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5 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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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령님께서는 이 제대군인과 툭 터놓고 이야기하기로 하시였다.

《지금 청년들이 농촌에 가는것을 싫어하오. 공장에서는 8시간 로동을 하고 처녀들과 영화관에도 가지만 농촌에서는 어두운 새벽에 들에 나갔다가 캄캄해져서 돌아오니 누가 좋아하겠소.

그래서 농촌에 가는것을 싫어하고 농촌에서 빠져나가기도 하오. 가슴아픈것은 핵심들이 빠져나가는것이요.

오늘 알았는데 내가 몇해전에 여기 와서 만나보았던 피살자유자녀처녀가 해주로 시집갔다고 하오. 아버지, 어머니의 원쑤를 갚아야 한다고, 농촌을 지켜 농장의 기둥이 되라고 당부했는데 떠나갔소. 나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미여지는것만 같았소.》

제대군인의 머리가 무릎에 거의 닿도록 숙여졌다. 안달수는 눈굽이 축축히 젖었다.

그이께서는 간곡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지금 농촌에 핵심이 없소. 동무같이 끌끌한 청년들이 제대되여 고향으로 와서 핵심이 되여야 하오.

농촌에서 기술혁명이 잘 안되고 문화혁명도 제대로 되지 않는것이 바로 청년들이 없기때문이요.

청년들이 없으니까 농촌에서 봉건주의가 없어지지 않고 문명한 생활을 못하고있소. 녀성들이 머리를 짧게 하는것도 반대하고 작업복도 못입게 하고 꼭 치마를 입고 일하게 한다는데 이런 봉건이 어디 있소?

녀성들이 머리를 짧게 하는것을 양풍이라고 반대한다는데 파마하는것이 편리하면 파마를 하게 하시오. 바지를 입는것도 반대한다고 하오. 리당위원장들이 그런다는데 이 농장에서는 어떻소?》

리당위원장이 일어섰다.

《시정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동무에게도 봉건주의가 있었구만?》

수상님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제대군인동무.》

김일성동지께서 리경일에게 눈길을 돌리시엿다.

《우리 나라는 골짜기가 많고 포전의 규모가 작아서 기술혁명이 힘드오. 그렇지만 반드시 수리화, 기계화, 전기화, 화학화를 해서 농촌을 공장과 같이 만들어야 하오. 다시말하여 농촌경리를 공업화해야 하오. 이렇게 해서 일을 헐하게 하고 공부할수 있게 조건이 보장되면 청년들이 안착될거요.

우리가 해방후에 농민들을 지주의 억압에서 해방시켰다면 이제는 힘든 일에서 해방시켜야 하오. 이 무겁고도 책임적인 사업을 동무같은 청년들이 해야 하오. 제대군인 리경일동무, 내 말대로 하겠소?》

리경일이 걸상에서 솟구쳐오르듯 일어섰다.

수상님! 저는 수상님의 뜻을 따라 여기서 일하며 농촌진지를 지키겠습니다.》

쩡쩡 울리는 목소리에 창문이 드르릉 하는듯 했다.

《옳게 결심했소. 아주 좋소!》

수령님께서 환하게 웃으시였다. 조국보위초소에서 단련된 제대군인이 달랐다. 초소에서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무조건 수행했던 그 기백으로 그는 농촌진지를 지킬데 대한 당의 뜻을 무조건 받아들이는것이였다.

《다른 제대군인들에게도 내가 한 말을 전하시오. 당에서는 농촌에 제대군인들을 대대적으로 진출시키려 하는데 그들이 명령수행이라는 의무감에 앞서 당에서 아파하는 문제를 풀려고 솔선 나선다는 자각된 마음을 간직하도록 해야 할것이요.》

《알았습니다.》

리경일은 금시라도 명령집행에 달려나갈듯한 군인의 팽팽한 자세로 대답을 드렸다.

《좋소, 앉으시오. 내가 부관을 통해서 2. 8비날론공장에 전화로 지시하겠소.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되고 짐이나 있으면 가서 가져오시오.》

그이께서 《그런데 색시가 의견있어하지 않을가? 농촌을 뜨는가 했는데 주저앉게 됐다고 말이요?》하고 롱으로 말씀하시였다.

리경일이 다시 일어섰다.

《그는 그럴 녀자가 아닙니다. 작업반 민청위원장이 아닙니까?》

《그래도 모르지. 설복시킬수 있소?》

《설복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만일 의견이 있어하면 차버리겠습니다.》

폭소가 터졌다.

《그러면 쓰나?》

《장담합니다. 우리는 한마음입니다.》

《괜찮아! 관리위원장동무, 보배를 하나 얻었소.》

안달수에게 흡족하여 말씀하시였다.

수상님, 저 동무는 전쟁시기 이 고장에서 소년자위대원이였습니다.》

안달수가 자랑했다.

《글쎄 어쩐지…》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색하여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리경일동무가 여기서 해야 할 사업은 한마디로 말해서 농촌의 락후성을 퇴치하는것이요. 도시사람들이 농촌사람을 보고 〈농포〉, 〈촌놈〉이라고 업신여기고있단 말이요. 의분이 솟구치지 않는가.》

《의분이 솟구칩니다.》

격해진 리경일의 목소리였다.

《그러자면 기술혁명을 해야 하오. 관리위원장동무, 농장에 뜨락또르가 몇대요?》

《9대입니다.》

《기계화면적이 얼마나 되오?》

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논 700정보, 밭 180정보 된다고 말씀하시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뜨락또르가 100정보당 평균 0. 73대요. 이 농장에는 기계를 더 줄수 있소. 뜨락또르로 제초도 하고 가을걷이를 해야 하겠소.》

《지금 탈곡기는 만들어 씁니다. 수확기도 만들려고 합니다.》

위원장의 대답이였다.

《농촌기계화에서 참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모든 작업을 기계화해야 농민들도 로동자들처럼 일하며 생활할수 있습니다. 자 그럼 동무들, 이제는 그만합시다.》

외투를 입으시고 밖으로 나오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배웅나온 안달수가 다리를 저는것을 보시였다. 안달수가 몹시 조심했지만 어쩔수없이 그이의 눈에 띄이였다.

《다리를 왜 저오?》

그이께서 걱정스럽게 물으시였다.

《관리위원장동무는 두엄을 져나르며 생긴 관절염이 도져서 그럽니다.》

리당위원장이 머뭇거리는 안달수를 대신하여 말씀드리였다.

《너무 무리하였구만.》

수령님께서는 언제나 농장원들의 앞장에서 일하고있는 안달수를 알고계시였으므로 걱정되시였다.

《겨울동안 료양소에 가서 치료받으시오. 내가 료양권을 보내주겠습니다.》

수상님, 겨울에 좀 쉬면 됩니다.》

《아니, 치료를 꼭 받으시오.》

그이께서 승용차있는데로 가까이 가셨는데 제대군인 리경일이 다가와 인사를 드리였다.

수상님, 제대군인 리경일은 꼭 명령을 실천하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좋소, 나는 동무를 믿소.》하고 그의 손을 힘껏 잡아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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