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1 회)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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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였지만 농업위원회 위원장의 사무실은 찾아들어오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서기가 들어왔다.

《이전 농업상동지가 접수에 와있다고 합니다. 위원장동지를 찾아왔답니다.》

《어서 들여보내라고 하오.》

어느 국장과 사업상의 이야기를 하느라 지친 김만금은 얼굴의 근육이 대번에 펴이였다. 그는 국장과의 대화를 서둘러 끝내고 그를 내보내였다.

이전 농업성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농업위원회에 찾아오는 한룡택이 몹시 어색해할것이라고 생각했다. 위원장의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서로 인사하기가 더 따분할수 있다.

서기가 한룡택을 안내하여 들어왔다.

김만금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마주나가 그와 두손을 마주잡았다.

《외투를 벗소. 모자두.》

김만금은 그것들을 받아서 자기의 외투와 모자가 걸려있는 말코지로 가며 말을 이었다.

《이 방을 떠난지가 꽤 오래된것 같은데? 여기로 오기가 뭣하면 집으로라도 찾아올것이지. 당신이야 시간을 낼수 있지 않소?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군, 공부하기 힘들지 않소?》

한룡택은 그새 서류장들이며 의자들이 늘어나고 어쩌면 엄엄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전의 자기 사무실을 감회에 잠겨 휘둘러보았다.

《내 나이에 공부가 헐하다고 할수 없지.》

그가 하는 대답이다. 김만금이 권하는 3인용의자에 같이 앉았다.

《일이 바쁜 모양이군.》하며 그는 싱긋 웃었다.

그는 몸가짐이나 얼굴표정이 이전보다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상자리를 내놓고 당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 해도 여전히 도고했다. 그것이 김만금의 마음에 들었다.

《바쁘오. 지금은 내가 사무탁을 뜨지 못하고 문건놀음을 하는 관료주의자가 되였소.》

한룡택이 껄껄 웃었다.

《그럼 뭬라나? 당학교에 가서 세면을 하고 다시 오면 되네. 나이가 아직 젊지 않는가.》

《내가 젊다구?》

《나한테 대면야…》

서로 안부를 묻고 이러저러한 객담도 한동안 하였다.

《내가 왜 갑자기 뛰여들었는지 궁금할테지?》

담배를 피우며 한룡택이 물었다.

《하긴 궁금하오.》

《간단히 말하고 자리를 뜨겠소. 당신의 얼굴에 나를 만나 반갑긴 해도 일때문에 초조해하는 빛이 력력하니까. 아마 위원장을 찾아온 사람들도 서기실에서 초조해하겠지.》

《뭐 그렇기야… 하여간 한번 시간을 내여 회포를 나눕세.》

그게 과연 실현될수 있는 기회겠는가 하고 생각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한룡택의 표정이 심중해졌다.

그는 정색하여 말했다.

《난 만금동무를 만나고싶었소. 어째 그런지는 알수 없으나 이전에 나를 당적으로 이끌며 비판을 많이 한 사람인 당신을 만나 내가 그새 통절하게 깨달은바를 토설하고싶었단 말이요. 간단히 말하면 이렇소. 나는 이전에 맑스, 엥겔스, 레닌, 쓰딸린의 저서들을 거의다 읽었소. 물론 중국에서 모택동의 글도 탐독했소.

하지만 김일성동지의 보고, 연설, 론설, 담화, 한마디로 말해서 〈김일성선집〉에 실린 글들은 적게 보았댔소. 나의 착오가 여기에 기인한것임을 내가 공부하는 동안에 받은 강의들과 특히 〈김일성선집〉과 단행본들을 빠짐없이 탐독하는 과정에 절실히 깨달았소. 나는 내 머리가 선명해지고 깨끗해지고있는것을 명백히 느끼고있소.

김일성동지를 수령으로서, 인간으로서 존경하고있었다고 하지만 그이의 사상과 리론을 터득하지 못하고 더우기는 혁명실천에 그것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지 않겠소?

나는 시키는 일은 하느라고 주먹을 쥐고 뛰여다녔지만 원리적으로 수령의 사상과 리론, 령도방법에 기초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하려 했소.

그러니 자연히 남을 넘겨다보게 됐소. 나의 깨달음이 늦은것이기도 하고 내가 지금 성쌓고 남은 돌이 되였지만 이렇게 내자신을 툭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하오.》

김만금은 그가 결코 속에 없는 말을 지어서 할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는 위선을 제일 미워했고 무엇이든 직발 들이대는 사람이였다. 그러나 그가 성쌓고 남은 돌이 되였다고 한데 대해서는 스쳐지날수 없었다.

《뭐 성쌓고 남은 돌? 동무답지 못하오. 대오에서 물러서려는거요? 수상동지께서 동무를 두고 얼마나 마음쓰셨는지 알기나 하오? 동무를 왜 당학교에 공부보내셨는지 그 깊으신 의도와 뜨거운 은정에 대해서 모른단 말이요?》

한룡택은 급히 만금의 손을 잡았다.

《만금동무, 내 잘못했소. 내 수상님의 사랑을 어찌 모르겠소. 다만 너무 죄송스러워서…》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김만금이도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중요한 새 직책이 동무를 기다리고있을거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오. 공부하는 기간에 론문을 하나 쓰는것이 어떻겠소?

우리 당 농업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 김일성동지의 뛰여난 정치실력과 독창적인 령도력,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인간적풍모에 대하여 글을 쓰오. 어떻소?》

한룡택이 흥분을 억제 못하며 잡고있던 김만금의 손을 힘껏 흔들었다.

《쓰겠소. 쓰겠단 말이요! 나를 깨우쳐주어서 고맙소. 내 우선 그 론문을 써서 세상에 내놓는것으로 정치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수상님의 은덕에 보답하겠소. 나를 믿어주오.》

그들은 한동안 속이 후련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미순이 이야기도 있었다. 한룡택은 미순이가 숙천으로 자원진출한것은 그 처녀가 얼마나 똑똑한가를 다시 보여준것이라고 하면서 《나는 미순이를 우리집 양딸처럼 생각하고있었는데 아니요, 미순이는 우리 수령님의 품속에서 자라난 당의 참된 딸이요.》 하고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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