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6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2 장

4

(1)

 

원래 땅크병이란 다른 병종의 군인들보다는 외상이 좀 많은 편이라고도 할수 있다. 하지만 땅크병들자체가 체격이 좋은 사람들로 꾸린데다가 무쇠철갑을 다루는 사람들이여서 웬만한 외상쯤은 모기에 쏘인것보다도 못하게 여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방철호가 팔목이 무엇엔가 긁혀 군의소에 왔을 때 라정순은 간호원에게 약을 발라주어 돌려보내라고 했었다. 하지만 방철호는 부득부득 라정순의 방에까지 찾아들어왔다. 성이 난 사람처럼 크게 말했다.

《난 무조건 동무에게서 치료받겠습니다.》

라정순은 쓴웃음을 지었다.

《난 그렇게 팔목이 조금 긁힌 경환자까지 치료해줄 시간이 없어요. 그런 상처를 가지고 찾아오기가 창피하지도 않아요?》

방철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목적은 동무와 만나는것이니까요.》

라정순은 쌀쌀하게 말했다.

《난 만날 필요가 없어요.》

《아니, 만나야 합니다.》

《안만나겠어요.》

《내 별명이 원래 방고집입니다. 나는…》

《됐어요. 난 바빠요. 간호원동무!》

라정순은 문밖에 대고 간호원을 소리쳐불렀다.

방철호는 빙긋 웃었다.

《필요없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들어오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그럼 내가 나가지요.》

방철호는 밖으로 나가려는 라정순의 앞을 두팔을 쩍 벌리고 막았다.

《나가지 못합니다.》

라정순은 얼굴이 새파래서 방철호를 쏘아보았다.

《동문… 무례하군요. 이게 도대체 무슨짓이예요?》

《무례한건 동무요. 동무는 한 인간이 말을 하고싶어 찾아왔는데 그렇게 무례하게 거절하는 법이 어데 있소. 동무에겐 그럴만한 아량도 없단 말이요?》

제편에서 오히려 공격하는 바람에 라정순은 어이없어 그를 흘깃 쳐다보았다.

방철호는 신중한 낯색으로 여전히 나들문앞에 떡 버티고서있었다. 라정순은 그 어떤 위압감을 느끼며 의자에 앉았다. 속으로는 고슴도치처럼 신경가시들을 살리였다.

《좋아요. 그럼 말해보라요. 도대체 무슨 말이예요.》

방철호는 뚜벅뚜벅 걸어와 라정순의 앞 환자가 앉군 하는 둥글의자에 떡 틀고앉았다.

《이야기합시다. 동무는 알고보니 나와 박영욱부장관계때문에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것같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요. 나와 박부장이 서로 알게 된것이 내 잘못이야 아니지 않소. 원동에 있을 때 우리 아버지가 사경에 처한 어떤 사람을 구원해주었다고 하오. 승냥이한테 잡혀먹힐번한걸 구원해주었다는거요. 박부장은 해방후에 평양에 나올 때 그 사람을 만나 부탁을 받았다는거요. 그래서 나를 찾아왔고 그래서 알게 된거요. 둘째, 박부장이 2차세계대전경험이요, 뭐요 하면서 날 도와주겠다길래 얼뜬해서 거기에 귀를 기울였던것은 사실이요. 그래서 문화부려단장동지로부터 얼이 빠진 녀석이라는 비판도 받았고 직무수행정지까지 당했댔소. 그렇지만 실수가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소. 그 잘못을 고치면 되는거지 왜 날 자꾸 피하는거요. 내가 그렇게 시끄럽다는거요? 조선인민군 문화부대대장이 말이요.》

방철호의 항변하듯 하는 소리에 라정순은 깔끔해서 눈을 내리깔았다.

《난 주대가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피하는거예요.》

《주대가 없으면 동무가 세워주면 될게 아니요.》

《내가 뭐때메 세워준단말예요?》

라정순은 어이없어 눈을 치떴다. 순간 방철호의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는 두눈과 눈길이 마주쳤다.

방철호는 씩 숨을 내쉬였다.

《동무는 나의 혁명동지가 아니요?》

《됐어요. 더 말하지 말자요. 난 동무가 싫어요.》

《아니, 이제 좋아하게 될거요.》

《천만에…》

《두고보시오. 아니, 지금도 속으로는 좋아하고있소. 그속을 감추려 할뿐이지. 그 얼굴에 다 씌여있소.》

《흥-》

라정순은 코웃음을 쳤다. 발딱 일어섰다.

《나가세요. 난 롱담을 할새가 없어요. 치료를 해야겠어요.》

《아니, 난 치료를 받기 전엔 안나가겠소.》

《동문 정말…》

라정순은 떡 버티고앉은 방철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안났다.

이때 마침 군의소 부소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행이였다.

《정순동무, 좀 토의할 문제가 생겼소. 우리 방에 갑시다.》

이때 방철호가 벌떡 일어서더니 차렷자세를 취했다.

《부소장동지, 치료를 마저 끝내고 가게 해주십시오.》

부소장이 의아해서 정순을 돌아보았다.

《치료하던중이요?》

라정순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아닙니다. 괜히…》

라정순은 어이없어 방철호에게 눈을 흘겼다.

그러거나말거나 방철호는 더 큰소리로 말했다.

《치료를 방금 받으려던중이였습니다. 부소장동지, 잠간만 치료받으면 됩니다. 허락해주십시오.》

부소장은 라정순과 방철호를 갈마보다가 알만하다는듯 빙긋 웃었다.

《그럼 빨리 치료해주고 내 방으로 오시오.》

부소장이 나가자 라정순은 억울해서 대들듯이 소리쳤다.

《동문 도대체 뭐예요?》

《내 별명이 원래 방고집이라고 하지 않았소. 끝을 보기 전엔 절대로 물러서지 않소.》

방법이 없었다. 라정순은 할수없이 약장을 열고 치료를 해줄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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