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8 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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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룡택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시켰다.

《사업얘기를 하자는거요?》

《아니 그저 속이 상해서 하는 얘기요.

농업상을 보니 생각나서 하는 소리요.

수상동지께서 말씀하시였으면 말씀의 의도와 사상을 연구하고 집행해야 하겠는데 그렇지 못하오. 우선 공업을 담당한 부수상들이 제대군인들을 놓으려 하지 않고있으며 기본건설을 하는 사람들이 로력을 보충해달라고 계속 제기하고있소. 수상동지께서 농촌로력문제와 관련하여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해당되는 당사자들도 그렇고 그들을 데리고있는 일군들도 수상동지께서 농촌로력이 류출되는것을 바로 잡으시려는 의도에서 그렇게 엄한 말씀을 하신것이지 이미 쏟아진 물이야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 그렇게 하라는 말씀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서 움직이려 하지 않고있소.

상동무나 내가 농업일군으로서 요구는 할수 있지만 당사자들은 아니니까 집행할수 없는것이 안타깝소.》

《나도 같은 심정이요.》

한룡택이 말했다.

《모두 소힘줄처럼 질기단 말이요. 그러니까 존경하는 부장동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신경을 좀 아끼오.

얼굴이 또 뻘개지는구만. 안되겠소.

나는 가겠소. 있어야 사업얘기가 계속 될것이요.》

한룡택이 일어서려 하자 김만금이 그의 손목을 잡아당겨 앉히였다.

《아, 좀더 앉아있소.

병문안 왔으면 좀 앉아있으면서 재미나는 이야기들을 하다가 가야지. 이건 너무하구만.》

《너무한건 부장동무요. 병원침대에 누워서도 일걱정이니!

조선혁명은 저 혼자 다하는것같구려.》

김만금이 껄껄 웃었다.

《그렇게 웃으란 말이요.》

《나를 팔삭둥이로 만들자는거군.》

이번에는 한룡택이 껄껄 웃었다.

그들은 한동안 간호원이 씻어다놓은 다반우의 복숭아를 먹었다.

《참 맛이 좋군, 나한테는 이런것을 가져다바치는 사람도 없소.》

김만금이 말했다.

《하긴 그렇군, 거 안됐소.》

《그런데 말이요. 존경하는 농업상동지》

김만금이 한룡택을 흉내내며 말했다.

《농업성산하 연구소에서 농업경영학을 연구한다는 일부 리론가제씨들이 협동적소유와 전인민적소유의 호상관계를 론하면서 반드시 두 소유를 접근시켜야 하겠는가, 다시말해서 협동경리를 그냥 두고도 공산주의사회까지 갈수 있다는것, 지어 개인경리를 그대로 두고도 공산주의에로 갈수 있다 하고 말한다는데 이게 황당한 소리가 아니요?》

한룡택은 복숭아씨에 붙은 살을 마저 먹으며 시간을 좀 끌었다.

《그건 학술적인 문제요.》

이윽하여 그가 말했다.

《학술적인 문제도 현행당정책에 준하여 론의해야 하지 않겠소?》

한룡택은 좀 귀찮아했다.

《아, 그건 우리 나라 경우만을 념두에 둔것이 아니고 세계적판도를 놓고 하는 소리요.》

《그래서 상동무도 그 세계적판도를 놓고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였소?》

한룡택은 못마땅해하는 눈으로 김만금을 힐끔 쳐다보았다.

《론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소. 그것이 뭐 잘못됐소?

부장동무가 모르는게 없구만. 귀가 참 밝소.》

《내가 모르는것이 있으면 되겠소?

나는 상동무가 원화협동조합의 조합원처녀를 농업전문학교에 넣어준 일도 알고있소.》

김만금은 놀라며 상체를 뒤로 제끼는 농업상을 흥미있게 바라보았다.

《왜 놀라오?》

《그래 그것도 잘못된 처사요?》

김만금은 허허 웃었다.

《그거야 잘한 일이지요. 그러나 그 리론가제씨들의 황당한 론의를 긍정해준것은 잘한 일 같지 않소.

수상동지께서 그 문제에 대하여 해명을 주시였는데 공산주의에로 가기 위해서는 나라의 경제가 하나의 전인민적소유로 되여야 하며 따라서 협동적소유가 전인민적소유로 넘어가야 할것은 틀림없는것이라고 말할수 있다고 하시였소.》

한룡택은 얼굴에 긴장한 빛이 흘렀다.

《수상동지께서 나를 질책하시였소?》

《상동무 말마따나 학술적인 문제인데 왜 탓하시겠소.

내가 그런 론의를 긍정한 상동무의 처사가 잘못된것같다고 한것은 내 견해요.》

한룡택은 눈길을 떨구고 생각에 잠기였다. 그것이 김만금이로 하여금 병문안 온 사람에게 공연한 말을 했다고 후회하게 했다. 기회는 다른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얻을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공연한 이야기를 했는가보오.》

김만금이 사죄하듯 말했다.

《무슨 공연한 이야기겠소. 부장동무가 그런걸 속에 꿍져두고있을 성미요?

단지 하필 병문안을 하는 자리에서 상대를 교양하려 드는가 하는건데 그것이 노여워서가 아니라 고혈압환자에게 나쁘기때문에 걱정될뿐이요.》

김만금은 그가 환자의 병세를 념려하기도 했지만 불안하고 불쾌한 심정을 어쩔수 없이 내비치였다고 보았다.

그들은 다 머리 큰 사람들이고 나라의 책임적인 위치에 있는 일군들이기때문에 서먹서먹해지는 기분을 해소하고 처음 만났을 때의 소탈하고 유쾌했던 상태로 돌아갈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김만금은 한가지 사실만은 말하지 않았다.

김만금이로부터 농업성안의 일부 리론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농촌경리의 소유형태와 관련하여 론의를 벌리였을 때 농업상 한룡택이 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실을 이야기들으시고 김일성동지께서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신 다음 한동안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아무래도 한룡택동무를 당학교에 보내서 우리 당정책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그 진수를 깊이 체득해가지고 오도록 해야 할것같소.

그래야 진짜로 우리가 바라는 일군이 되여 사업을 더 잘할것이요.》

이 말씀에는 한번 믿음을 주신 일군을 아끼시고 끝까지 이끌어주시려는 그이의 은정이 담겨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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