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 회)
제 2 장
파도소리
9
(1)
작가들과의 담화를 마치고 금봉휴양소를 떠나신
오전 한겻동안 작가들과 장편소설초고에 대한 의견도 주고 새로 만들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더 나누시였다. 작가들은
그 흥분이
복도 저쪽에서 문이 열리다가 황급히 닫기는것이 보였다. 아마 김량남이 문을 열고 나오다가
하루밤 방을 비웠는데도 집무탁우에는 문건들이 탁상등높이만큼 쌓이였다. 전화로 교환을 찾아 총정치국의 로일수부국장을 련결해달라는 부탁을 하고나서 곧 밀린 문건들을 펼치기 시작하시였다.
2. 8영화촬영소에서
만수대예술단 창조성원들을 선발하는데서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
피바다가극단…
당 제5차대회에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증산투쟁에서 발휘된 소행자료들과 이러한 긍정을 널리 일반화하기 위한 대책…
농촌지원과 관련한 선전선동방안…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제기된 자료…
예술영화 《피바다》창조성원들의 창조정형보고…
《총장동무입니까? 문건을 보니 〈피바다〉가 거의 완성되여가는것같은데 조급해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당에서 그어준 수준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일이라는것은 항상 시작보다 결속이 중요한게 아닙니까. 내 어제 ㅎ제강소에 나가보니 그곳 로동자들속에는 벌써 〈피바다〉에 대한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기대가 큰데 영화가 소문보다 못하면 안됩니다.》
아직도 두툼한 문건들…
김량남이 처벌을 벗고 자기 일을 시작하면 이 문건들이 절반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부부장동무, 현장에 나가있는 부서동무들이 언제 다 들어옵니까?》
피곤이 꽉 몰린듯한 신인하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울려나왔다.
《오늘 14시까지 다 들어오게 되여있습니다. 학습총화도 있고 강연회도 있습니다.》
《참, 그렇군요. 그럼 부서성원들에게 오늘 저녁 학습총화가 끝난 다음 다들 퇴근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전해주십시오. 긴장해할것은 없고 요새 동무들이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수고들 하는데 시원한 농마국수를 내자고 그럽니다. 신동무는 국수를 남달리 좋아하니 아예 점심을 굶고오는것도 좋겠습니다. 하하하…》
《아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나는 전화를 걸어달라고 했는데…》
로일수는 뜻밖인듯 의아한 표정으로 굳어졌다.
《저는 금방 전연에서 돌아오는길입니다.》
《나는 지방에 나갔다가 오자마자 동무를 찾았는데 동무는 또 전연에서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찾아왔으니 우린 서로 통하는데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 전연형편은 어떻습니까?》
《적들이 끝내 수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 3일전에 노루봉근방에서 소총사격을 몇번 하고는 지금까지 조용합니다. 전연에 증강되였던 미군부대들과
괴뢰군 야전사단들도 모두 철수하였습니다. 이번에 당보에서
《이번에 허담동무랑 수고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근본원인은 인민군대의 위력입니다. 힘이 안받침되지 않은 외교란 결국 구걸에 지나지 않는것입니다. 허담동무도 이번에 우리 군대가 적들의 도발에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든든히 뻗쳤기때문에 배심이 든든해서 적들을 되게 다불릴수 있었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했는지 모릅니다. 총정치국동무들도 이번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로일수는 과찬의 말씀이라고, 이번에 총정치국일군들이 전연에 나가 정치사업을 좀 하느라고 하였지만 최현민족보위상과 오진우총참모장보다 한걸음 뒤떨어졌다고 솔직히 고백하였다.
《정말 이번에 항일투사들의 정신세계에서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우리들이 사무실에 앉아 정치사업방안을 토의하고 지도사업요강이나 작성하고있을 때 투사동지들은 벌써…》
진심이 어린 겸손이였다. 무관답게 시원시원하면서도 항상 어깨를 낮추고 생활하는 로일수의 인간됨이 새삼스럽게 미더워나시였다. 안영환이 건강상리유로 병원에 입원한 다음부터는 총정치국의 모든 사업을 도맡아안고 뛰여다니면서도 언제 한번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옳은 말입니다. 우리는 늘 투사동지들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혁명에 대한 충실성과 헌신성에서는 그들을 따를만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나는 부국장동무의 그 말을 총정치국의 반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21군단동무들도 평시 동원상태로 이전했겠습니다?》
《1제대보병과 민경군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지에서 철수하였습니다. 군단참모부에서는 이번에 리오송정치위원의 예비대가 큰 은을 냈다고 하면서 군단적으로 강행군훈련을 드세게 내밀 작정을 하는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