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1 회)

제 1 편

전쟁은 어느때 일어나는가

제 5 장

6

(3)

 

안동수가 문화부중대장에게 엄하게 물었다.

《동무네 혹시 서창득동무를 몰아주는건 아니요? 내 듣기에도 이제는 시창법이 정확한것같은데… 자꾸 웃어주었다면서?》

문화부중대장이 벌씬 웃으며 서창득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웃은게 아닙니다. 서창득동무가 이렇게 발전한걸 보니 몇달전에 있은 그 노들강변사건이 생각나서…》

그러자 서창득의 눈이 번쩍 빛났다. 문화부려단장이 말할 때에는 자기에게 신심을 주느라 하는 소리로 생각하면서도 반신반의했댔는데 문화부중대장의 말까지 들으니 대번에 입이 쩍 벌어진것이다. 서창득은 덥석 문화부중대장의 손을 잡기까지 했다.

《부중대장동지, 그게 정말입니까?》

문화부중대장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서창득은 두주먹을 어깨우에 올리고 힘껏 흔들었다.

《만세!》

류경수와 안동수, 문화부중대장은 마주보며 소리내여 웃었다.

《려단장동지, 부려단장동지, 우리 대대에 갑시다. 대대동무들앞에서 절 검열해주십시오. 우리 대대에선 나만 합격되면 예술소조공연은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사기가 난 서창득은 제잡담 류경수와 안동수의 팔을 하나씩 잡아끌었다.

오락회장은 그들이 나타나자 환성이 터져올랐다. 어떤 땅크병들은 너무 좋아 껑충껑충 뛰기까지 했다. 사실말이지 려단장과 문화부려단장과 한자리에서 오락회를 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쯤되면야 우리 대대를 합창경연에서 불합격이야 안주겠지 하는 속심들이 그들의 웃는 얼굴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자, 그럼 다음순서로 대대합창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 >.》

오락회책임자인듯싶은 키큰 중사는 분명 합창련습을 지금껏 해왔겠지만 천연스럽게 《다음순서》라고 밝혔다. 어쨌든 부려단장에게 합창을 한번 보이자는 심산같았다.

《허, 이거 내가 오늘 쏠창득이한테 잘못 걸려든것같다.》

안동수가 류경수를 돌아보며 한눈을 찡긋하자 옆에서 노상 기분이 좋아 헤헤하며 웃고있던 서창득이가 큰일이 난듯 펄쩍 뛰였다.

《잘못 걸리다니요. 그럼 우리 대대하고는 아예 담을 쌓으실 작정이였습니까?》

그러면서도 합창대가 서기 시작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북과 피리, 손풍금, 하모니카…

그러고보니 정말 단단히 준비를 해온 모양이였다.

 

백두산천지에서 제주도 끝까지

새 기발 높이여 삼천만은 나섰다

산천도 노래하라 이날의 감격을

조선은 빛나는 인민의 나라다

 

목소리들이 류달리 우렁찼다. 원래 땅크병들은 초모때부터 키가 후리후리하게 크고 몸집도 좋은 대장부들로 꾸린다. 이런 그들이 쭉 줄지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저절로 가슴이 뭉클하게 했다. 얼마나 름름한가. 얼마나 멋있는가.

지난날 나라를 빼앗겨 식민지노예살이를 하던 저 청년들이 제 나라를 지키자고 저렇게 떨쳐나 힘차게 노래를 부르고있는것이다. 어느 놈이 감히 이 조국을 빼앗는단말인가.

합창은 그만하면 나무랄데가 없는것같았다.

합창에 이어 류경수와 안동수는 2중창을 불렀다.

다음엔 류경수의 하모니카독주…

병사들은 안동수에게는 즉흥시를 요구했다.

안동수는 잠시 생각을 더듬었다. 즉흥시가 떠오르지 않아서가 아니였다.

이 뜻깊은 오락회장에서 보다 뜻깊은 말을 해주고싶었다.

우리 장군님의 전사된 긍지와 자부심을 어떻게 하면 더 높여줄수 있는가.

안동수는 늘 품고다니는 조기천의 서사시 《백두산》을 꺼내 펼쳐들었다.

하지만 불빛이 너울거려 글줄을 제대로 읽을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걱정할것은 없었다. 서사시의 시어들은 이미 그의 심장속에서, 피속에서 퍼덕이고있었던것이다. 안동수는 목청을 가다듬고 잠시 감정을 잡다가 웅근소리로 시를 랑송하기 시작했다.

 

산비탈바위우에

청년 하나이 버쩍 올라서신다

 

《한놈도 남기지 말라!》

그이는 재쳐 부르짖었다

 

이는 이름만 들어도

삼도왜적이 치떠는

조선의 빨찌산 김대장!

 

밤바다같이 웅실거리는 군중

높이 올라서 칼짚고 웨치는 김대장-

《동포들이여!

저 불길을 보느냐?

조선은 죽지 않았다!

조선의 정신은 살았다!

조선의 심장도 살았다!

불을 지르라-

원쑤의 머리에 불을 지르라!》

만세소리 집도 거리도 떨치고

화염을 따라 오르고올라

이 나라의 컴컴한 야공을

뒤흔든다 뒤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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