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3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1 장

4

(1)

 

(전기련이네들은 과연 어데로 갔는가, 그들이 정말 모두 희생되였단 말인가?)

안동수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가 탄 101호땅크는 와릉와릉거리며 포천시내를 돌고있었다. 서산마루에 올라앉은 저녁해는 아직도 곳곳에서 화염이 솟구쳐오르는 포천시가를 놀란 표정으로 내려다보고있었다.

안동수는 땅크문우로 웃몸을 내밀고서서 전투의 흔적이 력력한 시내를 자세히 살폈다. 그들이 포천시내로 돌입하는것까지도 보았었다. 무선련락도 그때까지는 통했었다. 그런데 포천시내로 들어온 다음부터 련계가 끊어졌다. 벌써 네시간전의 일이다.

서용숙의 그 치떨리는 과거사를 듣고 너무 격분하여 분별을 잃지는 않았을가. 그래서 놈들이 파놓은 함정도 가려보지 못하고 막 돌격해들어간것은 아닐가?

첫 전투임무는 훌륭히 수행한 그들이였다. 만세다리전투진입때 얼마나 통쾌하게 적들을 족쳐댄 그들이였던가.

안동수는 여기저기 너부러진 적들의 시체와 파괴된 자동차들, 엿가락처럼 휘여진 포가들, 부러진 총대들이 어수선한 거리를 둘러보며 심호흡을 한번 했다.

천리혜안의 예지와 탁월한 군사적안목으로 적아간의 력량관계와 적들의 공격기도, 적들의 정신상태를 과학적으로 통찰하신 위대한 장군님께서 38°선 전전선에서 적들의 무분별한 공격을 좌절시키고 즉시에 반공격으로 넘어갈데 대한 명령을 내리신것이 얼마나 현명한가를 실증해주는 첫 증거물들이였다. 불쑥 좀전에 포로한 한 장교놈이 얼빠진듯 주절대던 말이 떠오른다.

아침은 해주에서,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자면서 기세등등하여 38°선을 넘어섰지만 첫 타격에 면상을 호되게 얻어맞고 모두들 그만 얼떨떨해지고말았다는것이다. 타격이 그렇게도 맵짤줄은 상상도 못했다는것이다. 이게 도대체 웬일인가. 공산군이 이렇게도 강하단말인가. 그럴수 없다. 공산군은 무기도 우리보다 못하다. 병력도 우리보다 엄청나게 적다. 처음 맞다들었으니 그저 강해보일뿐이다. 공격하자. 계속 앞으로! 숱한 주검을 쌓고 덧쌓으며 1~2km까지 밀고들어갔다. 그러나 그 이상은 전진할수가 없었다. 인민군대가 떡 버티고서서 불벼락만 퍼부어댔던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였다. 도저히 그 계선을 더 넘어설수가 없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지금껏 방어만 하던 인민군대가 어찌된 일인지 일제히 일떠서서 냅다 반격해왔던것이다. 력량상 대비도 안되게 적은 인민군대가 반격을 하다니… 이 무슨 자살적인 행위인가, 너무도 호된 반격에 얼떨떨해진채 원래의 공격출발진지였던 38°선까지 도로 밀려내려왔다. 숨이나 좀 쉬고 다시 공격하리라 타산했던 그들은 또다시 눈들이 휘둥그래졌다. 인민군대가 38°선에서 멈춰서는것이 아니라 계속 맹렬히 반격해왔던것이다. 이거 큰일났구나. 이게 무슨 일인가. 자는 범의 코수염을 건드려 깨운 격이 아닌가.

그들은 아우성치며 허둥지둥 뺑소니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 도망치기만 할수는 없었다. 그 숱한 병력과 장비를 가지고 지금껏 전쟁준비를 해왔는데 왜 밀리기만 한단 말인가.

하여 다시 완강하게 방어로 넘어갔다는것이다. 어떻게 하나 인민군대의 반격을 막고 다시 공격을 하기 위해서…

안동수는 코웃음을 쳤다.

네놈들이 감히 우리를 막아보겠다구?

문득 전쟁이 시작되여 지금까지의 일들이 떠올랐다.

주타격방향을 의정부-서울-수원방향으로 정하시고 적의 기본집단을 서울에서 포위섬멸할데 대한 방침(전쟁 제1계단 제1차작전)을 제시하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땅크부대를 그 선두에로 불러주시였다.

땅크려단은 제1제대에 30, 35련대를 제2제대로 15련대를 세우고 공격하는 보병부대들을 따라앞서기 위해 맹렬히 돌진했다. 포천읍에서 보병부대를 만나 거기에서부터 작전에 진입하게 되여있었다.

하지만 38°선을 넘어 4km지점에서부터 전투에 진입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아군보병부대들이 바로 그 만세다리계선에서 공격이 좌절되였던것이다.

주타격방향에서 호되게 얻어맞은 적들은 지리적으로 유리한 만세다리계선에 력량과 기재를 집중하고 무수한 차단물까지 만들어놓았다. 패주하는 적들을 간신히 멈춰세운 적우두머리들은 이미 준비했던 진지들에 의거하여 완강하게 방어하도록 하는 한편 작전예비대들과 괴뢰륙군본부 직속부대들까지 모조리 끌어내여 그들을 지원함으로써 시간을 얻어 사태를 수습하고 초기 계획했던 무모한 북침공격기도를 다시 실현하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해나섰다.

만세다리계선에 제일먼저 당도한것은 30련대 첨병중대인 구문학이네 중대땅크 석대뿐이였다. 하지만 만약 여기에서 이대로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면 주타격방향은 물론 전전선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될수 있었다. 총참모부에서도 이 보고를 받고 그 위급한 정황을 타개할 묘책을 찾기 위해 머리들을 쥐여짜고있었다. 이에 대한 보고를 받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땅크부대를 전투임무보다 앞당겨 전투에 진입시켜 강화된 적의 방어를 짓부셔버리고 공격성과를 종심깊이 확대하라는 명령을 내리시였다.

《앞당겨 전투진입이라. 묘안이요, 정말 상상도 못했던 묘안이요.》

장군님의 명령을 받아안은 류경수는 흥분해서 한손으로 허공을 획 내리그었다.

옆에 섰던 리영복참모장이 놀란 어조로 불안해서 중얼거렸다.

《전투진입이란 말이지요.… 원래는 보병과 함께 쓰는것이 원칙인데…》

류경수가 획 돌아섰다.

《무슨 소릴 하는거요? 우리 장군님께서 내놓으신 전법은 언제나 백전백승하였소. 이제 보시오. 적들의 방어선이 모래성처럼 무너지지 않나…》

《땅크가… 지금은 석대밖에 없는데… 주력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류경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는 늦소. 첨병으로 나간 땅크병들이 누구요? 구문학동무네지?》

《예… 운전수는 전기련이라구… 전형적인 덤베북청입니다. 지난해 가을에… 땅크를 굴려먹었던 그…》

리영복이 안심치 않아하며 안동수를 돌아보았다. 안동수가 임명되여올 때 땅크를 굴린 그 사람이라는 암시였다.

류경수는 빙긋 웃었다.

《밤청대를 방해한 동무로구만.》

안동수가 한걸음 나섰다.

《그 동문 과오를 씻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믿어두 됩니다.》

류경수가 미더운 눈길로 안동수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야지. 우리 장군님께서 믿으시고 땅크를 맡겨주신게 아니겠소. 그 동무는 해낼게요.》

믿음은 헛되지 않았다. 그들은 드디여 만세다리에서 전투진입하여 포천까지 공격해들어갔던것이다. 포천시내에 들어서는 그들의 땅크를 적들이 맹렬히 반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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