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5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3 장
5
(1)
지휘관들은 100호땅크주위에 모여서있었다.
류경수는 땅크옆 자그마한 바위우에 지도를 펼쳐놓고 전투명령을 하달하고있었다.
《7월 1일에 부산에 상륙한 미24사 선견대인 스미스특공대는 현재 여기 금암리계선에 진출하여 아군의 공격을 막으려 하고있소. 미24사 34련대는 평택, 안성지구에 진출하여 방어를 강화하고있소.
괴뢰군들은 죽미령과 오산을 지점으로 좌우에 7보사, 2보사 패잔병들, 수도사단 17련대 패잔병들까지 하여 약 4000명이 너비 4km, 종심 16km 전선을 형성하고 방어를 강화하고있소. 아군 보병들은 아직 도착하지 못했소. 제4사 18련대가 현재 줄미리골안으로 강행군을 하고있는데 우리는 더 기다릴수가 없소.
상대가 2차대전때부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만만치 않은 놈들인것만큼 우리는 놈들이 방어를 더 강화하기 전에 포위소멸하자는것이요.
30련대 1대대가 먼저 진출해서 큰길을 따라 신속히 적방어종심으로 돌입하여 적의 포병화력진지를 제압한 다음 서정리계선에서 놈들의 퇴로를 차단하시오. 2대대와 3대대, 자동포대대는 동학산 오른쪽골짜기의 오솔길을 따라 익측으로 뚫고들어가 1대대와 협동하여 포위환을 형성하고 섬멸전을 벌려야겠소.》
《알았습니다.》
지도를 들여다보던 지휘관들이 일제히 허리를 쭉 펴며 힘있게 대답했다.
《물어볼것이 있으면 물어보시오.》
《없습니다.》
류경수는 리영복에게 눈길을 돌렸다.
《참모장동무는 더 보충할 문제가 없습니까? 강조할 문제라든가…》
《없습니다.》
류경수는 왼손을 들어올려 시계를 보았다.
《지금 시간은 8시 20분, 30분내로 일체 정비를 끝내시오. 공격시간은 8시 50분, 이상.》
지휘관들이 각기 자기 구분대들로 달려갔다.
류경수는 아직도 지도를 보며 묵묵히 서있는 리영복에게 물었다.
《아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까?》
리영복은 열적은 미소를 지으며 입안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
어제 저녁 리영복은 스미스특공대와의 첫 전투를 어떻게 치를것인가하고 모대기고있었다. 사임은 사임이고 그것이 승인될 때까지는 참모장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때문이였다. 안동수가 땅크병들의 높은 사상적각오와 능력을 믿고 대담하게 작전을 하라던 말이 귀전에서 떠나지 않았다. 만세다리계선에서
전투진입하던 땅크들, 적 5개 사단이 방어하는 서울시내로 다섯대의 땅크가 들어가 짓뭉개놓던 통쾌한 작전, 60°이상되는 급경사진 철교를
날아내리는 땅크들… 모두가 상상을 초월하는 기적이였다. 리영복은 류경수가 지금껏 써온 전법들을 곰곰히 되새겨보았다. 항일무장투쟁시기
미24사 스미스특공대는 패전을 모른다는 《상승사단》에서도 선발된 놈들이다.
스미스놈은 어떤 전술로 나올것인가. 지금껏 패전을 몰랐다는 놈들은 청소한 우리 인민군대를 얕잡아보고 파죽지세로 밀고올라올것이다.
이런 때라면 사단장은 어떻게 작전했을것인가. 땅크병들은 그 어떤 경사지도 습지대도 다 준비되여있으니… 부대들을 어떻게 쓸것인가?
리영복은 작전지도에 색연필로 표시를 해보기 시작했다.
이때 《좋은 안이 섰습니까?》 하면서 류경수가 다가왔다.
리영복은 머리를 들며 입가에 어설픈 미소를 그렸다.
《뭐 별루… 부끄럽습니다. 제가 배운 전투교범들은 하나도 써먹을것이 없으니… 저… 문화부사단장동무에게도 말했지만… 사실 난 사단장동지한테 거치장스러운 존재로 되고말았습니다.》
《그래서 사임하겠다는 말까지 했습니까?》
리영복은 후- 하고 긴숨을 내그었다.
《그건 저의 진심이였습니다.》
《문화부사단장동무가 얼마나 안타까와하는지 모릅니다. 병사들도 아니고 우리 지휘관들까지 그의 속을 썩여서야 되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동무가 보위성에까지 사임신청을 했다는 말을 듣고 문화부사단장동문 어제 잠을 못잤습니다. 자기가 병사들속에 들어간다고 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동지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게 무슨 부사단장동무탓이겠습니까. 제 머리가 떨떨해서 그러지… 전 평범한 땅크병구실이라도 제대로 해내겠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젠 땅크운전기술도 저 한계천동무나 전기련동무네보다 못할겁니다. 난 한계천동무가 한강을 날아내릴 때 정말 놀랐습니다. 내 이제 땅크운전수가 되면…》
《참모장동무, 내 이 말을 안하자고 했었는데… 이제라도 분발을 합시다. 동무의 사임신청은 부결되였습니다.》
《예?》
리영복은 놀라서 눈을 치떴다.
《동무의 사임신청을 받은 보위성의 책임일군들은 격분해서 당장 목을 떼자고 윽윽했다고 합니다. 전쟁이 한창인 때에 더우기 미제가 대대적인 공세를 해오는 이때에 사임하겠다는건 전쟁기피죄, 즉 반역행위와 같으니 당장 군사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문화부사단장동무가 그때문에 어제밤 우야 전방지휘소에까지 가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참모장이 전투경험도 풍부하고 군사지식도 밝은 동무라고 하면서 지금
결국
리영복은 고개를 떨구었다.
류경수는 리영복의 손을 힘있게 잡았다.
《참모장동무, 힘을 냅시다. 이제부터라도
리영복은 불덩이같은것을 꿀꺽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