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3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2 장

2

(1)

 

전투는 시내의 곳곳에서 치렬하게 벌어지고있었지만 승리는 이미 확정적이였다.

안동수의 심장은 흥분으로 세차게 높뛰기 시작했다. 원쑤들의 피묻은 발굽에서 드디여 서울을 해방하게 된것이다. 적들이 공화국을 먹겠다고 침략의 포문을 연 그때로부터 불과 3일만에 침략의 아성 서울을 해방하게 되였다.

아, 우리 장군님은 얼마나 현명하신분인가.

통쾌했다. 이 승리의 소식을 한시바삐 장군님께 보고드리고싶었다. 온 세상에 알리고싶었다.

이 순간 안동수는 자기가 할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기며 310호땅크의 위치를 알아보았다.

310호는 지금 한창 방송국으로 공격하고있었다. 적들의 완강한 방어에 부딪쳐 힘들게 전진하고있었다.

안동수는 동대문경찰서를 짓뭉개고나자 서대문을 향하여 곧장 공격하라고 운전수에게 지시했다.

적들은 빠고다공원앞에서 땅크의 전진을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해나섰다. 여기저기서 반땅크포탄들과 인화병들이 날아왔다. 적탄이 우박치듯 땅크철갑을 두드려댄다. 빠고다공원앞 방어진지를 돌파한 안동수네 101호는 종로네거리에서 또 한바탕 접전을 치르고야 서대문앞에 이르렀다. 전진하는 속에서도 무선기에서는 통쾌한 소식들이 련이어 흘러나왔다.

312호가 괴뢰서울《중앙청》을 점거하고 공화국기를 게양하였다는것이 첫 소식이였다.

안동수는 숨이 가빠지는것을 느꼈다.

《고현빈이 장해, 한세곤이 멋있어. 이제는 고향에 떳떳하게 영웅사진을 보낼수 있게 되였어.》

337호는 벌써 마포형무소를 해방하고 1000여명의 인민들을 구원한 다음 서울역앞으로 되돌아나와 미국대사관과 헌병대사령부쪽으로 공격한다고 했다.

309호는 서대문형무소로 향하다가 서대문뒤에서 적들의 완강한 방어에 부딪쳤다고 했다. 제일 급한것은 서대문형무소였다. 시간을 더 지체하는 사이에 놈들이 숱한 애국자들을 처형할수 있었다.

안동수의 101호는 309호를 도와 형무소쪽으로 돌입했다.

서울방송국으로 올라가는 정동고개길에서도 310호가 힘겨운 싸움을 벌리고있었다. 형무소를 해방하고 숱한 애국자들이 만세를 웨치며 달려나오는것을 본 안동수네 101호는 지체없이 310호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방송국쪽으로 내달렸다.

여기저기서 총포탄이 날아와 우박처럼 땅크철갑을 두드려댔다.

101호는 310호가 싸우고있는 정동고개길로 접어들다가 그만 우뚝 서버리고말았다.

적의 반땅크포에 무한궤도가 끊어진것이다.

안동수는 경기관총을 빼들고 급히 땅크에서 뛰쳐나왔다. 승조원들도 따라나와 한켠으로는 무한궤도사슬을 잇고 한켠으로는 그들을 엄호했다. 총포탄튀는 소리가 귀를 멍멍하게 하고 무엇인가 타는 냄새가 숨구멍을 꺽꺽 틀어막는듯 했다. 곳곳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열기가 확확 풍겼다.

안동수가 무한궤도에 의지하여 적들에게 몰사격을 퍼붓는데 누군가 달려와 헐떡거리며 팔을 잡아끌었다.

《부려단장동지, 위험합니다. 빨리 우리 땅크로…》

돌아보니 서창득이였다.

안동수는 얼굴에 흐르는 땀을 팔소매로 북 훔치며 빙긋 웃었다.

《아, 쏠창득이구만. <노들강변>, 상한데는 없소?》

《없습니다. 빨리 가십시다.》

서창득은 무작정 안동수의 팔을 잡아끌었다. 적탄이 뿅뿅 하고 공기를 찢으며 연방 귀전을 스치고 지나갔다.

안동수는 잠시 전방을 살피며 돌격로를 가늠해보다가 경기관총을 옆에서 기관단총을 쏘고있는 101호 장탄수에게 넘겨주었다.

《저 우측의 바리케트… 반땅크포있는데를 갈기라구. 대가리를 못들게…》

그리고는 서창득을 돌아보며 짧게 소리쳤다.

《앞으롯!》

310호에 오른 안동수는 우측바리케트가 잠시 조용해지는것을 느끼자 힘있게 소리쳤다.

《전속으로! 먼저 저 우측의 반땅크포부터 깔아뭉개자구!》

적들은 310호가 방송국쪽이 아니라 자기네 진지를 향해 정면으로 냅다 돌격해들어오자 포도 몇방 못쏴보고 혼비백산해서 뿔뿔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310호는 와지끈지끈 포들을 짓뭉개고나서 돌아앉아 놈들의 뒤통수에 기관총을 휘둘러댔다.

《놈들이 방송국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눈에 걸채이는건 몽땅 깔아뭉개라구. 저 좌측길목에서 모래가마니를 쌓고있는 놈들도… 저기에 또 포를 끌어오고있잖나. 빨리, 놈들이 손을 쓰기전에… 앞으로!》

310호는 안동수의 지휘밑에 정동고개길주변의 놈들을 짓뭉개버리고나서야 방송국으로 향했다.

방송국주변에서 기관총을 휘두르며 완강히 방어하던 적들은 포신을 추켜든 땅크가 와릉와릉 밀고들어오자 걸음아 날 살려라 삼십륙계줄행랑을 놓았다.

정문으로 뚫고 들어간 안동수와 땅크병들은 땅크에서 뛰여내려 방송국안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안동수는 방송실을 찾아 복도를 뛰다싶이 걸어갔다. 한시바삐 온 세상을 향해 서울이 해방되였다고 소리쳐 알리고싶었다.

드디여 방송실이라고 패쪽을 단 방의 문을 벌컥 열었다. 310호땅크의 포장과 장탄수 서창득이가 함께 따라 들어왔다.

안동수는 급히 마이크를 들고 후후- 불어보았다. 전혀 감도가 없었다. 놈들이 도망치면서 방송설비들을 파괴해놓은것이 분명했다.

《방송설비기술자들을 찾아내시오. 빨리!》

안동수는 승조원들에게 소리치고 창가로 다가가 문을 활짝 열었다.

거리에서는 여전히 총포소리가 울리고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벌써 산발적인것이였다. 어디선가 만세의 함성도 들려왔다.

안동수의 가슴은 무한한 격정으로 끓어올랐다.

장군님! 장군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싸워 오늘 드디여 서울을 해방하였습니다.

멀리 북녘하늘을 바라보는 안동수의 눈가에 축축히 물기가 고여올랐다.

이때 문이 벌컥 열리며 서창득이가 얼굴이 갱핏한 40대의 사나이를 앞세우고 들어왔다. 기름묻은 회색작업복을 입은 그는 공포에 질린듯 눈이 허둥거리고 팔다리를 와들와들 떨었다.

《문화부려단장동지, 이 사람이 여기 방송국 설비기술원이랍니다.》

서창득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살려주십시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사나이는 풀썩 무릎을 꿇으며 애걸복걸했다.

안동수는 뚜벅뚜벅 다가가 그의 두손을 잡아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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