고 진폭을 일으킬수 있습니다!》
그렇게 열정에 넘쳐 말씀을 하셨지만 창작가들은
《노래를 불러야겠는데 왜 자꾸
가슴속에 서렸던 모든 괴로움을 한순간에 다 날려보내주신 그이, 그처럼 그리웠던 무대에 군복을 입혀 세워주시고 이제는 영영 헤여졌다고
생각했던 최진성이도 다시 찾아주신
애타게 바랐던것은 물론 바랄수 없었던것까지 다 안겨주신 그이!
눈만 감으면 그립고 오셨다 가시면 더욱 그리운
장섭연출가가 담배불을 비벼끄며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눈물에 젖은 설아의 얼굴을 환희에 넘쳐 들여다보았다.
《설아동무! 이제는 작품이 살것같구만. 바로 그거요! 그런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면 되겠소.
설아는 눈길을 번쩍 쳐들고 연출가의 상기된 얼굴을 바라보았다.
끝끝내 마지막까지 읽어내지 못했던 악보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창문으로 들어온 해빛이 투광등의 불빛처럼 악보를 비쳐준다.
…
아침해빛 전사들의 길을 밝히네
아! 이 해빛! 얼마나 밝고 얼마나 따사로운가!
시련에 찬 주인공의 길우에 비치던 그 해빛이 오늘은 이 창가에 고이 비쳐들고있나니…
나의 주인공이여! 당의 참된 딸이여! 그대의 숭고한 감정을 이 정설아라는 한 처녀의 마음으로 노래부르는것을 부디 용서하시라!
설아는 눈물을 머금고 작곡가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이윽고 피아노의 격동에 넘친 선률에 뒤이어 설아의 노래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북두칠성 저 멀리 별은 밝은데
아버지
창문가에 불밝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