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7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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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눈이 내릴무렵 피창린이 군당
피창린은 그렇다고 하여 건설대 대장을 조금도 칭찬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다그어댔다.
《건설대 대장, 겨울전으로 몇세대나 입사할수 있소?》
그는 자기를 맞이한 건설대 대장에게 물었다. 대답을 듣고나서 그는 말했다.
《너무 늦잡아, 너무 꾸물거린단 말이야.》
건설대 대장은 욕먹는것이 불만스러운지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피창린이 군당
《식당에 가보기오.》
식당에 가서 그는 건설자들이 무엇을 먹고있는가, 부식물이 충분히 보장되는가 하는것을 알아보고 군당
《돼지고기와 닭알, 남새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있소. 동무는 여기에 몇번이나 나와봤소? 건설자들이 어떻게 먹고 일하는지 알아보군 하오?》
도당
《물밖에 신세지는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가만있겠습니까?》
건설대 대장이 농장에서 지원사업을 많이 하고있다고 했다. 그것은 응당 그래야 했기때문에 피창린은 아무 말도 없었다.
날이 벌써 어두워졌다. 승용차에 타려고 하던 피창린이 문득 생각난듯 박기석이에게 말했다.
《그 농산기수처녀 잘 있소? 만나보고 가야지.
내가 그 처녀와 인연이 좀 있소.》
《지금 저녁식사하려고 합숙에 가있을것입니다.》
피창린은 군당
그는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관리
녀성호실은 훌륭하게 꾸려져있었다. 담벽에는 함박꽃을 수놓은 홰대보를 치고 책상우에는 싱싱한 생화를 꽃병에 꽂아놓았는데 아마 과수반의
온실에서 가져온듯싶다. 책상우의 책꽂이에는 《
피창린과 인사를 나누고 마주앉은 미순이는 실내복을 입고있었는데 세면을 하고 크림을 발랐는지 향기가 은근히 풍기고있었다.
《혼자 적적하지 않소? 》
도당
《괜찮습니다. 좀 있으면 동무들이 놀러 옵니다.》
《방바닥은 차지 않은데 식사질은 어떻소?》
미순이가 호호 웃었다.
《저는 농민의 딸이고 지금도 농민입니다. 저는 밥에 된장과 파만 있으면 됩니다.》
피창린은 허허 웃었다.
《어쨌든 객지생활이 불편하겠지. 집생각은 나지 않소?》
《왜 집생각이 나지 않겠습니까?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이많은걸요. 하지만 각오하고 이곳에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도당
미순이는 행복스러움과 자랑에 넘친 미소를 지었다. 얼굴이 환해져 더 아릿다워졌다.
《정말이지 저는 복받은 농산기수입니다.》
《〈평남일보〉에 난 미순동무에 대해 쓴 기사를 보았소?》
미순이는 수집어할뿐이였다.
피창린은 창동리에 자리잡은 이상 뿌리를 깊이 내려야 한다고 하면서 좋은 청년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관리
《제가 좋은 청년을 알선하겠습니다.》
박기석이 장담하여 나섰다.
미순이는 붉어진 얼굴을 숙일뿐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다 고마웠다. 미순이는 강철수를 더러 추억하군 했지만 미련은 이미 버린 상태였다.
피창린도당
그들이 마당에 나서는데 미순이에게 놀러 오는 마을처녀들이 떠들썩하며 나타났다.
미순이는 아버지에게 긴 사연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아버지로부터 이내 회답이 왔다.
《미순이 보아라.
얘야, 너의 편지를 나와 네 어머니는 눈물속에서 몇번이나 거듭 읽었다. 너의 편지가 오기전에 〈평남일보〉에 네가
장하구나, 내 딸아!
봄에 우리 농장에서 몇사람이
미순아,
그리구 여기 고향에 있는 부모걱정은 아예 하지 말아라. 여기도 그곳도 다
편지에 적힌 삐뚤삐뚤한 글을 읽으며 미순이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최동익이와 김혜영이한테서도 련명으로 된 편지가 왔다.
그들은 편지에서 《평남일보》를 통해 모든 사연을 다 알게 되였다고, 원화마을사람들은 미순이의 행복을 원화협동농장의 행복으로 인정하면서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고 썼다.
《미순동무, 미순동무는 이 동익이가 뜨락또르를 몰고 원화리에 와서 만났을 때의 그 순진하고 귀엽기만 하던 처녀로부터 오늘은 평남도가 다 아는 사회주의농촌건설의 선구자로 성장하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것은 땅에 대한 애착이라고 우리는 생각하오. 땅에 대한 애착이 뜨거운 사람만이 농촌에 깊이 뿌리를 내릴수 있지 않겠소?》
최동익의 부부는 어제날의 원화리처녀에게 이와 같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