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 회)
제 2 장
파도소리
8
(1)
그 시각
련락을 받고 나온 공장지배인과 당비서가
《레루직장이 어디에 있습니까?》
오랜 용해공출신의 지배인이 손을 들어 꺽두룩한 굴뚝 네개가 나란히 솟구친 지붕쪽을 가리켜드렸다.
《현장부터 가봅시다.》
《
《예. 중량레루문제때문에 심려하셨다는 교시를 오늘 오후에 전달받고 로동자들에게 빠짐없이 알려주었습니다.》
제강소구내길은 그닥 고르지 않은데다 여기저기 철근토막이며 슬라크덩어리들이 굴러다녀서 여간만 험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데 레루직장에서 다른 지표의 강재를 생산하고있다는것은 어떻게 되여 나온 말입니까?》
지배인이 송구스러운 표정을 짓고 말씀올렸다.
《성에서 당 제5차대회를 맞으며 새로 일떠서는 방직기계공장설비를 보장하는것이 급선무라고 자꾸 독촉하기때문에 그만… 급한 대목을 메운다는것이 그렇게 되였습니다.》
《지배인동무도 사회주의경제에서 국가계획이 어떤 성격을 띤다는것이야 잘 알지 않습니까? 계획은 곧 법입니다. 추가생산과제가 떨어졌다고 해서 이미 계획된 생산을 조절하기 시작하면 치차처럼 맞물린 나라의 경제가 파동을 가져오게 됩니다. 지금 일부 일군들이 발등에 떨어진 불만 생각하면서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관리를 생각지 않는 편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됩니다.》
어느사이 레루직장으로 들어가는 철문앞에 이르신
《일군들을 비판하자고 온것은 아니니 로동자들앞에서 인상을 밝게 가져야 하겠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아래사람들은 지휘관의 얼굴을 쳐다본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후끈한 열기와 쇠물냄새가 꽉 들어찬 생산현장은 온통 불덩어리였다.
쇠물이 한창 끓어번지는듯한 로앞에서는 방열복차림의 용해공들이 누군가의 호각소리에 맞추어 물레바퀴처럼 빙글빙글 원을 지어 돌아가며 장입구에 원료를 투입하고있고 압연기쪽에서는 숱한 사람들이 롤을 타고앉아 교체작업을 하고있었다. 공중에서는 새 롤을 물고온듯한 천정기중기가 댕강댕강 종소리를 울리며 미끄러져가고 온통 유리벽으로 둘러막혀 휑하니 들여다보이는 현장휴계실안에는 밤참을 이고나온듯한 아낙네들이 오구구 모여들어 책상우에 음식보따리들을 풀어놓고있었다. 들끓는 로동의 랑만과 양양하는 제강소의 열정이 후끈하게 마쳐왔다.
잠시 현장을 빙 둘러보시던
자기들에게로 곧장 다가오시는분은 무척
《수고들 합니다. 당중앙위원회에서 왔습니다.》
압연기틀밑에서 모두거리로 인사를 하신
뒤따라 로동자들이
《다들
작업반장이 움찔하고 일어서려는데 뒤켠에서 맵짠 소리가 날아왔다.
《어떻게 할게 있습니까? 머리가 열두쪼각 나두 밀린 봉창을 다 하겠습니다. 레루는 걱정마십시오!》
《우릴 믿으십시오!》
《제 말뜻을 모두 잘못 리해한것같은데… 내가 말하자는것은 높아진 생산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가 로동자동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는가 하는것입니다. 당 제5차대회에 선물할 방직기계공장설비도 중요하고 레루생산도 긴박한것만큼 전투는 결코 헐하지 않을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애로되는것이 있으면 서슴없이 제기들 하십시오. 우리가 힘자라는껏 도와드리겠습니다.》
로동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오고가는 눈빛들과 거동으로 보아 무엇을 제기하자거니, 그래서는 안된다거니 하는것이 모두 같은 의견을 놓고 갑론을박하는것같았다.
방금
《동무! 뭘 제기할게 있는 모양인데 남에게 부추길게 있소? 사로청원답게 일어나서 씩씩하게 말해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