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8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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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시각부터 련대의 모든 땅크들은 한강대안에 진출하여 강기슭을 오르내리면서 적진지에 맹사격을 가할것. 35련대는 선견대가 강을 도하하여 작전에 진입하기 시작하면 인차 화차에 땅크들을 싣고 같은 방법으로 도하할것.》

드디여 한강도하작전이 시작되였다.

30련대의 땅크들 수십대가 와릉와릉 강변을 오르내리며 강건너 적진지에 맹렬히 포화를 들씌웠다. 적들이 고개도 들지 못하게 하려는것이였다.

와릉와릉 쾅 콰광 쾅콰광…  한강이 아니, 하늘땅이 그대로 몸부림치는듯 했다.

땅크들을 화차에 실은 기관차는 뒤걸음질로 끊어진 철교까지 나갔다.

류경수가 기발을 들고 지휘했다.

류경수는 철교가 끊어진 경간에서 기관차를 세우고 훌쩍 화차에서 뛰여내렸다.

그리고는 무작정 급경사를 따라 내려갔다.

《사단장동지!》

안동수는 다급히 불렀으나 어느새 류경수는 밑에 내려가 쪽배우에 오르고있었다.

안동수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류경수가 쪽배우에 올라 기발을 들고 돌아섰던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를수가 없는 류경수였다. 그야말로 자기 한몸을 서슴없이 내대고 한강도하를 보장하려는것이였다. 안동수는 목메여 웨쳤다.

《사단장동지, 위험합니다.》

류경수는 빙긋 웃었다. 그 웃음은 《난 우리 전사들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는듯 했다.

안동수는 뜨거운 눈길로 류경수를 쳐다보다가 결연히 화차우의 첫 땅크로 올라갔다. 337호였다.

땅크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운전부에 앉아있던 운전수가 와뜰 놀라며 당황해서 소리쳤다.

《부사단장동지, 위험합니다. 막 내려가자던 참인데…》

안동수는 그를 보며 빙긋 웃었다.

《음 계천동무로구만. 알만한 동무야. 땅크 굴리는 재간이 있지?》

《예?》

한계천이 눈이 퀭해서 안동수를 쳐다보았다.

안동수는 또 한번 왼쪽눈을 끔뻑했다.

《나하구 약속한것 잊지 않았겠지?》

한계천은 그제야 안동수의 말뜻을 알고 소스라치듯 몸을 떨었다.

《이건 그 약속하군 다른 문제입니다. 어서 내리십시오. 부사단장동지!》

안동수가 눈을 치떴다.

《왜 자신이 없소?》

한계천은 도리머리를 하며 완강히 뻗쳤다.

《안됩니다. 그러다 혹시… 그래서 승조원들모두를 철수시켰는데… 오히려 부사단장동진…》

안동수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난 동무를 믿소. 그래서 내가 온거요.》

그리고는 부운전수자리에 가 듬직이 틀고앉았다.

《부사단장동지, 제발 빕니다. 내려가주십시오.》

한계천이 눈을 슴벅이며 목메인 소리를 했다.

《왜? 혼자만 공을 세우고싶은가. 나도 함께 세우잔 말이요.》

《야 정말, 부사단장동지!》

한계천은 안타까이 부르짖었다. 그러자 안동수는 그를 돌아보며 또 한눈을 끔쩍했다.

《걱정말라구. 그렇게 순순히 나갈 사람같으면 이렇게 들어와앉았겠는가?》

《좋습니다. 난 부사단장동지가 나가기 전엔 운전을 못하겠습니다.》

한계천은 뒤로 몸을 젖히며 딱 뻗쳤다.

《좋아. 그럼 내가 하지.》

안동수가 정말 운전수자리로 넘어오려고 하자 한계천은 황황히 그의 두손을 잡았다.

《부사단장동지, 어쩌자고 부사단장동지는…》

한계천은 울먹울먹하다가 더 말을 못했다. 두볼로 굵은 눈물이 번들거리며 흘러내렸다.

《계천이, 다시말하지만 난 계천이를 믿기때문에 이렇게 들어온거야. 우리 함께 내려가보자구.》

한계천은 이윽토록 눈물이 글썽해서 바라보다가 별안간 아래입술을 꽉 깨물었다. 두손등으로 눈굽을 벅벅 훔치고는 회전스위치를 눌러 포신이 뒤로 가게 포탑을 빙 돌려놓았다. 자꾸만 솟구쳐오르는 뜨거운것을 꿀꺽꿀꺽 삼키며 조종간을 틀어쥐고 앞으로 내밀었다. 덜컹- 하면서 땅크가 화차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온몸으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땅크는 침목으로 엮어서 만든 하차대를 타고 철교에 내려섰다. 천천히 끊어진 철교쪽으로 전진해나갔다. 마침내 끝점에 이르렀다. 눈앞에는 아찔한 벼랑 아니, 끊어진 철교가 한끝을 강물에 박고있다. 그아래는 모래가마니들, 침목들이 쌓여있다. 저 급경사를 내리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련대 아니, 사단의 한강도하작전이 결정된다.

한계천은 활랑거리는 가슴을 어찌할수가 없었다. 저아래에 류경수사단장이 기발을 들고 서있다.

한계천은 안동수를 쳐다보았다. 가슴이 세차게 오르내렸다. 이제라도 땅크에서 내려주었으면… 혹시라도 실패를 하면…

《부사단장동지!》

한계천은 애절한 소리로 불렀다.

안동수가 나직한 어조로 말했다.

《계천이, 장군님께서 지금 우리 소식을 기다리신다는걸 명심하자구. 주의, 사단장동지가 기발을 쳐들었소.》

한계천은 다시한번 뜨거운것을 삼키며 고개를 돌렸다. 문화부사단장이 옆에 있으니 어쩐지 마음이 든든해졌다. 고맙습니다. 부사단장동지!

큰숨을 내쉬며 내려다보니 아닌게아니라 류경수사단장이 붉은 기발을 머리우에 곧추 쳐들고있었다. 그가 올라탄 쪽배가 흔들리는것이 보였다. 마침내 기발이 획 내리워졌다.

한계천은 또 한번 심호흡을 하였다.

좋다. 해보자. 이게 60°는 된다고 했지?

시창으로 내다보니 코앞에서부터 급경사다. 저밑에 처박히는가, 제대로 굴러서 내려서는가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계천이, 힘을 내라구.》

안동수부사단장이 돌아보며 힘을 준다.

계천은 눈을 부릅뜨며 숨을 딱 멈추었다. 급경사진 철교에 들어서자 제동답판을 지그시 밟았다. 몸이 앞으로 콱 쏠리며 제동답판을 밟은 발에 힘이 가지 않는다. 그래도 있는 힘껏 밟았다.

땅크는 철교의 침목을 물어뜯으며 쏜살같이 밑으로 달려내려갔다. 미처 어떻게 할새가 없었다.

왈칵- 마침내 땅크가 철교밑의 모래가마니를 깔며 자세를 바로하고 강바닥에 내려앉았다.

안동수는 옆으로 몸을 기울이며 한계천의 어깨를 두드렸다.

《장하오. 계천이, 멋있소.》

밖에서도 환성이 터져올랐다.

계천은 그제야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긴숨을 내뿜었다.

《부사단장동지, 고맙습니다.》

계천은 이날 화차에 실었던 땅크 다섯대를 모두 철교로 몰아건늬웠다.

그 땅크들은 강을 건느자마자 와릉와릉 지축을 울리며 적진지로 육박해들어갔다.

처음엔 인민군대땅크가 아직 강건너에서 사격을 하는줄로 알고 전호에 머리를 틀어박은채 사격이 즘즘해지기만을 기다리던 적들은 난데없이 땅크들이 공격해오자 혼비백산해서 황황히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땅크들은 요란한 폭음을 울리며 맹렬히 돌진했다. 적포진지들을 깔아뭉개고 자동차를 우지끈 들이받아 도랑창으로 굴려버리기도 했다.

이 다섯대의 선두땅크들은 순식간에 동작정, 번대방리, 영등포까지 도하근거지를 확대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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